[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동물원 철창 너머로 맹수들끼리 자신들의 서열을 정하기 위해 힘겨루기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중 피라미드 계층 가장 꼭대기에 서 있는 맹수는 철창 속 공간이 자기 영역이자 자신이 다스리는 땅으로 여기며 제왕으로 군림한다. 우두머리 맹수를 필두로 철창 안은 하나의 집단사회를 구축하고, 때로는 철창 너머까지 영향을 끼치며 세력을 확장한다.

지난 2009년에 개봉해 프랑스 전역을 달구며 세계 각종 시상식에 이름을 올렸던 '예언자'와 비슷해 보였다. 다만, 맹수들이 들끓는 우리 속에서 약자가 물려 죽지 않고 생존하는 과정을 담아내려 했던 게 '예언자'였다면, '프리즌'은 정점에 있는 맹수 또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 이제 지겹고 그만 봤으면 좋겠다고 평가받는 국내범죄영화 장르임에도 '프리즌'이 같은 장르의 영화들과 다르게 보였던 점이 바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맹수들의 집단사회를 교도소를 통해 투영시켰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예측 가능했던 권선징악 혹은 인과응보 식으로 영화가 끝맺음하지 않았더라면, '프리즌'을 향한 평가가 더 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면에서 '유건'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정의로운 쪽이었다는 게 아쉽다.

석재현 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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