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엘르' 포스터와 티켓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로보캅', '토탈 리콜', '원초적 본능', '스타쉽 트루퍼스', '할로우 맨' 등 폴 버호벤 감독이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를 떠올리면 나오는 잔상은 무수한 폭력 장면과 섹스 장면, 그리고 그러한 장면을 이용한 '사회 풍자'일 것이다. 노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폴 버호벤 감독은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가 있는 '엘르'로 멋있게 귀환했다.

'엘르'는 앞서 언급한 모든 공통점을 기본으로 둔 가운데, '미셸'이라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미셸'은 이른바 고전 소설에 나오는 '평면적 인물'이 아닌 '입체적 인물'이면서, '주체적 인물'이다. 작품을 풀어가면서 '미셸'과 그 주변 인물에겐 다양한 이야기와 '상상'이 등장한다. 마치 '토탈 리콜'에서 꿈과 현실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한데, 카메라는 '미셸'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일정한 거리를 둔다. 하지만 '미셸'의 상태가 어디이든 간에, '미셸'은 '주체적 인물'로 어떠한 행동이나 행위를 진행한다.

'미셸'의 첫 장면이 이를 대변하는데, 첫 장면부터 강간인지, 본인이 원해서 하는 섹스인지 모를 상황이 등장한다. 충격적인 상황을 겪음에도 피해자처럼 행동하지 않는 '미셸'의 모습과 그 포지션이 전복되며, 태세를 전환하는 '미셸'의 강인함과 냉소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간다. 그런데도 '미셸'은 중후반 장면에서 의존적이면서 명민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이 점은 이자벨 위페르가 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비롯한 주요 시상식에 초대를 받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된다.

한편, 마지막 장면에서 '미셸'의 아들은 '전환 가능한'이라는 의미가 있는 '컨버터블'(Convertible)을 타고 '미셸'의 집으로 오게 된다. 그 많은 차 중에 왜 '컨버터블'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8/10

 

* 영화 리뷰
- 제목 : 엘르 (Elle, 2016)
- 개봉일 : 2017. 6. 15.
- 제작국 : 프랑스, 독일, 벨기에
- 장르 : 드라마, 스릴러
- 감독 : 폴 버호벤
- 출연 : 이자벨 위페르, 로랑 라피트, 앤 콘시니, 샤를스 베르링, 버지니아 에피라 등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 [아이맥스 원정대] '미이라' in 수원 IMAX (명당 후기) ⓒ 시네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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