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스컬 아일랜드' 감독 조던 복트-로버츠가 15일 오전 10시 30분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내한 행사에 참여했다.

[문화뉴스] 워너 브라더스의 '고질라 대 킹콩'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 '콩:스컬 아일랜드'가 3월에 우리 곁을 찾아온다.

1933년에 처음 만난 킹콩은 신장 18m인 섬의 왕자였다. 그 후 1976년, 1986년, 2005년 등 다양한 리메이크를 거쳐 진화한 2017년의 콩은 신장 30m에 달하며, 섬의 왕자를 넘어 왕의 자리까지 차지했다. 콩의 진화는 신체 조건뿐 아니라 지능에서까지 발달한 모습을 보인다. 영화에서 콩은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인간과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는 '똑똑한' 괴수다.

등장과 함께 모든 것을 박살 내는 흉악한 괴수 콩은 스컬 아일랜드의 다른 괴수들에 비해서도 막강한 파괴력을 지녔다. 거미와 스컬 크롤러 등 거대하고 잔인한 괴수와의 싸움에서도 콩은 특유의 눈빛과 날카로운 이빨로 상대를 제압한다. 가히 108M의 난폭한 거대 생물 고질라의 라이벌다운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15일 진행된 조던 복트 로버츠 감독의 내한행사에서는 총 4개의 클립 영상이 공개됐다. 오프닝 영상, 킹콩 등장 영상, 거대 거미 전투 영상, 스컬 크롤러 영상을 공개한 조던 복트 로버츠 감독은 "톤이나 장르가 아름답고 웅장하게 보이면서도 등장인물들의 정신적 측면까지 모두 표현하고자 했다"고 촬영 후기를 밝혔다.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조던 복트 로버츠 감독의 영화에서 어떤 한국적인 요소들이 드러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개봉 날짜를 기다리게 한다.

   
▲ '콩:스컬 아일랜드' 감독 조던 복트-로버츠가 새로워진 킹콩을 소개하고 있다.

'킹콩'을 주제로 한 다른 영화들과의 차별화되는 철학관이 있는가?

ㄴ 조던 복트 로버츠(이하 로버츠): 이번엔 뉴욕에 가지 않고, 섬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다. 스컬 아일랜드라는 미지의 섬에서 갑자기 사고가 난다. 그곳에서 인간들은 과연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를 다뤘다.

지금까지의 킹콩은 섬에 있다가 뉴욕에 가고, 예쁜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미녀와 야수 스토리였다. 이번에는 새롭게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아이디어 자체를 리메이크했다. 미녀와 야수 이야기는 없고 전쟁, 생존 영화에 가깝다. 기존의 콩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고질라를 상대할 것이라고 들었다. 킹콩만의 능력과 스킬을 설명해달라.

ㄴ 로버츠: 콩은 원숭이나 동물이 아니라 정말 신적인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는 1933년의 콩과 가장 비슷하다. 굉장히 똑똑하고 신과 인간 사이에 있는 존재로 표현하려고 했다.

고질라와 어떻게 싸울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콩이 이전까지의 버전과는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지능, 민첩함, 순발력 등이 해당할 것 같다. 최악의 상황에 몰린다고 생각했을 때는 기관총과 소주를 한 병 주면 더 열심히 싸우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 '콩:스컬 아일랜드' 감독 조던 복트-로버츠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콩의 크기를 30M로 설정한 이유는?

ㄴ 로버츠: 콩은 엄청 크다. '고질라 대 킹콩'이 나올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중에 고질라를 이기기 위해서 크기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작은 존재를 강조하고 싶었다. '얼마나 커야 사람들이 올려다보며 '신' 같은 존재라고 느낄까?'에 대해 생각하다가 30M라는 결과가 나왔다.

크기가 커진 콩을 구현할 때 모션 캡쳐나 CG가 많이 사용됐을 것 같다.

ㄴ 로버츠: 물론, 괴수들은 모두 CG로 표현됐다. 모션 캡쳐도 활용했고, 전통적 애니메이션도 활용했다. CG 회사에서 마법을 잘 부려줘서 괴수들이 내 생각대로 잘 구현됐다.

영화 특성상 CG가 사용될 수밖에 없었지만, 최대한 실제 촬영을 하려고 노력했다. 이 정도 규모의 영화에서 베트남 촬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실제 환경을 구현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관객들에게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 '콩:스컬 아일랜드' 감독 조던 복트-로버츠가 한국 개봉에 관한 소감을 밝혔다.

한국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ㄴ 로버츠: 작년에 한국에서 가장 흥행한 워너 브라더스의 영화가 '인터스텔라'였다고 들었다. '배트맨'이나 '슈퍼맨'이 아니라 '인터스텔라'가 가장 흥행한 걸 보면 한국의 관객들은 굉장히 지적이고 스마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적인 부분에서도 깊이 있는 탐구를 하는 한국에서 영화를 소개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인과의 협업이 있었는지?

ㄴ 로버츠: 한국분과 같이 협업할 기회는 아직 없었다. 미국에서는 괴수를 다룬 장르 영화가 홀대를 받는다. 그러나 한국은 다른 것 같다. '괴물' 같은 경우에는 연기와 연출이 미국보다 더 고차원적인 수준에 있다. 한국인의 연출·연기적 재능은 정말 특별하고 훌륭하다. 한국의 영화 산업에서 많은 영향과 영감을 받고 있다.

내한 일정 중 한국 감독과 교류 일정 있는가?

ㄴ 로버츠: 지난번에 내가 한국 왔을 때 봉준호 감독과 점심을 먹었다. 이번에는 박찬욱 감독과 저녁을 먹을 예정이다. 두 감독의 작품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뽑을 만큼 두 감독을 존경한다. 작품을 보다 보면 대부분의 할리우드 감독들이 부끄러워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좋은 감독들이다.

300만 관객이 넘어선다면?

ㄴ 로버츠: 300만명 넘으면 내가 사비로 다시 한국을 방문하겠다. 그런데 반응이 좋으면 워너 브라더스에서 다시 초청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그렇지 않더라도 다시 와서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 모든 분에게 소주 공짜로 드리겠다(웃음).

[글] 문화뉴스 박다율 인턴기자 1004@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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