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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스테이지

지난 5월 23일, 24일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환경 캠페인 뮤직 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5'가 막을 내렸다. 서울 도심에서 하는 최고의 뮤직 페스티벌답게 엄청난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기 위해 찾아왔다. 공연장은 메인스테이지 두 곳, 미니 스테이지 두 곳으로 나뉘어 있어서 관객들의 취향대로 골라볼 수 있도록 설치했다. 올해는 먼 곳에 떨어져 있어서 접근이 쉽지 않았던 WIND 스테이지가 넓고 전망 좋고 훨씬 가까운 곳으로 이전되었다.

   
▲ 미니스테이지
   
▲ 하우스 룰즈

첫날 인상 깊었던 팀은 하우스 룰즈였다. '그린플러그드 2013' 참여했던 적이 있었던 팀이었고 무대구성이 독특했다. 색소폰, DJ, 보컬, 댄서들이 무대를 장식하면서 일렉트로닉 곡을 연주했다. 일렉트로닉 비트에 몸이 절로 움직이면서 처음 보는 색다른 무대 구성이 눈길이 갔다. 비주얼만 봐서 일본인인 줄 알고 있었지만, 순수 한국인 팀이었다.

   
▲ 딕펑스

딕펑스는 슈퍼스타K4 준우승을 한 팀답게 많은 인기가 느껴졌다. 공연이 시작되자 어느 팀들보다 가득 찬 무대에 보컬은 자리를 가득 채워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기도 했다. 로큰롤 리듬에 신나는 느낌이 좋은 팀이고, 뜨거운 햇살이 점점 가라앉는 시간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이 돗자리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뛰어놀기 시작했다.

   
▲ 트랜스픽션 해랑

이어지는 트랜스픽션의 무대는 올해로 15년이 된 경력의 관록을 보였다. 특별히 보컬 해랑 본인이 직접 제작한 의상과 아수라백작 분장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15년 동안 자신들이 직접 코디, 메이크업했다고 한다. 역시나 데뷔 초부터 인기가 많았던 '내게 돌아와'를 불렀을 때 관객들의 떼창이 나왔고 모두 이 순간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YB와 다이나믹 듀오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깊이 고민했다. 페스티벌의 아쉬운 점은 좋아하는 뮤지션이 헤드라이너가 동 시간대로 갈라지면 '어느 쪽으로 선택을 해야 할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한다. 그나마 YB는 예전 록 페스티벌에서 많이 봤었기에 다이나믹 듀오를 보기로 선택하고 Moon/Sky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 다이나믹듀오

다이나믹 듀오는 CB MASS 시절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힙합뮤지션 최자, 개코였다. CB MASS 해체 후 다이나믹 듀오로 팀을 결성하고 나서부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음반이 성공적으로 인기를 얻어 '아메바컬쳐'라는 자신들의 회사를 만들어 활동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특히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뱀', '죽일 놈', 'ring my bell', 'go back' 등을 불렀다. 공연 중간에 최자는 "오늘 여성 관객분들 정말 예쁘시다"며 말했다. 이에 관객들은 최자와 공개 열애 중인 그룹 f(x)(에프엑스) 멤버 설리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최자는 관객들의 장난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코는 "관객들이 이렇게 한목소리로 남의 여자친구 이름을 부르기도 힘들다"며 관객들의 장난에 호응하기도 했다. 노래를 시작하려고 할 때 "남자랑 여자랑 파트를 나눠서 따라 불러달라"는 말을 "남자랑 설리랑 나눠서"라고 고의로 장난을 친 뒤 "말실수였다"고 수습하면서 관객들에게 개그를 선보였다.

그린 플러그드 첫날의 날씨는 너무나 좋았고 Sun/Earth 무대에 있던 관객들은 뛰어놀기 좋은 뮤지션들이 많아 스탠딩 존이 가득 찼다. 반면에 Moon/Sky 무대에 있던 관객들은 돗자리를 펴놓고 가족, 친구, 연인 단위로 편안하게 피크닉을 즐기는 관객들이 많아서 각 무대의 라인업을 잘 배치해둔 것이 이번 페스티벌의 장점이었다.

