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가 없어 더 아름다운 축제,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코리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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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UMF가 끝나자마자 2015년 UFM를 기대했던 것 같다.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내년에는 누구와 함께해야 할지, 그리고 내년에는 UMF 주최 측이 어떤 라인업을 선보일지… UMF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임에도 그 흥이 가라앉지를 않았다.

   
 

한낮의 햇빛, 뜨거움, 그리고 EDM, 이들의 조화 UMF 

그리고 2015년 6월 12일!! UMF Korea가 시작되었다. UMF의 매력을 떠올렸을 때 유명한 DJ, EDM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 등이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햇빛 아래서 잔뜩 땀을 흘리며 즐기는 EDM이 가장 매력적이다. 그래서 올해에도 역시 이른 시간부터 UMF를 찾았다. 한밤의 열기와는 분명 다르지만 낮 시간의 UMF에는 햇빛과 정말 잘 어울렸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EDM을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땀을 흘리며 뜨거운 햇볕 아래 잔디밭에서 즐기는 EDM은 언제 만나도 매력적이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잔디를 느끼며 EDM에 몸을 내 맡기고 싶은 기분이다. 만약 '한낮의 뜨거움을 피하고 싶다. 조금은 클럽 같은 분위기를 원한다'면 언더그라운드 스테이지를 찾으면 된다. UMF는 햇빛과 함께 즐기는 EDM의 매력을 선사하는 동시에, 그것을 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기회를 준다.

올해의 신선한 등장, 매직비치 스테이지

2014년 UMF에서 가장 아쉬웠던 스테이지는 바로 Mega Outdoor Stage. 참 신선하고 즐거운 DJ들이 무대를 꾸몄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관객이 적었다. 그래서 매우 아쉬웠었다. 그런데 그 장소에 해변이 나타났다. 진짜 모래를 깔아놓은 Magic Beach Stage!! 다른 Stage에 비해 무대 규모는 작았으나 더운 햇빛 아래서 모래를 밟고 즐기는 EDM은 정말 또 다른 경험이었다. 신발을 벗지 않고 즐기는 관객들이 이상해 보일 정도로 이 장소는 즐거운 곳이었다. 고운 모래를 느끼며, 햇빛을 받으니 정말 해변의 느낌이 있는 무대였다. 2014년 Mega Outdoor Stage의 아쉬움을 기억할 수도 없게끔 Magic Beach Stage는 작은 규모의 무대에 많은 관객이 함께한 무대였다.

   
 

그 무엇도 우리의 흥을 막을 수 없다

2015년 UMF는 장애 요인이 많았다. 메르스, 그리고 갑작스러운 DJ들의 공연취소. 그러나 UMF는 여전히 흥겨웠고, 사람들은 여전히 흥에 취해 있었다. 금요일, 토요일 딱 이틀만 이들에게 흥이 허락되고, 즐거움이 허락된 것처럼 관객들은 온 힘을 다해 UMF를 즐기고 있었다. 올해는 UMF를 관망하기보다는 관객들 속에서 함께 UMF를 즐겼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과 눈을 맞추고, 소리를 지르며 UMF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오지 않은 DJ에 대한 미련보다는 그 자리를 채워준 DJ에 대한 반가움, 그리고 UMF라는 축제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온 마음과 몸으로 즐기고 있었다.

이 거대한 파티장, 그리고 경계가 없는 이곳

사실 이번 UMF는 조금 특별한 친구와 함께했다. 휠체어를 탄 친구와 함께하였다. 이 친구는 조금은 유명인사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유명 클럽을 방문했던 친구이고, 그 클럽에서 어찌나 신나게 놀았던지 그 덕분에 꽤 유명해진 친구이다. 우선 일행보다 일찍 UMF에 도착한 나는 휠체어를 탄 외국인을 보았다. 친구가 오면 반드시 이야기해 주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일행이 도착하고 UMF를 즐기기 시작하며, UMF에서 신세계를 접했다.

   
 

UMF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은 친구의 휠체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길을 참 잘도 비켜주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용히 길을 터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조금 더 적극적인 한국 친구들은 적극적으로 자리를 마련해주고, 친구와 함께 춤을 췄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아주 적극적으로 친구에게 자리를 마련해주었고, 함께 사진을 찍고, 멋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친구는 주목받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친구를 주목한 시선은 친구에 대한 동정도, 낯선 시선도 아니었다.

UMF에 온 사람들은 친구와 함께 미소 지었고, 함께 음악을 즐겼고, 함께 춤을 추었다. 휠체어를 타고 온 외국인과도 함께 사진을 찍었고, 우리 일행과 그 외국인 일행은 함께 춤을 추었다. 그냥 모두가 하나였다. 단지 UMF가 국적을 벗어난 EDM 축제라고만 생각했었던 필자에게 이러한 장면들은 꽤 인상 깊었다. UMF는 그냥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함께하는 축제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 즐기는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시민의식이 성장했음을 몸소 느꼈다.

심지어 UMF 둘째 날은 친구 혼자 갔다. 그리고 친구가 보내준 UMF 둘째 날의 동영상은 정말 재미있었다. 한국 친구들이 친구를 둘러싸고 원을 만들어 빙빙 돌며 친구와 함께 춤을 추고, 친구에게 멋지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친구는 잠시나마 그 원안에서 주인공이 되었다. UMF 내내 그 친구는 주인공이었다. 물론 UMF를 즐기는 나도 주인공이었다.

   
 

친구를 반겨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UMF를 즐기러 온 모두가 주인공임을 여실히 깨달았다. UMF는 그 어떤 경계도 없는 곳이었다. 이 거대한 파티장은 남녀노소와 국적은 물론, 장애에도 경계가 없었다. 그 어떤 경계도 없는 UMF는 정말 관객 모두가 주인공인 신이 나는 장소였다.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이 어떠한 경계도 없이 더 즐겁게 흥을 폭발시키는 파티장이 되기를 바라본다.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해랑 rang@mhns.co.kr 대중문화칼럼 팀블로그 '제로'의 필자. 서울대에서 소비자정보유통을 연구하고 현재 '운종을 좋아하는 연기자 지망생의 여의도 입성기'를 새로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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