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시종일관 영화를 뒤덮고 있는 '하드보일드'같은 배경음악은 '골드'의 무게를 절대 가볍지 않게 만들어냈다. 당신이 사람을 믿는 그 무게가 어느 정도 되는지 끊임없이 저울질했다. 하지만 무거운 분위기에 비해, '골드'의 가치는 사금 수준에 머무르는 것에 그쳤다.

아무래도 '골드'처럼 월 스트리트를 배경이자, 비슷한 유형으로 일찌감치 채굴된 18k 금괴 같은 영화들 때문일 것이다. 유사한 색깔을 띠고 있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처럼 마약에 취한 듯 정신없는 상태에서 우리의 도덕성을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빅 쇼트'처럼 관객에게 대화를 걸어 그들의 생각을 바꾸도록 유도하면서 크나큰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아니었다. '케니'가 올해의 채굴상을 받을 당시 남긴 소감처럼, '골드'가 크게 감명 깊거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데도 그렇다고 믿어야 할 것만 같았다.

이번 영화를 위해 엄청나게 살찌우면서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시도한 매튜 맥커너히와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의 노력은 가상하나, 그렇다고 캐릭터들이 더 한층 깊거나 입체적이지 않았던 것도 아쉬운 요소였다. 헐리우드 내에선 '블랙리스트'로 선정되었다는데, 관람한 후에 나는 '보지 말아야 할 블랙리스트'로 넣어두었다.

석재현 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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