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블랙의 밴드 티네이셔스 디 내한공연

[문화뉴스] 드디어 그날이 다가왔다.

지구상 가장 섹시한 밴드라 자처하는 '티네이셔스 디'의 내한공연이 시작됐다.

1994년부터 할리우드 명품 배우 잭 블랙과 기타리스트 카일 가스가 만나 활동하는 록밴드 '티네이셔스 디'는 각종 록 페스티벌과 무대를 통해 인지도를 쌓았으며 2012년 3번째 앨범 'Rize of the Fenix'는 빌보드 200선 4위, 영국 앨범 순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평소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을 좋아하던 터라 영화를 즐겨 찾아보곤 했다. 그 중에 군대 휴가를 나와서 우연하게 보게 된 '티네이셔스 디 - 운명의 피크'라는 잊을 수 없는 로큰롤 영화로 기억을 남겨줘서 OST를 구매하여 자대에서 자주 들었었다.

잭 블랙과 카일가스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밴드가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로서 록스타로 만들어준다는 운명의 기타피크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전에도 미국식 개그와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단번에 매료될 영화다. 잭 블랙 팬이라면 그가 어떤 계기로 록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알 수 있다.

▲ 영화 '티네이셔스 디 - 운명의 피크'

양일 공연에서 5일 저녁 오프닝 게스트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6일은 10cm 를 초대했다. 올해 국내 최초로 영국 글래스톤 베리 록 페스티벌에서 초청받고 그 외 해외 뮤직 페스티벌에 초대받은 후 홍대 인디신의 월드스타가 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와 3집 앨범으로 대중들의 인기몰이를 하는 10cm는 요즘 핫한 밴드들이라서 오프닝 공연으로 열기를 달궈놓을 만했다.

   
 

로큰롤 음악은 스탠딩으로 뛰어가며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관객들이 많아서인지 좌석은 상당히 비어있었고 홍대 록 클럽처럼 스탠딩석에 옹기종기 모여 잭 블랙과 카일가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티네이셔스 디의 공연은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았다.

공연 내내 카일 가스와 잭 블랙의 농담이 이어졌고, 곡을 마칠 때마다 매니저에게 마사지를 받고 손 안 대고 물을 마시는 퍼포먼스는 코미디 배우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2집 수록곡 'beelzeboss' 라는 곡을 할 때는 기타 세션 연주자가 직접 악마 목소리를 재현하여 영화에서 보여줬던 감동을 전달해 팬들을 만족하게 했다. 그 외에도 카일 가스가 리코더를 연주하기도 하고 (코믹한 퍼포먼스인 줄 알았으나 엄청난 리코더 연주였다.) 잭 블랙이 장난감 색소폰 퍼포먼스로 공연 내내 팬들의 웃음을 끊이지 않게 만들었다.

'티네이셔스 디' 공연의 백미는 다양하게 변하는 표정이었다. 슬픔, 폭소, 절망, 기쁨 등 다양한 감정들의 표정변화를 음악과 함께 보여주는 것은 이때까지 봤던 록 밴드 뮤지션 중에서는 최고라고 단언한다. 감정들이 그대로 전해져서 한 편의 영화 같은 공연이라는 느낌을 받은 팬들이 많았을 것이다.

▲ '티네이셔스 디' 내한 공연 - tribute 

'티네이셔스 디'를 같은 시기에 알게 되었던 친동생과 이 공연을 즐겼다. 어린 시절 잭 블랙 음악과 영화를 보면서 서로 얘기 나누고 즐겼었던 추억이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살면서 잭 블랙을 코앞에서 다시 볼 일이 생길까?"라는 말 속에는 이번 내한 공연이 마지막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영화 '쿵푸 팬더'의 성우로 연기했던 터라 마치 그 뱃살이 연상될 정도로 푸근한 뱃살과 후줄근한 티셔츠 차림의 동네 아저씨 포스가 풍기는 그들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록스타로서 허세를 부리기보다는 무대에서도 신 난 아이들처럼 즐기려는 모습을 보여줬고 무대 밖에서도 그 모습이 거짓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리코더를 연주하는 카일 가스

공연 전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게 피라미드 사진을 제안하여 찍은 것을 보면 유쾌하게 내한을 즐기는 것이 느껴진다. 록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진짜 록 음악은 이런 것이라는 걸 느낄 것이다. 가식이나 거짓들에 가운뎃손가락을 척 올리고 내 멋대로 놀고 말 것이라 세상에 고하는 것이 바로 '티네이셔스 디' 음악이 전해주는 메시지라고 마음속으로 와 닿았다. @문화뉴스 아띠에터 스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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