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영화 온라인 제작·배급 전략 컨퍼런스' 열려

   
▲ '영화 온라인 제작·배급 전략 컨퍼런스'가 열렸다.

[문화뉴스 MHN 석재현 인턴기자] 더는 영화산업의 창구로서 영화관 스크린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영화진흥위원회 주관으로 '영화 온라인 제작·배급 전략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이날 국내외 온라인플랫폼 및 영화 제작자·투자배급사 등 영화계 많은 관계자들이 컨퍼런스에 참가하면서 회의장 내 마련된 260석이 순식간에 가득 찼다.

이날 컨퍼런스는 '온라인 영상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새로운 도전', '웹툰, 웹소설 그리고 트랜스미디어 생태계',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이 영화 산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 영화 제작 및 배급 전략 등을 주제로 한 발표가 이어졌다.

시작에 앞서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디지털 온라인 시장의 성장은 현재 시대의 흐름의 주류가 되고 있으며, 극장 의존도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영화산업의 지평을 개선해나갈 수 있는 장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국내외 추세와 변화에 국내 영화산업이 선도적으로 나가야 한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국내와 해외 시장의 사례 및 전략에 대해 공유하고자 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첫 번째 세션 '국내 온라인 영상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새로운 도전'의 모더레이터를 맡은 박관수 기린제작사 대표는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예전에는 문학작품, 영화 등 하나의 콘텐츠가 하나의 플랫폼으로만 서비스되었지만, 현재는 하나의 스토리를 여러 플랫폼에서 서비스해,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토리를 다양한 플랫폼을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가는데 이것을 트랜스미디어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트랜스미디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미생 프리퀄'을 예시로 들었다. "'미생'이라는 장편 웹툰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유지하되, 10분짜리 모바일용 캐릭터 프리퀄을 제작했다. 마치 '마블'이나 'DC' 캐릭터 관계처럼 이야기를 만들어내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하나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각 플랫폼이 다양하게 확장되어가고 있다. 이것이 트랜스미디어다"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발제자 윤창업 문와쳐 대표는 자신이 성공을 거두었던 작품들을 구체적 예시로 들면서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특근'은, 한국에서 생소한 SF크리쳐물인데, 제작비가 많이 들고 국내에선 보기 힘든 장르다. 또한, 신인감독이 준비하는 것이기에 현실적인 벽에 많이 부딪혔다"면서 온라인 플랫폼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윤 대표는 "(영화화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먼저 대중들에게 공개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위험부담을 줄이고자, 국내 모 자동차기업에서 차량 한 대와 함께 상당 부분 지원받았다. 또한, 신인감독이 과거에 여러 매체에서 작품들을 만들었다는 점을 끊임없이 어필했다. 동시에 온라인으로 웹툰과 웹무비를 관객들에게 공개해 그들의 반응을 끌어들였다. 국내 최초의 크로스 오버 콘텐츠가 탄생한 셈이다. 다행히 웹툰과 웹무비 모두 좋은 반응을 얻어, 제작투자 유치까지 받으며 현재 장편 영화를 준비 중이다"고 진행 과정을 공개했다.

   
▲ 윤창업 문와쳐 대표가 발제를 하고 있다.

윤창업 대표는 '특근'이라는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파일럿 영화'처럼 선보였던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도전해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기존 체제로는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 영화를 단일 매체로만 보지 않고, 다른 분야로 확장 가능한 하나의 콘텐츠로 넓게 바라봐야 한다"며 다양한 시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권재현 헤드플레이 대표는 이례적으로 영화인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웹툰·웹소설 작가라고 자기소개 했다. 권 대표는 "기획 과정에서 방법을 찾던 와중 웹툰·웹소설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콘텐츠 개발은 매체가 달라진다고 해서 본질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웹툰·웹소설로 나오더라도 후에 확장되어 영화 쪽으로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며 뛰어든 이유를 말했다.

권 대표는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웹툰·웹소설 콘텐츠에 대해 '기존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거 만화방 같은 본질을 유지하고 있다. 음반시장과 비디오회사가 궤멸하였다가 복원되는 과정처럼, 웹툰 시장도 같다. 다만, 가장 빨리 무너졌다가 가장 늦게 올라오고 있는 것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 권재현 헤드플레이 대표가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또한, 권재현 대표는 트랜스미디어 생태계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트랜스미디어는 가벼운 영역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서 무거운 영역으로 가져가는 형태다. 콘텐츠를 만들 당시 경제성은 크지 않지만, 확장되고 파생되는 과정에서 불어나고 커지게 되는데, 그 기회의 연결선을 만드는 것이 트랜스미디어의 생태계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트랜스미디어 프로듀싱의 경우, 원작 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데스노트'나 '러브라이브'처럼 라이트 노벨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그래서 국내 또한 라이트 노벨이 또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도 있다"며 전망을 예측하기도 했다.

세 번째 발제자인 조한규 카카오 이사는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현대 사회의 추세를 언급했다. 조 이사는 "매체 소비 패턴이 변화되었다. 스마트폰이 모든 매체를 지배하고, TV가 쇠퇴하는 대신 유튜브가 독주하고 있다. 또한, 현재 1, 20대 층은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이기에 접근 문제를 새롭게 시도해봐야 할 부분이다"며 말했다.

이어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의 장점에 대해 언급했다. 조한규 이사는 "현재 불균형한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 프렌차이즈화, 트랜스미디어를 내세워야 한다. 전통 플랫폼은 론칭하면 모든 게 끝나지만, 온라인이나 모바일 플랫폼은 출시하는 순간부터 일이 시작된다. 지속해서 서비스를 확인하고 이용자의 패턴을 실시간 피드백한다. 이것은 극장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극장은 매스마케팅밖에 없지만, 온라인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금방 파악할 수 있고,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보유할 수 있다"며 설명했다.

   
▲ 조한규 카카오 이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현재 조 이사가 속한 카카오페이지 같은 경우, 모바일 유료 콘텐츠 플랫폼인데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에게 예전 도서대여점이나 만화방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끝으로 조한규 이사는 "앞으로 데이터와 이용자 팬층이 중요하다. 이를 분석하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플랫폼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케팅하는 데 있어 특정 층 공략도 쉬울 것이다"며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 영화 제작 및 배급 전략'을 주제로 온라인 플랫폼 확장에 대한 해외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중국과 미국, 프랑스 각국 대표로 텐센트연구원의 왕이 책임연구원, YOMYOMF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립 정, 주한프랑스대사관 영상교류담당관 재직 중인 기욤 고베르가 나섰다.

[글]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사진]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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