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개성 넘치는 레시피와 열정으로 무장한 청년상인들이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전주 남부시장의 '청년몰'과 서울 은평구 대림시장의 '청년셰프몰'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은평구 대림시장의 청년셰프몰 '우마이동' 황성훈 셰프, '이태리총각' 박세진 셰프, 'OK스시' 윤석일 셰프를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 열정 가득한 젊은 셰프와 재래시장의 '운명적' 만남
 
지금은 대림시장 청년셰프몰의 든든한 기둥이 된 이태리총각 박세진 셰프가 대림시장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모 호텔 요리사로 근무하고 있을때 경영난으로 호텔이 문을 닫으면서 방황하던 중 2016년 4월 '장터를 디자인하다'로 청년상인셰프를 모집하는 이화여자대학교 융합디자인연구소의 신문광고를 발견한 것이다.
 
박세진 셰프는 "어려서부터 공부보다는 요리가 즐거웠고 부모님이 주신 대학등록금은 미래의 내 삶에 투자하기 위해 고스란히 모아두기도 했다"며 "20대가 되고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파스타 요리에 심취하게 됐고 현지에서 파스타를 배우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할 수 있는 나만의 비법을 터득하게 됐다. 귀국한 취직한 호텔에서는 꽤 인정을 받았지만 갑자기 직장을 잃게 되면서 방황도 많이 했는데, 청년셰프몰이 운명처럼 내 앞에 나타난 것"이라고 전했다. 
 
박세진 셰프는 망설임 없이 '장터를 디자인하다'에 지원하게 됐고, 그가 가진 '콘텐츠'와 '열정'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전통시장 대학협력사업에 동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박세진 셰프가 은행에 저축해두었던 대학등록금은 '이태리총각'의 런칭 자금을 위해 쓰였다.
 
▶ 청년에게는 꿈, 재래시장에는 활기 '이화여대 전통시장 대학협력사업'
 
'적당히 벌어 아주 잘 살자'는 남다른 각오를 무장한 젊은 청년 황성훈, 박세진, 윤석일의 청년셰프몰이 위치한 곳은 은평구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인 대림시장이다. 은평구 대림시장의 청년상인셰프몰은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후원하고 이화여자대학교 융합디자인연구소가 주관하는 전통시장대학협력사업(연구책임교수 조재경)을 통해 조성됐다. 
 
대림시장 청년셰프몰이 조성된 자리는 과거 어물전 매대로 창고 대신 물건들이 적재돼 있던 곳이다. 2016년도에 시작된 청년셰프몰 조성 사업은 대학생이 주축이 돼 대부분의 활동이 이루어졌는데, 명지전문대 학생들은 멋진 아이디어로 청년셰프몰의 전등을 제작했고, 이화여대 학생들은 우마이동과 이태리총각, OK스시의 로고와 브랜딩을 직접 이끌었다. 
 
또한 학생들은 대림시장에 입점해 있던 기존 상점들 중 20개 상점의 봉투, 현수막 등을 디자인해 시범제작했으며, OK스시의 상점 벽화도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동양화과 학생들이 작품이다. 대림시장 2층에 위치한 고객만족센터에는 시원한 수박 그림을 그려 넣어 방문객들에게 멋진 셀카 배경을 선물했으며, 섬유예술과 학생들의 동참으로 대림시장 내 천장에 상인 캐리커처 파노라마 트랙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전통시장대학협력사업 관계자는 "본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낡고 오래된 것을 버리기 보다는 오랜 역사성을 살리며 혁신하고자 했던 대림시장 상인회(회장 전용균) 및 은평구민들의 역할이 컸다"며 "지난 46년간 대림시장을 지켜온 상인들은 청년셰프몰을 향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청년셰프들이 대림시장에서 새로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것 역시 대림시장 상인들"이라고 전했다. 
 
지난 9월 24일에는 대학생 시장방문의 날 행사를 통해 이화여대 응원단 동아리가 '대림시장 파이팅'을 외쳤다. 뜨거웠던 응원의 목소리가 아직도 남아있는 듯한 활기찬 은평구 대림시장 '청년상인셰프몰'에는 오늘도 우마이동, 이태리총각, OK스시를 찾는 손님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문화뉴스 이우람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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