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지난 주말, 홍대의 가장 번화한 곳 중심지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열리는 '로베르 두아노, 그가 사랑한 순간들'의 전시회를 다녀왔다.

   
▲ 상상마당 앞의 전시회 포스터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와 피카소의 모습을 코믹하게 찍은 '피카소의 빵' 사진으로 유명한 로베르 두아노는 1912년 태어나 1940년대 파리에서 주로 활동하였으며 1994년 작고했다. 

   
▲ 전시회 내부의 작가의 말

이번 전시회는 그의 작고 2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국내 최초의 회고전으로 KT&G 상상마당과 로베르 두아노 재단과의 협업을 거쳐 선정된 작품 8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로 쓰이고 있는 디지털 인화 방식이 아닌 전통 인화방식 '젤라틴 실버프린트' 공정으로 인화되어 그가 당시 찍었던 사진의 빈티지한 느낌을 좀 더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순간의 모습을 주로 포착해왔던 그는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시선으로 다양한 삶을 카메라에 담았으며 이번 전시는 '순수', '사랑', '풍경', '인물'의 주제로 나뉘어 있다. 각 주제에 맞춰 학교에서 아이들의 모습', 사랑하는 연인의 키스하는 모습을 담은 일련의 작품들, 지나가다 툭 찍은 듯하지만 특유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파리의 거리 모습들에 이어 당시 파리에서 활동하던 피카소, 자코메티 등의 예술가들을 찍은 사진은 그가 파리의 예술가들과 폭넓게 조우하고 교류해 왔음을 알려준다.

   
 

장소도 장소거니와 포스터 사진도 연인들의 모습인지라 관람객은 주로 20~30대의 연인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이례적으로 사진 촬영이 허락된 전시회여서인지 관객들은 연신 즐거워하며 작품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사진 촬영은 허가하였지만 플래쉬 사용은 안된다는 점은 유의하여야 한다.-)

   
 

전시회를 보면서 지난 2011년 고양 아람누리 미술관에서 열렸던 장 자크 상페의 '꼬마 니콜라의 아름다운 날들' 전시회에서 보았던 파리의 풍경들이 문득 겹쳐보였다. 사진과 일러스트라는 상반된 장르를 통해 표현하였지만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두 아티스트가 파리와 사람에 대해 품고 있는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 장 자크 상페 - 파리 스케치

날씨 좋은 5월에 시작했던 '로베르 두아노 展'은 8/24일까지 계속된다.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뜨겁고 습기찬 여름날 달콤하면서도 흐뭇한 사진전을 보며 더위를 식혀볼 것을 추천한다. 일반 미술관이 아닌 전시장소의 특성상 평일과 주말에도 9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며, 주말에는 특히 5층에서 젤라틴 실버프린트 공정을 체험할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와 국내 사진 전문가 및 아티스트들이 로베르 두아노의 작품을 해석, 소개하는 '오픈 렉쳐'가 열리고 있으니 사진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KT&G 상상마당 홈페이지에서 스케줄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른 전시와 공연 일정에 밀려 상당히 늦게 관람한 전시였기에 전시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좀 더 일찍 감상하고 추천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당장 이번 주라도 퇴근후에, 혹은 주말에 나들이 삼아서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글] 아띠에터 박효비 artieto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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