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 프로그래머 추천작: '잠 못들게 하는 영화1 - 아기의 방', '나는 변태다', '여죄수 사소리1 - 701호 여죄수 사소리', '어둔 밤', '반도에 살어리랏다', '려행'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10박 11일 일정도 어느덧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58개국 289편(장편 180편·단편 109편)의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상영되었고, 21일 폐막식에서는 경쟁 섹션인 '부천초이스' 장·단편 등 8개 섹션 16개 부문의 시상이 이어졌다. '부천초이스: 장편'에는 '벗어날 수 없는'이 '부천초이스: 단편'에는 '그린', 그리고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단편'에는 '어둔 밤(장편)'과 '진동(단편)'이 각각 작품상을 수상했다.

본지에서는 이번 BIFAN에서 프로그래머들이 추천했던 영화들 중 11편을 이번 영화제에서 관람하였고, 그들의 추천이 과연 옳았는 지에 대한 팩트체크를 해보았다. 석재현, 양미르, 그리고 이민혜 기자가 전하는 BIFAN 프로그래머 추천작 관람 후기는 어떨까?

[BIFAN 결산 ①] 세 기자의 시선, '프로그래머 추천작' 팩트체크: '균열'부터 '항문남녀'까지 에서 이어집니다.

 

잠 못 들게 하는 영화1 - 아기의 방(2006)

- 감독 :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

- 줄거리 : 완벽하게 개조된 오래된 저택에 한 부부가 갓난아이와 함께 이사를 온다. 집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은 불길한 느낌에 아이의 방에 모니터를 설치한 부부는 아이의 요람 곁을 맴도는 누군가가 있음을 확신하는데…

- 감상평 : 2006년 스페인 TV 시리즈 '잠 못 들게 하는 영화' 중 하나인 '아기의 방'은 장르는 분명 공포영화인데, 생소하게 과학이론이 '아기의 방'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끼친다는 게 제법 흥미로웠다. 특히, 심령학 전문가인 '도밍고'가 언급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론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 속을 맴돌았다. 신선함도 있었으나, 이 저주받은 저택의 유래나 극 초반에 등장하는 라디오의 정체 등이 끝끝내 밝혀지지 않은 게 아쉬웠다. 6/10 (석재현 기자)

 

나는 변태다(2016)

- 감독 : 안자이 하지메

- 줄거리 : 어쩌다 비주류 포크 가수가 되었고, 결혼도 하여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의 내면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욕망이 숨어 있다. 그의 성벽을 아는 유일한 여인만이 구원이지만 그것조차도 한때의 일탈일 뿐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붕괴할 위기에 몰리자 그의 변태력이 폭발하기 시작하는데…

- 감상평 : 미우라 준의 원작 '나는 변태다'를 영화화한 '나는 변태다'는 제목부터 자극적이었기에 여기에 많은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로큰롤에 미쳐 있는 한 남자의 갑작스러운 SM 플레이와 극 후반에 난데없이 등장하는 곰은 묘하게 하나로 연결되었고, 영화의 삽입곡인 'Kill Bear'와 'Fuck Me'는 영화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하지만 영화를 본 뒤, 관객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고, 모든 이들을 납득시키기엔 일렀다. 5/10 (석재현 기자)

 

여죄수 사소리1 - 701호 여죄수 사소리(1972)

- 감독 : 이토 순야

- 줄거리 : 배신한 연인을 살해하고 감옥에 들어간 '사소리'는 강간과 린치 등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겪게 된다. 참고 참았지만 결국 '사소리'는 자신을 지옥으로 내몬 남자들을 향한 복수의 길을 택하게 되는데…

- 감상평 : 영화 '킬 빌', '친절한 금자씨', 그리고 올해 큰 인기를 얻었던 영화 '악녀' 등 한이 맺힌 여자의 복수극을 그린 영화들이 있다. '여죄수 사소리1 - 701호'는 무려 45년 전에 개봉했던 영화로 검은 롱코트와 큰 페도라를 쓴 그녀의 복수는 잔혹하고 처절하다. 보면 볼 수록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이 자꾸만 떠오르는데 그가 오마쥬를 바쳐 '킬 빌'을 탄생시켰다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부분이다. 7/10 (이민혜 기자)

 

어둔 밤(2017)

- 감독 : 심찬양

- 줄거리 : 영화감상 동아리 '리그 오브 쉐도우' 멤버들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만들기로 한다. 이름하여 '어둔 밤', 그러니까 'Dark Night'! 꿈만은 원대한 할리우드 키드들의 영화를 향한 포복절도할 고군분투기.

- 감상평 : 할리우드의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과 그의 작품 '다크 나이트'와 '인터스텔라' 때문에 탄생하게 된 '어둔 밤'. 총 3부작으로 나뉘는 이 영화에서 주목할 부분은 '다크 나이트' 패러디물이 나오는 3부가 아닌 메이킹 필름 격으로 담아낸 1, 2부인데,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인물 간의 사건과 갈등들이 우리가 흔히 하는 고민과 너무나도 같아 '웃프다'는 감정이 느껴졌다. 지난 2014년에 개봉해 신선함을 안겨다 준 '족구왕'이 떠올랐다. 8/10 (석재현 기자)

 

반도에 살어리랏다(2017)

- 감독 : 이용선

- 줄거리 : 아무도 써주지 않는 중년의 배우 '오준구'. 드라마 오디션과 '정교수' 제안의 행운이 동시에 찾아오지만, 정의와 현실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는데…

- 감상평 : 이용선 감독의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제목부터 '헬조선'과 '청산에 살어리랏다'의 합성어다. 대학교 시간강사로 일하던 배우 '오준구'에게 오디션과 정교수의 자리가 동시에 찾아오지만, 꼬여버렸다. 40대 후반에 가정을 이끌어가야 할 지, 자신의 꿈을 이룰 것인가는 고민은 '한국의 아저씨'가 충분히 할 이야기였다. 하지만 후반부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오준구'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리듬을 파괴하는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6/10 (양미르 기자)

 

려행(2016)

- 감독 : 임흥순

- 줄거리 : 가깝지만 갈 수 없는 곳. 북한을 탈출해 이곳 서울에 도착하기까지 탈북 여성들의 과거와 현재의 여정을 픽션과 다큐멘터리, 판타지가 뒤섞인 독특한 형식으로 그린 시적 다큐멘터리.

- 감상평 : 새터민(혹은 탈북자) 여성들은 지난 10여 년간 주목받아왔고,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그들이 메인으로 출연하고 있어 그들을 향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 속의 일원으로 숨 막히게 살아가는 새터민 여성 10명의 처절한 퍼포먼스로 당시 상황을 먹먹하게 전달하려 했다는 게 인상적이었으나, 그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려행' 이외에도 숱하게 다뤄지고 있기에 특별히 새롭지 않았다. 5/10 (석재현 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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