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해주'(조윤희)는 불륜 행위를 한 남편 '봉완'(권해효)에게 '섹스중독자, 위선자, 악마'라는 문자를 보낸다. 출판사 사장인 '봉완'은 자신의 출판사 직원인 '창숙'(김새벽)과 바람을 피운 상황이었고, 제삼자인 '아름'(김민희)이 새롭게 출판사에 들어오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영화를 본 후 받아들이는 것은 관객의 몫"이라고 말한 홍상수 감독의 말이 아른거린다. '그 후' 역시 그렇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이야기를 극화한 느낌이 들 정도의 상황이 펼쳐진다. "뻔뻔한 사람", "비겁한 사람", "오해예요"라는 대사는 4명의 주인공이 언급하는 것 중 극히 일부분이다. 언론 시사회에서도 이런 상황이 나올 때, 객석에서는 실소 혹은 조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 후'는 최근 홍상수 감독이 연출한 영화 중 가장 친절한 내용 전개를 보인다. 물론 '자유의 언덕'처럼 시간을 왜곡하는 편집도 있지만, 크게 작품을 감상하는 데 지장이 있는 수준은 아니다. 묘한 것은 '찌질한 남자'들을 따라간 홍상수 감독의 연출 방향이 '자신의 믿음'을 이어가려는 여성을 따라간 것으로 바뀐 점이다. 그래서일까? 택시를 타면서 밤눈이 내리는 장면을 살펴보는 김민희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한편, 자신의 영화에 대한 해석에 '정해진 답'은 없다고 말한 홍상수 감독은 작품의 제목인 '그 후'의 뜻도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작품의 말미에 나오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책에서 따왔을 수도, 홍상수 감독의 개인적 상황 이후일 수도, '봉완'과 '해주'의 불륜 이후일수도, '아름'이 처음 출근한 이후일수도 있다. 7.5/10

 

* 영화 리뷰
- 제목 : 그 후 (The Day After, 2017)
- 개봉일 : 2017. 7. 6.
- 제작국 : 한국
- 장르 : 드라마
- 감독 : 홍상수
- 출연 : 권해효, 김민희, 조윤희, 김새벽, 기주봉 등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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