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에 이어 연극으로까지 재해석된 '운빨 로맨스'가 대학로 올래홀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평소 자신이 운이 없다고 여겨 여기저기 점집을 찾아다니며, 운명을 극복해보려는 '점보늬'와 개인의 의지로 운명을 개척하는 '제택후'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웹툰 속 매력 있는 캐릭터들이 연극 무대에서 어떻게 비춰질 지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높아져 있는 가운데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 각 분야의 베테랑 배우 16명이 뭉친 이번 '운빨 로맨스'는 연극의 특성을 담아 각색하고, 무대 활용에서 강점을 보이는 등 많은 준비를 통해 연극 '운빨 로맨스'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려는 듯했다.

24일 오후 대학로 올래홀에서 열린 '운빨 로맨스' 프레스콜에는 연출을 맡은 장우성과 각색을 맡은 오리라, 배우 신소율, 맹승지, 정가호, 김지훈, 이세령이 참석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웹툰이나 드라마와는 다른 연극으로서의 각색 포인트는?

ㄴ 장우성 :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서 부담감이 컸고, 고민도 많았다. 큰 목표는 원작을 봤던 분도, 처음 공연으로 '운빨 로맨스'를 접하시는 분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연극을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은 원작의 재미를 느끼도록 구성했고, 후반부는 새롭게 압축했다.

오리라 : 연극이기 때문에 1시간 30분 안에 기승전결을 모두 보여드려야 했다. 원작을 최대한 살리지만, 연극적인 재미를 보여주기 위해서 실시간 소통이 되고, 많이 공감할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 또한, 짧은 시간에 개연성 있게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각자 무대를 준비하면서 정말 재밌었던 순간이나, 가장 어려웠던 점은?

ㄴ 맹승지 : 가장 재밌었던 건 연습하는 매일매일이다. 제작진과 배우가 너무 잘해주셨다. 에피소드를 뽑자면, 택후가 점보늬의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는 장면이 있는데, 내가 최근 10kg이 쪘다.

리허설 중에 정가호 배우가 껴주다가 안맞아서 마지막에 새끼손가락으로 바꿨다(웃음). 항상 나를 들어야 하는 정가호 배우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살 빼겠다(웃음).

신소율 : 드라마나 영화는 한 배우당 한 파트너가 있다. 그런데 이번 연극은 네명의 택후와 연기를 하고, 네명의 택후와 사랑을 나누기 때문에 매일 새로운 기분으로 임하게 된다. 어려운 점은 연극 무대가 처음이라 관객이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2주 정도 지나니 지금은 적응이 됐고, 오히려 즐기는 중이다.

   
 

이세령 : 너무 재밌고 특이한 소재를 잘 살렸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웹툰을 읽으니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집중했고, 내가 받아들인 걸 어떻게 표현할까에도 중점을 뒀다. 그래서 작은 대사 하나라도 재밌게 풀어가고자 노력했다. 매일 재밌게 하고 있고, 회차마다 관객도 재밌게 봐주고 있다.

김지훈 : 내 연기를 할 때 제일 재밌었다(웃음). 내 역할의 대사를 직접 만들었다. 카페 오프닝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많은 시도를 해보다가 '한량하'라면 아무 말이나 던질 것 같다는 생각에 진짜 아무 말이나 했다. 처음 연습할 때는 몇 번 웃음이 터졌는데, 지금은 잘하고 있다.

다른 멀티 장면도 만들어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그게 무엇인지는 공연을 직접 보러와서 확인해줬으면 좋겠다.

장우성 : 맹승지가 밤에 카톡으로 연기적인 고민을 얘기한다. 보늬가 오열하는 감정 씬이 있는데 개그우먼이기 때문에 관객이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된다는 얘기였다.

평소에는 마냥 즐거운 캐릭터였는데 그런 고민이 있다는 걸 알고, 그런 건 신경 쓸 필요 없으니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라고 말했다. 활약하지 않던 분야로 와서 고생하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

   
 

연극에 처음 합류하게 됐는데,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ㄴ 신소율 : 연극영화과를 나오고, 스타 크래프트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캐스팅됐다. 바로 매체 연기를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연극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점보늬로 함께 출연하는 학교 동기 오세미가 이 연극을 추천해줬다. 연극을 하고 싶어 하는 걸 알고 있어서 '초연이기도 하고, 배우도 좋다'면서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 덕분에 연극에 합류하게 됐고, 고맙고 행복하다.

