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고질병인 것인가? 사무치는 외로움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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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로 인해 늦게까지 피겨와 프라 모델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반면 일상생활은 정상적으로 유지해 가야 하는 이유로 매일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피곤해 눈이 감기는 와중에도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다거나 프라 모델을 맞추고 있다 보면 3~4시간이 훌쩍 지나있는 경우가 많다. 2년 전쯤 10년 가까운 자취 생활로 인해 외로움이 많아지고 보지도 않는 텔레비전을 항상 켜두고 피곤하지만 잠을 자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 오래도록 지속하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이 큰 행복이었고 치료제였는데, 요즘 습관처럼 다시 그러한 행동을 하고 있다.

   
▲ 늦은 새벽. 나만의 작은 작업실에서 조선공이 되어본다.

서울로 오면서 자취생활을 시작한 주변의 많은 지인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외로움으로 인해 찾아오는 비슷한 생활습관들. 이런 생활습관이 오래도록 지속하고 깊어지면 우울증에 걸리기에 십상이다. 부인이 임신으로 잠이 많아져 일찍 잠들고 나면 집안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든다.

텔레비전은 재미없는 영상을 계속 내보낼 뿐이고 조용히 있어야 하니 음악을 크게 듣기도 그렇고 나는 결국 나만의 조그마한 작업공간이 차려진 방으로 가기 마련이다. 적당히 무언가를 하려면 집중도 되지 않고 잡다한 생각이 오히려 많아진다. 얼마 전 일본에 출장을 다녀오면서 구매한 프라 모델이 하나 있었다. 당연히 평소 즐겨보는 원피스에 나오는 배였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프라 모델은 내부 모습이 생략되고 겉모습을 재현한 정도로 완성하고 나면 그럴싸한 모양은 갖추고 있지만 조립하는 과정이나 시간을 보면 가벼운 느낌의 취미생활 정도이다. 평소 건담 프라 모델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의 작품 사진을 보며 나는 저렇게까지는 못하겠지만 무언가를 할 수는 있겠다 싶은 마음에 요번 배를 만들면서 하나의 목표를 갖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이 배 역시 내부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의 공간이며 배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기에 그것을 재현해 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루고 미루다 상자를 열었다. 모험을 떠나려는 자의 두려움이나 막막함이 이런 기분일까. 이렇다 할 도구도 갖고 있지 않은 나는 커터칼 하나를 달랑 집어 든 채로 긴 여정에 발을 디뎠다. 무식함이 용감함이라고 했던가, 얇은 플라스틱판이지만 잘라 내고 깎아내는 작업은 굉장히 힘들었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

다음날은 사무실에 있던 전동 드릴을 빌려와 구멍을 뚫고 다시 자르고 사포질을 하느라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었다. 당연히 시간은 참으로 잘 가더라. 한번 시작하면 2~3시간씩 훌쩍 지나가는 것이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같았다. 내가 심각하게 오타쿠는 아니지만, 이왕 하는 거 잘했다 잘한다 소리는 듣고 싶더라.

   
▲ 원피스에 등장하는 루피해적단의 첫번째 해적선. 고잉메리호.

요즘 한창 피겨에 빠져있다가 보니 좀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가 밀려온다. 다양한 장비와 채색도구 및 물감 등을 비롯하여 노하우까지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래도 뒤늦게나마 즐겁게 즐기고 있는 모습이 뿌듯하다. #문화뉴스 아띠에터 김당당(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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