둘째 날 역시 햇볕이 강한 날씨였다. 페스티벌에서 비가 안 온다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페스티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연 관계자, 뮤지션, 관객에게는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날씨이기도 하다.

Moon/Sky 무대에서 주로 공연을 즐겼다. 아쉽게도 원모어찬스 멤버 박원이 운동 중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정밀검사를 받고 수술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급작스럽게 매드 클라운이 대신해서 무대를 꾸몄다. 갑작스러운 라인업 변경 때문에 공연시간이 30분 정도 밀려지기도 했다.

   
▲ 노을

감성적인 목소리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줄 노을이 나왔을 때는 저녁 7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이었다. 때마침 무대 뒤쪽으로 노을 지는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기에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이 사진을 열심히 찍기도 했다. 예능에서 맹활약했던 강균성을 비롯해 다른 멤버들도 성대모사, 모창 등의 개인기가 펼쳐졌다. 예능프로그램에서 강균성만 유독 많이 출연하는 거로 봐서 그중에 가장 잘하는 멤버를 밀어주는 것처럼 보였다. 다들 열심히 개인기를 펼쳐져 독특하게도 발라드 팀치고는 관객을 가장 많이 웃겨준 팀이었다.

   
▲ 사진찍는 에피톤 프로젝트

에피톤 프로젝트는 긴 시간 동안 관객들을 고요한 음악 물결에 빠져들게 하였다. 해가 지고 어둑한 밤이 되었을 때 무대 뒤쪽 스크린에서 나오는 홀로그램 영상들이 더욱 잘 어울렸다. 파스텔 뮤직 소속 뮤지션답게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음악들을 들려줬다. 파스텔 뮤직 소속으로 한희정, 짙은, 캐스커, 루시아, 참깨와 솜사탕, 트램폴린 같은 비슷한 느낌의 뮤지션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올해 그린플러그드에서는 에피톤 프로젝트, 캐스커, 참깨와 솜사탕, 루시아가 초대를 받았다. 공연이 마무리될 쯤 관객들과 이 순간을 남기고 싶다며 무대에서 셀카를 찍는 모습이 일반인들과 별 다를 게 없어 보이는 뮤지션의 모습이었다.

   
▲ MFBTY(Tiger JK & 윤미래)

마지막은 MFBTY의 무대로 마무리되었다. 헤드라이너 공연이 동 시간대에 같이 시작되기로 예정되었지만, Moon/Sky 공연장 시간이 밀려 Sun/Earth 공연장에 국카스텐 공연 중반쯤에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Tiger JK와 Bizzy만 나와서 무대를 달궈놓았고 중반쯤에 윤미래가 나와서 폭발적인 관객들의 반응이 일어났다. 유독 윤미래에게 엄청난 호응을 보인 것에 질투가 났던 Tiger JK가 윤미래에게 장난을 치기 시작했고 "집에 가서 보자"고 하면서 재밌는 부부싸움이 연출되기도 했다. 뒤에서 DJ를 하던 분도 Tiger JK의 사촌 동생이라고 하니 MFBTY는 가족적인 힙합그룹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MFBTY의 음악뿐만 아니라 드렁큰 타이거 앨범 수록곡인 '엄지손가락', 'Good life' 등을 들려주기도 했다. 전일 다이나믹 듀오에 연이어 힙합 리듬이 끊기지 않는 주말 밤이었다.

   
▲ 노을지는 무대

이번 '그린플러그드 2015'가 무사히 끝나고 아쉬웠던 점은 귀가행 버스였다. 합정역으로 가는 셔틀버스 32대를 준비시켰지만 쉽게 빠져나가기가 어려웠고 매번 문제가 되었던 당산역으로 가는 시외버스들도 정차하는 정류장이 계속 바뀌는 바람에 거리상으로 짧은 거리를 오래 기다려가면서 관객들이 불편함을 느꼈다. 물론 페스티벌이 끝나고 2일 후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긴 했지만 매년 하는 페스티벌로서 교통 문제도 미리 준비해서 불편함 없이 관객들이 즐겁게 놀다가 갈 수 있는 서울 도심페스티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스컬 (백창훈·인디문화오거나이저) mibg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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