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집중하고 싶다면, 화려하지만 편안한 태티서의 Holler!!

[문화뉴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얻어진 자료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끌어내는 일이 진짜 어렵지 엑셀파일로 자료를 정리하고 그림과 표를 만들어내는 일은 단순 노동이다.

이러한 단순 노동은 대부분 집중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순식간에 집중할 수 있고, 대학원에서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영혼을 잃은 채 기계적으로 단순 노동을 했었다. 이때 이 노동의 효율성을 극대화 해주는 음악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국내 가요 중에 단연 일등으로 꼽혔던 음악은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 Ent.)의 노래였다. 반복적인 후렴구로 인해 일에도 리듬감이 생겼었고, 어려운 음악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볍게 들으며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지금도 회사에서 단순 작업을 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SM Ent.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는 한다.

최근 회사에서 엑셀과 씨름하며 작업을 하던 아침에 나의 재생목록에는 최근에 발매된 단 두 개의 앨범만이 존재했다. 'Begin Again' OST와 태티서의 2번째 미니앨범 'Holler'였다. 'Begin Again'을 들을 때에는 영화생각도 나고 음악에 따라 감상에 젖어 엑셀 작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세상 모르게 엑셀 작업에 집중을 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귓가에 맴돌고 있는 노래는 역시 SM Ent.의 가수 태티서의 노래였다. 태티서의 앨범이 돌고 도는 동안 나는 정신 없이 엑셀 작업을 하고 있었고, 몇 번째 돌려 듣는 것인지, 또 이 노래의 제목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다.

   
 

태티서의 앨범은 SM Ent.의 전형적인 쉽고 편한 음악, 그리고 반복적인 후렴구를 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음악이 바뀌는 것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집중해서 엑셀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태티서의 두번째 미니앨범은 '노동요는 역시 SM'이라는 말은 나에게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주었다.

사실 처음 '태연, 티파니, 서현'의 조합은 신기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들이 가지고 나온 Twinkle의 경우 이 소녀들에게 참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당시 유닛 활동을 하는 걸그룹들의 특징은 원래 소속 그룹에 비해서 튀고 화려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고, 태티서 역시 소녀시대와는 다른 상큼함과 화려함이 있었다. Holler 역시 Twinkle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물론 Twinkle처럼 '나는 너무 귀엽고 예뻐, 그러니까 나에게 관심을 좀 더 줘~~' 라는 애교섞인 화려함은 아니지만, 태티서의 Hollar 여전히 화려하고 경쾌하다. 그리고 어렵지 않다.

앨범전반적으로 살펴봤을 때 태티서의 앨범은 소녀시대의 음악과도 그리고 다른 걸그룹 유닛들과도 묘하게 차별성이 있다. 소녀시대의 음악과의 차별성은 유닛이라는 이유이기 때문에 노력을 한 부분일 것이고, 다른 걸그룹 유닛과의 차별성은 SM Ent.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명확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SM Ent.의 가장 큰 장점은 조금 생각을 해서 들어야 할 정도로 중의적이고 난해한 가사나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집중하게 될 정도로 급격하게 변하는 리듬과 멜로디에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태티서의 음악은 너무나도 무난하다. 태티서의 특징을 그렇게 잡고 편안하고 쉽고 화려한 음악으로 잡은 것인지는 다음 앨범까지 접해봐야 알 것이다. 다만 이번 앨범은 Twinkle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

최근 SM Ent.에서 나오는 앨범들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무난한 흐름을 중요 시 하고 있는 듯 하다. 각 아이돌 그룹의 특성과 SM Ent. 소속 뮤지션들의 특성을 잘 조화시켜 앨범 하나를 큰 무리 없이 즉, 집중력을 요해서 들어야 하지도 않게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듣다가 음악이 너무 튀어 귀에 거슬리지도 않게 들을 수 있게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음악이 주는 힐링 측면에서 편안함이 아니라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이 무난한 편안함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 측면에서 태티서의 두번째 싱글 Holler는 최근 SM Ent.의 흐름을 정확히 따르고 있는 앨범이라고 평하고 싶다. 태티서의 다음 앨범이 어떤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태티서의 정체성이 더욱 명확해 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선은 태티서가 가지고 온 Holler를 즐겨볼 생각이다. 꼭 무대 뿐만이 아니라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즐겨볼 생각이다. 무난한 앨범 흐름이 일의 능률을 올려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말이다. 화려하고 경쾌한 Holler와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예뻐지는 태티서의 화려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다들 일하실 때 들어보시라, '노동요는 역시 SM Ent.'라는 필자의 말에 공감하게 될지도 모르니…

 

[글] 아띠에떠 해랑 artietor@mhns.co.kr

대중문화칼럼 팀블로그 [제로]의 필자. 서울대에서 소비자정보유통을 연구하고 현재 '운동을 좋아하는 연기자 지망생의 여의도 입성기'를 새로이 쓰고 있다. 언제 또 다른 종목으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될는지. 여전히 나의 미래가 궁금한 인간. 나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여자, 말 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여자'.*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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