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상 후보'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 참석하는 '2017 평창겨울음악제' 열려

   
▲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가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문화뉴스] "한국인은 많은 재능이 있다 들었고, 한국인들의 음악적인 재능이 재즈 쪽으로도 발전하길 많이 기대한다." - 존 비즐리

 
300만 관객을 목전에 둔 '라라랜드'를 통해 재즈에 대한 열기가 깊어지고 있다. 이에 좀 더 재즈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제가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평창에서 열린다. 2월 15일부터 19일까지 앞렌시아 콘서트홀에서 '2017 평창겨울음악제'가 열린다. 이번 음악회엔 2017년 그래미상 2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재즈의 거장,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가 '메인 아티스트'로 참여한다. 그가 이끄는 '몽케스트라' 밴드도 합류한다. 존 비즐리와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과의 협연도 진행된다.
 
재즈뿐 아니라 클래식의 선율도 이어진다. 소프라노 매기 피네건, 피아노 듀오 '앤더슨 앤 로',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비올리스트 이한나, 피아니스트 김규연, 클라리네티스트 김상윤 등이 무대에서 연주를 선보인다.
 
19일 오전 서울시 중구에 있는 코리아나 호텔에서 '2017 평창겨울음악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기자간담회엔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 '평창겨울음악제' 공동 예술감독 정경화, 정명화, 이번 음악제를 주관하는 강원문화재단의 김성환 이사장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평창겨울음악제의 정명화·정경화 공동 예술감독은 "올해는 재즈 프로그램이 한층 더 강화됐다"며 "존 비즐리가 보여주는 다양한 편성의 재즈는 물론, 올해 탄생 100주년인 델로니어스 몽크의 음악을 국내에서 보기 힘든 빅밴드 편성으로 볼 수 있다. 클래식 프로그램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굴다의 '첼로 콘체르토',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드는 작곡가들의 대표작들로 꾸몄다"고 전했다. 질의응답을 통해 어떤 음악제가 펼쳐질지 미리 살펴본다.
 
   
▲ (왼쪽부터)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 공동 예술감독 정경화, 정명화, 강원문화재단 김성환 이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재즈'로 겨울음악제를 했는데, 올해 겨울음악제도 '재즈'를 주제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ㄴ 정명화 : 올림픽이 젊은 층의 축제인 만큼 겨울음악제도 젊은 청중들을 생각해 클래식과 재즈로 꾸몄다. 이번 공연에선 클래식 안에서도 재즈풍으로 연주하는 공연도 있고, 클래식 음악과 국악이 어우러지는 공연도 있다. 이런 공연을 젊은 청중들이 접하게 되면 새로움을 느낄 것으로 생각해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정경화 : 음악은 사실 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클래식 음악의 그 안에서 일어나는 흥은 좀 복잡하다. 반면, 재즈는 올림픽에 참여하는 여러 나라와 순간에 이뤄지는 흥을 함께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 존 비즐리가 참여한 이번 재즈 공연은 한국을 국제화해줄 것이며 겨울 올림픽에 따뜻함을 전해줄 것이다.
 
기자간담회를 위해 18일에 귀국했다고 들었다. 한국의 겨울을 제대로 느꼈을 것 같다.
ㄴ 존 비즐리 : 2년 전에 한국에 왔을 때도 12월이었고, 날씨가 추웠는데도 많은 사람이 길거리를 걷고 활발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았다. 나도 그때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졌고 삼계탕을 맛있게 먹었다.

미국의 전설적 재즈 피아니스트인 델로니어스 몽크(1917년~1982년)의 작품을 재해석한 앨범 '몽케스트라'를 발매했다. 몽크는 어떤 뮤지션이며, 몽크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나?
ㄴ 존 비즐리 : 몽크는 그 당시의 천재적인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194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비밥(Bebop)에서 많은 하모니를 가미한 아티스트다. 몽크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강한 개성을 느낄 수 있었다. 재즈 아티스트는 개성이 중요한데, 몽크가 작곡한 음악은 다른 사람이 색다른 리듬, 하모니를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으며 몽크의 개성이 남아있다. 클래식계 바흐나, 현대의 스티비 원더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도 따라갈 게 많은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 (왼쪽부터)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 공동 예술감독 정경화, 정명화, 강원문화재단 김성환 이사장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몽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으면 알려 달라.
ㄴ 존 비즐리 : '몽케스트라'는 나의 애정 어린 노력의 결실이라 말할 수 있다. '몽케스트라'는 빅밴드의 구성으로 20세기 하모니를 재연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밴드다. 몽크의 곡을 연주하며 20세기 소리와 하모니를 어떻게 낼 수 있을지 연구와 노력을 꾸준히 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몽케스트라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한두 곡 덕분이다. 예전에 한두 곡정도 완성한 뒤에 내 주변의 알고 있는 호른 연주자들을 다 불렀다.
 
