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영국 총리가 집권하던 1984년, 1년 내로 20개 이상 탄광을 폐쇄하고 2만 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석탄 산업 합리화 계획'은 영국 내 광부들이 파업하는 불씨가 되었다. 때마침, 마가렛 대처는 'Section 28' 조치를 발표하며 성 소수자들 탄압에 앞장서며 "동성애는 에이즈를 유발한다"는 문구를 내걸었다.

공교롭게도 정부와 대척점에 서게 된 광부들과 성 소수자들이 서로 연대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가 바로 '런던 프라이드'다. 서로 접점이라곤 정부에 대항한다는 것 이외에 하나도 겹치는 것이 없는 두 집단이 서로를 향한 벽을 허물고 손잡으며 나란히 행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서로를 향한 얼어붙은 어색함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인간 대 인간으로 살갗을 맞대어 존중하고 인정하게 되었다.

실화 바탕이기에 광부들의 1년여간의 투쟁은 결국 대처 정부의 뜻을 꺾는 데 실패한 모습을 담아냈으나, 승산 없는 전쟁에서 뜻밖의 지원군을 만나 아름다운 연대를 만들어냈다는 데 큰 의의를 둬야겠다. 또한, 커밍아웃하지 못한 채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던 '조'의 성장기도 담겨 있어, 이 또한 '런던 프라이드'에서 주요 깊게 볼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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