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상반기 공연의 취소 이후 팬들이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일본 그룹 퍼퓸의 내한공연이 드디어 성사되었다.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악스코리아에서 '퍼퓸 페스트 2014'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공연은 우리나라가 해외 국가 중 유일하게 퍼퓸의 간택(?)을 받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한국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퍼퓸과 맥시멈 더 호르몬의 요청으로 결정된 이번 콘서트는, 단순히 오프닝 + 본 공연의 구성이 아닌 두 팀이 거의 동일한 분량의 공연을 하는 콜라보레이션 페스티벌이었다. 일본의 대표적인 누 메탈 밴드 '맥시멈 더 호르몬'의 공연이 오후 7시부터 공연장을 부술 듯이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면, 1시간 뒤에 시작되었던 퍼퓸의 공연은 특유의 난도 높은 안무와 조명의 조화로 일본 음악을 자주 접하지 못 했던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2008년 ETPFEST, 2011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때 한국의 메탈&펑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던 '맥시멈 더 호르몬'은 세 번째 내한을 하며 반가움을 전했고, 드러머 나오는 퍼퓸과 함께 하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중간중간 멤버 소개와 공연 소개, 다양한 멘트로 지난 4월의 공연이 취소되어 아쉬웠던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며 공연을 하는 모습이 팬에게 스스럼없이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으로 보여 개인적인 호감도가 오르기도 했다. '마카로니', '초콜릿 디스코', 'Glitter'등의 기존 히트곡과 더불어 최근 발표한 싱글 'Cling Cling’까지 다양한 곡과 안무를 보며 조금씩이들의 음악에 흥미를 가지는 필자의 모습을 보며 함께 갔던 필자의 친구는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일반적인 아이돌이 아니라고 하더니, 보코더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보컬도 그렇지만 그들이 일본에서 왜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 분류되는지 알 것 같았다. 최근 변화가 보이고는 있으나 그들이 추구해오던 음악이 전체적으로 일렉트로닉 뮤직에서 하우스 성향을 강하게 보였기 때문에 유럽 DJ 중에서는 이들의 곡을 믹스할 때 자주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확실히 퍼퓸의 음악이 독특한 한 경계에 서있는 것 만은 분명했다.

강렬한 드럼, 샤우팅, 스캥킹과 슬리밍과 더불어 강렬한 레이저 빔, 번쩍거리는 미러볼,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군무로 이루어진 색다르지만 신 나는, 조화가 되진 않지만 왠지 어울렸던 어색한 듯 어색하지 않은 퍼퓸과 맥시멈 더 호르몬의 컬래버레이션 공연 퍼퓸 페스트!! 2014는 그렇게 아쉬운 막을 내렸다. 두 아티스트 모두 자주 내한하는 아티스트가 아니고 더군다나 이 둘의 합동 공연이라는 점에서 언제 다시 볼지 모를 귀중한 공연이었다.

다음 번 퍼퓸의 내한이 확정된다면 왠지 유튜브를 보며 되지 않는 안무를 흉내 내고 있을 필자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글] 아띠에터 박효비 artieto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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