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10년을 이어온 작품의 저력이 이런 것일까?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8090세대에게 익숙한 영심이와 왕경태를 캐릭터로 세우고 그들이 성인이 된 후 다시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영심이는 성인이 된 후 36세가 됐지만, 변변찮은 직장이 없는 초라한 상황이다. 과거 인기 가수였던 형부의 도움을 받아 조연출로 형부가 기획한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여는데 전기 문제로 콘서트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고, 그 때 전기안전공사 직원인 왕경태와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젊음의 행진'을 매개체로 둘의 고교 시절과 성인 시절이 교차하며 관객들을 추억의 홍수 속으로 빠트려 버린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노골적이란 말을 붙여도 좋을 만큼 두 가지에 집중한다.

'관객을 웃기는 것'과 '관객에게 추억을 되살리는 것'이 그 두 가지로 이 점에서 '젊음의 행진'은 무척 성공적이다.

영심이라는 전국구급 캐릭터와 옛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이 결합한 시너지 효과는 매우 인상적이다. 작품의 톤앤매너가 처음부터 확실하게 '웃기는 작품'을 지향하고 있기에 스토리 전개의 점프를 '젊음의 행진' 무대의 개인기로 때우는 식의 전개도 용서할 수 있다.

엉덩이에 바지 먹는 식의 코미디가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댄스, 모창 능력과 뮤지컬 배우로서의 실력을 겸비한 앙상블 배우들의 땀과 노력이 더해져 주연들만큼 빛나며 작품의 질을 깊게 만들어 웃기기만 하는 작품에 그치지 않게 한다. '이 정도 규모의 작품을 보러 왔으면 그래도 이 정도 그림은 봐야지'라는 마음을 채워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연말 쇼뮤지컬의 역할에 충실하다.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전역산 배우의 압도적인 존재감이다. 콘서트가 아니라 뮤지컬인 만큼 최소한의 스토리 전개는 필요한 법인데 전역산 배우가 연기하는 '상남이'의 존재감이 너무 커서 관객들이 최소한의 전개조차 따라가지 못하고 '상남이'만 쳐다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긴다.

그렇지만, 중장년층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연출과 앞서 말한 넓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추억들, 8090시대를 풍미한 댄스 음악 중심의 시원한 넘버들은 왜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 10주년을 맞아 계속 공연되고 있는지를 증명한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층에 '펌프' 기계를 설치한 제작진의 센스도 대단하다. 2017년 1월 2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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