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11월 25일 신동이 군대에 간다. 놀랄 일이 아니다. 슈퍼주니어의 많은 멤버가 군대를 다녀왔고, 또 예성은 병역복무(사회복무요원)중이다. 사실 일반 대중으로 치면 신동은 군대에 가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다. 가서 어떤 군 생활을 하게 될지 알 수는 없으나 이제 강인, 이특, 희철, 예성에 이어 신동이 군대에 간다. 그리고 그 다음 타자는 언제쯤 군입대를 해야 할 지 시기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최근 'MAMATICA(마마시타)'로 컴백한 슈퍼주니어의 뮤직비디오와 무대를 보면서 적지 않게 실망했었다. 그들의 무대는 마치 국내 팬들에 대한 서비스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제 슈퍼주니어는 더 이상 데뷔 초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 어느 채널이나 틀면 나오는 수도꼭지 같았던 생계형 아이돌이 아니다. 그들은 이제 대한민국 중견 아이돌이고,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가수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더 이상 국내 무대에만 집중할 이유가 없다. 그들의 음악적 색깔이나 많은 인원을 통해 훌륭하게 구성되는 안무는 여전히 멋있지만, 오히려 그 변함없음이 안타까웠던 무대였다. 'MAMTICA'는'A-CHA'나 ‘쏘리쏘리' 등 이전의 음악들과 음악적 구성이나 색깔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중견 아이돌의 문제는 자기복제라는 생각을 늘 하고는 있었지만, 슈퍼주니어에게마저 자기복제를 느끼게 되자 사실 슈퍼주니어에게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올 것이 없다는 생각에 많이 실망스러웠다.

   
▲ ⓒ SM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들이 신인 같을 수는 없겠지만 음악적으로나 무대 구성적으로나 새로운 시도가 없음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국내 팬들에 대한 사랑으로 활동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했던 슈퍼주니어가 지난주 'This is Love'와 '백일몽'을 선보였다. 'This is Love'와 '백일몽'을 통해 본 슈퍼주니어는 새로웠다. 그리고 그들의 무대를 보면서 국내 팬들에 대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활동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이 두 곡도 이전의 노래들에 비해 구성이나 색깔, 퍼포먼스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다만, 이 두 곡의 무대를 보고 내가 깨달았을 뿐이다. 두 노래에서 처음 눈에 띄었던 것은 은혁의 보컬이었다. 사실 은혁이 노래를 부른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그때에는 단순하게 아…이제 은혁도 노래를 부르는구나. 보컬이 없으니까 (예성의 입대) 정도의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은혁의 보컬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순간…나는 무대 위에 슈퍼주니어를 한 명 한 명 세어보기 시작했다. 9명이었다. 시원은 무대에 서는 일이 거의 없으니, 9명…누가 없지? 기범이 없고, 한경이 없구나. 아 !! 그리고 메인 보컬 예성이 없구나…

   
▲ ⓒ SM 엔터테인먼트

그 순간…메인 보컬 없이도 잘 흘러가는 슈퍼주니어를 보면서 예성이 조금 서운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예성 없이도 무대를 구성해가는 슈퍼주니어가 신기했다. 물론 예성과 함께 메인 보컬 그룹을 이루는 규현과 려욱이 노래를 잘 이끌고 가주고 있었고, 성민, 희철, 강인, 이특, 예성, 은혁, 신동 등의 보컬들이 예전에 비해 일취월장하여 무대를 보컬만으로도 꽉 채우고 있었다. 오히려 '백일몽'은 무대 후반에 나오는 은혁의 춤이 무대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느껴졌을 정도니 슈퍼주니어가 자신들의 발전과 유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그동안 해왔는가를 단 한 번의 무대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슈퍼주니어는 다른 그룹에 비해 개개인의 활동이 참 많은 그룹이다. 어쩌면 이런 개인 활동들의 시초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활성화 시킨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바쁘고 누군가는 바쁘지 않았겠지만, 그들은 묵묵하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회사가 내보내 줄 순서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자연스럽게 주목받을 순서를 기다린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한 명 한 명 각자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슈퍼주니어는 연예계의 생리는 물론 인생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그룹 같다. 사람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슈퍼주니어라는 울타리가 지니고 있는 힘도 알고 있다. 비록 데뷔초기와 비교해 한경과 기범이 함께 활동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들은 음악에 대놓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원래 잃어버린 별을 합쳐 별이 13개' 라고… 그것이 팬들을 위한 것인지 자신들을 위한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은 그들의 탄생과 정체성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삶과 슈퍼주니어의 삶을 아주 잘 연결하고 있다.

군대라는 삶의 과정과 슈퍼주니어 활동을 잘 조정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성민의 결혼도 각 멤버들의 복귀 시기도 그렇다. 멤버들끼리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 이 멤버들은 정말 슈퍼주니어라는 그룹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현재 슈퍼주니어의 무대를 보며 예성 없는 슈퍼주니어도 가능하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지만, 예성 없는 슈퍼주니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성이 안심하고 병역의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예성은 돌아올 곳이 있다. 그리고 돌아와서 또 다시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기에 맞춰 신동이 군대에 간다. 강인도 희철도 이특도 모두 시기를 조절해 가며 군대를 다녀왔고, 복귀했으며, 그들이 없어도 슈퍼주니어는 잘 돌아갔다. 신동 이후 누가 군대에 들어갈까? 궁금하다. 그는 어떠한 마음으로 어떠한 계획으로 군대에 들어갈까?

분명한 것은 슈퍼주니어는 한 명이 자리를 비워도 잘 돌아가는 그룹이다. 하지만, 한 명이 자리를 떠나서는 안 되는 그룹니다. 슈퍼주니어는 비록 무대는 비어있어도 13명이 함께해 빛나는 그룹이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그리고 팬들의 마음속에서 슈퍼주니어는 13명이고, 반드시 지켜야 할 존재이다. 중견 아이돌은 괜히 중견 아이돌이 아닌가 보다. 자신들의 울타리를,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서로를 지켜가는 슈퍼주니어가 한 명 한 명의 인간으로 멋있어 보인다.

중견 아이돌이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변화하려고 하는 그들의 모습이 느껴졌고, 수많은 사건과 사고, 그리고 긴 시간 속에서도 슈퍼주니어를 지키고 또 지켜내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이런 슈퍼주니어의 노력이 지속되어서 우리 곁에 슈퍼주니어가 언제까지나 함께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슈퍼주니어 모두가 군복무를 훌륭하고 멋지게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동, 군대 건강하게 잘 다녀오길.

 

[글] 아띠에떠 해랑 artietor@mhns.co.kr

대중문화칼럼 팀블로그 [제로]의 필자. 서울대에서 소비자정보유통을 연구하고 현재 '운동을 좋아하는 연기자 지망생의 여의도 입성기'를 새로이 쓰고 있다. 언제 또 다른 종목으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될는지. 여전히 나의 미래가 궁금한 인간. 나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여자, 말 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여자'.*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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