그리고 우리만의 연습실인 체육관에 가서 매일매일 연주하며 신나게 놀았다. 그 곡들이 "상업적으로 잘될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셨다. 어쩌다 보니 몽케스트라를 많이 찾아주고, 사랑을 받아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4개의 프로젝트 중 하나의 프로젝트를 본다고 하면 어떤 걸 추천하겠나?
ㄴ 존 비즐리 : 4개를 다 보지 못한다니 안타깝다. 하나의 공연밖에 볼 수 없다면, 그 4개를 모두 혼합한 하나의 공연을 보는 것이 좋을 텐데. 네 개의 프로젝트를 모두 보면 재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더 많이 들을수록 좋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 평창겨울음악제는 앞으로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ㄴ 정경화 : 2월 7일이면 평창올림픽이 개최 전까지 딱 1년이 남는 날이다. 그래서 이를 기념해 365일 카운트다운 연주회를 예술의전당에서 한다. 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에도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도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펼쳐나갈 것이다. 여러모로 표현해 나갈 것이니 관심 가져주시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 이번 음악제의 예술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김성환 : 이 사안에 대해 관심이 있다. 지금 우리 음악제의 예산은 국비, 강원도의 예산, 음악제 자체 스폰서 예산인 총 3개의 예산으로 운영된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 문제는 예산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강원도 의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협력체와 같이 대화를 통해 계속해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제가 되었고, 15년 가까이 쌓인 브랜드를 잘 끌어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올림픽 유치를 위해 시작되었지만, 그 뒤로도 성공적으로 계속할 수 있게 힘을 모아볼 것이다.
 
정명화 : 올림픽이 끝나도 이 음악제는 강원도에 계속 남을 자산이라 생각한다. 강원도와 한국의 자랑거리이자 세계적인 음악제로 잘 가꿔 나가는 것이 예술을 사랑하는 음악인·문화인으로서의 할 일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과 소통할 때 중요히 여기는 것은?
ㄴ 존 비즐리: 재즈는 대화의 음악이다. 여럿의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할 때 크게 고민되거나 문제 되지 않는다. 재즈 아티스트들은 상대의 소리를 잘 듣고, 내 소리를 전달하는 훈련이 되어있다. 점점 좁아지는 세상 속에서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재즈 아티스트의 언어가 아닌 대화법인 음악은 환영을 받을 거로 생각한다. 우리 생활 속의 여러 가지 방면에서 대화의 방법으로 재즈 음악을 사용하는 것도 권고하고 싶다.
 
   
▲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또한, 음악의 장르라는 것은 이름과는 상관없이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한다. 옛날 흑인들의 음악이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롤링스톤즈에게, 에미넴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내가 음악을 할 때는 추구하는 큰 목표가 있는데 평화와 고요이다. 함께 음악을 듣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난과 고뇌를 잠시나마 잊고, 평안한 상태를 이르길 바라는 마음에 음악을 한다. 내가 존경하는 두 선배 마일즈 데이비스와 허비 행콕이 했듯이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영향들을 무대 위에서 사회적인 언어로, 사회적인 대화로 함께 풀어나가는 작업을 계속해나가고 싶다.

한국의 재즈가 활성화되기 위해서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보나?
ㄴ 존 비즐리 : 재즈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재즈를 위한 자리, 글귀 하나가 큰 역할을 한다. 나 또한 이런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는데 젊은 사람들에게 재즈를 가르치고 함께 연주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한다. 재즈 연주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춤으로 대화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런 부분에 한국인은 많은 재능이 있다 들었고, 한국인들의 음악적인 재능이 재즈 쪽으로도 발전하길 많이 기대한다.
 
   
▲ 이번 음악제의 예술감독인 첼리스트 정명화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정명화 : 클래식은 작곡가의 의도를 깊게 연구해 그걸 표현하는데, 반면 재즈는 자유로운 느낌이다. 평창 겨울 음악제에선 클래식과 재즈의 대조적인 느낌 모두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재즈풍의 클래식, 클래식과 국악의 협업도 음악제를 빛낼 거로 생각한다. 이렇게 프로그램을 짠 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재즈의 자유로움과 다양한 음악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정경화 : 이 모든 성취에 정말 자랑스럽다. 요즘처럼 사회가 여러모로 힘들 때 필요한 게 음악이다.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것엔 음악만큼 좋은 것이 없으며 마음과 혼을 연결하는 음악은 항상 숨 쉬는 것처럼 필요하다. 그래서 음악을 오래 소중하게 지켜, 음악이 발전하고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예술 감독으로서 예술제를 진행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의 예술 분야는 어디든 성장해나갈 것이다. 이 행보를 계속해서 지켜보고 축복해 주길 바란다.
 
존 비즐리 :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공연에서 볼 수 있길 바란다.
 
   
▲ 강원문화재단 김성환 이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성환 : 한국의 평창겨울음악제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음악제'처럼 세계적인 음악제로 발전하길 희망하며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이 '음악제'의 관계자분들을 많이 설득하고 있다. 대관령 음악제가 한국을 대표하고 아시아 클래식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
 
[글·사진]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정리] 문화뉴스 권내영 인턴기자 leo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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