맹승지 : 데뷔하기 전에 대학로에서 공연을 했다. 김수호 피디와 그때부터 친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운빨 로맨스가 초연에 들어간다'며 '스케줄이 된다면 할 수 있겠냐'고 물어서 연극을 하고 싶었던 터라 흔쾌히 합류했다.

좋은 제작진, 배우님들 만나서 행복하다. 평소 팬이었던 배우들이나, 다른 공연들 보면서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던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공연 쪽 스펙트럼 넓히는 것에도 도움이 됐다.

   
 

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황정음과는 어떤 다른 매력 보여줄 건가?

ㄴ 신소율 : 드라마를 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황정음 씨를 따라 할까 봐 스킵해서 봤다. 드라마는 호흡이 길어서 여러 매력을 보여주지만 우리는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제약 때문에 못 한다.

그런 부분은 아쉬웠지만, 그 시간 동안 보여드릴 수 있는 매력이라도 최대한 보여드리려고 한다. 연극 안에서 보늬도 캐스팅마다 다르다. 오히려 드라마에서 황정음 씨보다 연극에서 우리가 만들어 가는 보늬가 재밌을 것 같다.

맹승지 : 드라마를 보면 나도 모르게 황정음 캐릭터를 베낄 것 같아서 공연이 끝나고 볼 생각이다. 아직 안 봤다. 주변 사람들에게 여쭤보면서 일단 열심히 하고 있다.

   
 

관객들에게 '운빨 로맨스'가 어떤 공연이 됐으면 좋겠는가?

ㄴ 장우성 : 연극 '운빨 로맨스' 연습실에서 너무 즐겁고 고통스러웠다. 결과가 관객 여러분에게 재미와 감동으로 다가가길 바라고 있다.

오리라 : 원작이 워낙 좋은 작품이고, 대학로에는 워낙 로맨틱 코미디물(이하 로코)이 많다. 각색을 하면서도 여느 로코 같지 않은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 웃기기 위한 로코가 아닌 공감이 있는 드라마로 즐겨줬으면 좋겠다. 초연이라 다듬을수록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맹승지 : 배우가 총 16명이라 매일 색깔이 다른 공연이다. 나도 6번 정도 봤다. 배우들이 달라서 그때마다 새롭고 재밌었다. 정말 한 회 한 회가 아깝다. 그래서 한 회 한 회 더 열심히 정성 들여 공연하겠다.

신소율 :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크다. 처음에는 떨렸는데, 오히려 지금은 공연 날짜가 기다려진다. 관객에게도 그 감정이 전달된다. 잘봤다는 말이 많아서 좋다. 안 보신 분들은 빨리 예매해서 저희랑 함께했으면 좋겠다.

   
 

정가호 : 작가님처럼 일반 로코는 아닌 것 같다. 굉장히 신선하다. 초연인 만큼 많이 보러 와주셔서 입소문을 내주셨으면 좋겠다. 그럴수록 점점 더 발전하는 '운빨 로맨스'가 되겠다.

이세령 : 뮤지컬 공연을 많이 하다가 인연이 있어서 연극을 하게 됐다. 의외로 소통하고 싶어 하는 관객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한명 한명 볼 때마다 각자 갖고 있는 사연도 많고, 함께 숨 쉬고 호흡하고 싶어 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많이 배우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

김지훈 : 대학로에서 10년 넘게 공연해오고 있다. 항상 관객을 만나야 공연이 완성되는 것 같다. 많은 사람과 많은 작품을 만나본 결과 이 작품은 정말 재밌다. 배우들도 뛰어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로코에 남자끼리 보러오는 관객들이 있다. 너무 놀랐다. 신소율과 맹승지를 보고 싶어서 남성분들끼리 보러온다. 그들도 박장대소하고 즐거워하고 감동받는 것 보면서 이 작품 정말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문화뉴스 박다율 인턴기자 1004@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