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디마당에 설치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의 조형물

[문화뉴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디 음악 페스티벌로 자리를 잡은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필자가 한참 인디 음악에 빠졌을 때 몇 년간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페스티벌을 쫓아다닌 몇 년 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몇 개월 전에 공개되는 얼리버드 표가 순식간에 매진될 만큼 크게 성공한 페스티벌이 되어버렸다.

   
▲ 잔디마당의 메인 스테이지

특히 올해는 한국 인디 밴드 위주의 기존 라인업에서 스테이지 수와 기획 공연을 대폭 늘려 정말 페스티벌을 지속해오던 올림픽 공원이 좁아 보일 정도로 거대한 페스티벌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설하고, 올해 필자가 꼭 가야만 했던 이유는 90년대부터 애시드재즈의 시작을 이끌었던 인코그니토와 브랜드 뉴 헤비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까페의 음악과 싸이월드 bgm을 점령했던 디사운드가 같은 날 한 스테이지에서 연속으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 디사운드의 공연 모습
   
▲ 디사운드의 공연 모습

디사운드의 공연시간에 맞춰 올림픽 체조경기장 '클럽 미드나잇' 스테이지로 입장하자 곧 올블랙으로 시크하게 꾸민 시모네가 등장했다. 바로 지난주에 이들의 신보 'Signs'가 발매되어 신곡 위주의 공연을 하는가 싶었는데, 오랜만에 한국에 온 것을 의식한 것인지 한국 팬들이 반가워할 만한 오래된 애청곡들을 쉼 없이 연주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국 관람객 특유의 떼창이 다시 한 번 등장했고 공연 중반부에는 더욱 많은 곡을 들려주고 싶은 생각인지 메들리로 4곡을 연속하여 연주하기도 하였다.

시모네의 보컬은 상큼함과 성숙함이 느껴졌고, 조니의 베이스 또한 특유의 사운드를 들려주어 귀가 마냥 황홀할 뿐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원년멤버 킴의 드럼 사운드 또한 어우러져 역시 셋이 있어야 완벽한 디사운드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로 넘어가며 이번 신보에 있는 노래들을 기존 곡들과 번갈아 가며 연주하였고, Birthday에서는 인코그니토의 싱어 토니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팬들과 더욱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인지 Talkin’ talk를 끝으로 디사운드는 공연을 마무리하였다.

   
▲ 브랜드 뉴 헤비스의 공연 모습
   
▲ 브랜드 뉴 헤비스의 앤드류와 사이먼의 합주

잠시 후 세 팀 중 가장 오랜만에 한국에 방문하는 브랜드 뉴 헤비스가 화려하게 등장했다. 반짝이 재킷을 입은 기타리스트 사이먼과 핫핑크 상의를 입은 베이시스트 앤드류, 중심에 재즈 디바처럼 화려한 옷을 입은 돈 조셉이 무대에 나타나 바로 관객들을 뛰게 만들었다. 그루브하게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을 잠시 상상하였으나 이날 공연했던 3인방 중 가장 신난 공연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브랜드 뉴 헤비스 또한 기존 히트곡들과 올해 초에 발매한 앨범의 수록곡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공연을 하였으며, 마지막은 그들의 첫 앨범 첫 수록곡 Dream come true로 마치 이날 세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 인코그니토의 열창 모습
   
▲ 공연을 마친 후 인사하는 인코그니토 멤버들

마지막은 역시 애시드 재즈라는 장르를 명실공히 세상에 알린 인코그니토였다. 2011년 첫 내한공연 이후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그들은 오랜만에 찾은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였고, 그 마음은 팬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번 공연에는 블루이를 포함한 보컬이 4명이나 되었는데, 그만큼 풍성한 화음과 음량으로 공연장을 꽉 채워주는 느낌이 들었다. 30년 관록의 밴드답게 1분 1초가 허투루 흘러가지 않았던 느낌은 아마 관람객 모두가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Talking loud, Still a friend of mine, Deep water, Colibri 등의 곡을 연주하였지만 말미에 스티비원더의 as를 선곡한 것 또한 색다른 모습이었다. 공연을 마치고 열 명이 넘는 밴드 멤버 모두가 나와 관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며 아쉬움에 가득 물들어 손을 흔들고 이런 황금 라인업을 즐길 수 있었던 행운에 다시 한 번 감사하였다.

   
▲ 스윗소로우의 앵콜 모습
   
▲ 흩날리는 종이꽃과 함께 마무리하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D’Sound Set List
1. French Kissing, Slow Dancing,
2. I can’t get over you
3. Ain’t giving up
4. Enjoy
5. Medley – Saturday night live, boy friend, you don’t wanna know me, Real name
6. Lose control
7. Do I need a reason
8. Birthday (with Incognito)
9. Signs
10. Tattooed on my mind
11. Talkin’ talk
12. Down on the street 
   
 

[글] 아띠에터 효비 artietor@mhns.co.kr

평소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속칭 '일코(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며 살아가지만 스윙댄스와 뮤직 페스티벌, 각종 이벤트와 파티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재미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감성포텐 터지는 여자.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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