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나몰라패밀리 핫쇼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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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웃자!'

끝나고 나면 내가 무엇을 봤는지 기억이 남지 않을 정도로 웃다가 나온 공연 '나몰라패밀리 핫쇼 시즌2'는 공연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웃음을 자극한 공연이다.

   
▲ 나몰라패밀리(왼쪽부터 고장환 김경욱 김태환)

요즘 개그프로그램을 볼 때 드라마, CF를 안 본 사람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연령층이 높으신 분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따라 웃기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공연은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와서 웃다 즐길 수 있도록 원초적인 개그를 주로 선보였다.

   
 

과거 나몰라패밀리는 김경욱, 김태환, 김재우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인기코너였다. 코너가 대박이 나고 힙합 음악을 토대로 한 개그라서 가수로도 데뷔했다. 그 당시 음원 차트 1위와 지상파 음악 방송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대중들에게 나몰라패밀리를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06년 4월부터는 김재우의 입대로 새로운 멤버 고장환이 들어와서 팀을 결성하고 대학로에서 꾸준하게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2012년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공연 '핫쇼'는 전국 900회 이상 관객 15만 명이 관람했다. '인터파크' 평점 9.8, 재관람률 1위, '전석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이에 '핫쇼 시즌1'의 경험을 토대로 독특한 아이디어를 창작하여 한층 업그레이드한 나몰라패밀리의 '핫쇼 시즌2'가 열렸다.

사실 공연장에는 2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이미 공연이 시작되어 5분 후에 입장해야 한다고 안내를 받았다. 첫 시작 부분을 놓쳐서 아쉬운 마음에 입장 안내를 받고 재빨리 들어가려는데 자리를 찾지 못할 정도의 암전과 함께 플래시 라이트가 늦게 도착한 관객들을 비추기 시작했다.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왜 늦었느냐고 놀리면서 가까이 다가와 맞이하는 나몰라패밀리가 있었다.

   
▲ 공연장에 있는 화장실 휴지

입장부터가 깜짝 이벤트라서 오히려 늦게 도착하길 잘한 듯한 기분도 들었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관객들에게 준비사항을 알려줬다. 대학로 공연을 많이 다녀봤지만, 대부분은 휴대전화를 꺼놓은 주의사항을 강조했었다. 이 공연은 찍고 싶은 대로 마음껏 찍고 동영상 촬영도 하시라고 해서 독특했다. 공연 중 화장실을 다녀오고 싶은 분들에게 무대 위에 걸려있는 휴지를 가리키며 화장실에 휴지가 없으니 사용하셔야 할 거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는 무대매너를 보여주기도 했다.

공연은 'SBS 웃찾사'에서 보여줬던 개그코너, 만담, 마임, 춤, 노래 등으로 구성됐다. 개그코너는 방송에서 보여주기 힘들었던 수위의 개그를 선보여서 공연장에서 보는 관객들에게 좀 더 특별한 코너로 느껴졌다. 지난 시즌1 공연에서는 폴댄스에 도전해 많은 관심을 얻었었고 이번에는 밸리댄스를 선보였다. 공연할 때마다 개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는데 최근 영천구청장배 전통무용대회 밸리댄스 부문에서 5위를 할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한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대충 흘러가는 대로 예전에 했던 모습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는 그들이 보였다.

그 외에도 1세대 개가수(개그맨+가수)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다양한 앨범 수록곡들을 들려줬다. 최근 토토가의 열풍에 힘입어 90년대 인기 남성그룹 R.ef 느낌이 물씬 풍기는 댄스곡 '니가 오는 밤'이라는 앨범도 발매했다. 생각보다 히트곡도 많았고 앨범도 꾸준히 나온 점이 개그 그룹 컬투와 비슷한 면모가 보였다. 공연 중간 쉬어가는 타이밍에 컬투 멤버 정찬우가 스크린에 나오기도 할 정도로 그들 역시도 컬투쇼에서 많은 귀감을 얻고 '제2의 컬투쇼'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SBS 웃찾사 시절에 나몰라패밀리를 처음 만들어준 사람이 바로 컬투라고 하니 아버지 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몰라패밀리 뿐만 아니라 제4의 멤버 신인개그맨 양진범도 공연 중간 중간마다 개그코너 중 강아지 역할, 백댄서 등등 감초 같은 재미를 선보였다. 신인으로서 땀을 엄청나게 흘리면서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에는 관객들을 일으켜 세우고 다 함께 미쳐서 뛰어노는 시간이었다. 워낙 신나는 음악을 많이 했던 그룹이라 관객 호응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모습이 능숙해 보였고 호응하는 관객들도 쿵 짝이 맞아 열심히 놀기 시작했다. 연극의 3요소가 희곡, 배우, 관객이듯이 개그 공연 역시도 마찬가지다. 의심 없이 개그를 받아들이고 웃길 때는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가식 없이 웃을 수 있는 관객들이 있기에 나몰라패밀리의 공연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공연을 끝마치고도 지친 내색 없이 관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에서 정말 공연을 사랑하고 찾아와준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스타와 관객끼리 사진촬영시간

험한 뉴스들이 난무하고 지친 업무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하루에 한 번이라도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에게 그것을 그대로 두지 말고 풀어낼 무언가를 찾아다니면서 열심히 놀아야 한다고 권해주고 싶다. 다양한 방법이 있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가까운 대학로에서 머리에 든 잡생각을 싹 비우고 마음껏 웃을 수 있는 '나몰라패밀리 핫쇼2'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문화뉴스 아띠에터 스컬(백창훈) mibg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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