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추리활극 뮤지컬 '경성특사'가 기지개를 켰다.

뮤지컬 '경성특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5 창작 뮤지컬 대본 공모 우수상을 받아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공연 뮤지컬 분야의 4개 작품(청춘, 18대 1, 레드북, 경성특사, 광염소나타)에 뽑힌 작품이다.

이민토 역에 정민, 강성욱, 윤이옥 역에 김다혜, 민경아, 주광수 역에 전재홍, 고영필 역에 박정표, 원종한, 신채호 역에 김호섭, 조미자 역에 홍륜희, 방의석 역에 박세웅, 진성민 역에 김성휘, 이원보 역에 배나라, 야수꼬 역에 양성령, 앙상블에 최신우, 김광태, 오형규, 우미나, 이민희, 오유민이 출연한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비밀결사'를 원작으로 해 1929년 경성을 배경으로 새롭게 태어난 작품인 뮤지컬 '경성특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한다.

익숙한 점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급증한 일제강점기 배경이다. 뮤지컬 '팬레터'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청춘, 18대 1' 등 다수의 작품에서 선보인 일제강점기 배경은 완전한 시대물도, 완전한 현대물도 아닌 퓨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대이며 당시의 불우하고 어두웠던 역사적 환경이 불안한 지금 시국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뮤지컬 '경성특사' 역시 당시 경성의 청년들을 힘없고, 돈 없고, 꿈 없는 '헬조선'에 사는 상황으로 묘사한다. 제국경성대학의 수재로 지식인이지만 돈이 없어 학업을 포기한 '이민토'와 여성의 몸으로 차별과 편견을 이겨내며 돈을 벌기 위해 택시 운전마저 한 신여성 '윤이옥'이 그렇다. 이들은 '청년 모험가회사'를 만들어 돈을 벌기로 하고 무작정 신문 광고를 보고 일을 찾아 나서지만, 그 과정에서 독립운동의 큰 사건과 엮인다.

새로운 것은 추리 활극이란 독특한 장르다. 사실 추리는 무대 공연에서 제대로 선보이기 힘든 장르인데 뮤지컬 '경성특사'는 간판을 이용한 센스 있는 무대 전환과 함께 좋은 원작의 힘을 빌린 스토리로 이를 극복한다. 다소 아쉬운 점은 '김철수'가 누군지 추적하는 과정이 작품의 주요 전개인데 '김철수'가 인물 중에 있다는 확실한 설정이 부족해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인물을 보게 만드는 점이다. 이는 '경성특사'가 '추리'보단 '활극'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입증한다. 총격전을 비롯해 상당한 액션이 담긴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복고풍의 스윙재즈를 기반으로 한 음악 역시 새로운 시도로 풀이된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다루는 만큼 다른 작품에서도 재즈풍의 음악은 한 번씩 차용했지만, 빅밴드 형식의 스윙재즈를 주력으로 삼은 작품은 만나보기 힘들었다. 거기에 의자를 주된 소품으로 활용한 군무와 함께 어울려 매력적인 무대로 탄생했다.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신여성 '윤이옥'이다. 김다혜, 민경아가 연기하는 윤이옥은 보수적인 집안에서 태어나 시대의 흐름에 눈을 뜬 독립적인 여성으로 등장한다. 윤이옥은 흔히 보기 쉬운 털털하면서 사랑을 뒤늦게 깨닫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과 당당하고 솔직하게 극을 앞장서 이끌어가는 매력적인 모습으로 '레드북'의 안나와 마찬가지로 2017년에 부합한 여성 캐릭터를 선보인다.

뮤지컬 '경성특사'는 5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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