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창립식 후 참석한 연극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공연예술인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예술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는 사회를 만들겠다."

 
27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좋은공연안내센터 다목적홀에서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창립식이 열렸다. 공연예술인노조는 창립식 직전 열린 창립총회를 통해 이종승 창작집단 다남길 대표를 초대위원장으로, 조재현 노래극단 희망새 대표와 오민애 배우를 공동 부위원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창립식은 축하공연과 각계인사의 연대와 지지 선언 그리고 '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창립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27일 기준 공연예술인노동조합에는 81명이 가입했으며, 약 300명 이상의 공연예술인이 가입 의사를 밝혔다. 
 
이종승 공연예술인노조 초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공연노조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공연예술인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가만있지 않고 우선 예술인 스스로 복지를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고 국민으로서의 예술노동자의 권리를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권적이고 차별적인 대우가 아니라 예술이라는 서비스를 생산하는 한 사람의 노동자이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찾겠다"며, "공연예술인의 복지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공연예술인노조의 창립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연극협회 송형종 회장, 전국영화산업노조 안병호 위원장, 함께노동(준) 오상택 준비위원장, 소극장협회 임정협 이사장, 한국민예총 정세훈 수도권 이사장 등 예술, 노동계 인사들도 참석해 축하와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송형종 서울연극협회장은 "오늘은 한국 연극사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든 뜻깊은 날"이라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만큼 힘들겠지만 서로 힘을 보태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장도 전문을 통해 공연예술인노조의 창립을 축하했다. 
 
   
▲ 이종승 공연예술인노조 초대위원장이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한편, 노조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위기에 빠진 예술인들의 법적 지위의 확보와 보편적 복지를 통한 존립 자체를 인정받기 위해 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창립을 선언한다. 사회적 재부를 생산하는 예술노동자의 단결을 통한 스스로의 권리 찾기를 호소한다"며 밝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예술인 최저 임금제도 시행 운동, 기본 소득법 시행 운동, 기초 공연예술 진흥법 입법 운동 등 '3대 권리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창립선언문 전문이다.
 
■ 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창립선언문
 
"당신이 위태로우면 예술이 위태롭고 사회가 위태롭습니다."
 
우리는 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창립을 선언한다.  
우리는 예술노동을 하는 노동자임을 선언한다.
 
예술인의 예술활동은 작품을 통해 사회적 의식과 문화를 만드는 공공적인 창조활동이다. 예술인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심지어 다음 세대를 위해서까지 노동한다. 즉, 예술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와 고용관계를 맺고 그 사회 존립의 토대인 공공적 가치를 만드는 예술노동을 하는 노동자다. 
 
하지만 우리가 속한 사회에서 예술인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정의롭지 못한 작업환경에서 울분을 삭이며 일하고, 법적으로 명시된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으며 장시간 연습과 공연을 하고, 예술활동 외의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밥은 먹고 예술하기'가 가능하다. 예술이 위태롭다. 공공적 가치생산을 위협받고 있는 사회가 위태롭다. 
 
지난 겨울, 우리는 국가와 국민을 농락한 권력이 오로지 주권자 국민의 힘을 통해 무력화된 것을 목도했다. 다른 권력에게 기대지 않고 오직 국민 스스로의 단결된 힘으로 행동했을 때만 정의의 실현과 스스로의 권리찾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 연극인들이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참석했다.
 
이에 우리는 위기에 빠져 있는 예술인들의 법적지위의 확보와 보편적 복지를 통한 존립 자체를 인정받기 위해 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창립을 선언한다. 사회적 재부를 생산하는 예술노동자의 단결을 통한 스스로의 권리찾기를 호소한다. 
 
-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을 예술인의 보편적 복지를 위해 노력한다.  
- 우리는 열악한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자 한다.  
- 우리는 더 큰 변화를 위해 흩어진 예술노조들과의 사회적 연대를 제안한다.
- 우리는 예술노동을 인정하기에 예술노동자로서 권리를 찾고자 한다.
- 우리는 예술노동자 스스로의 자긍심과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
 
이에 우리는 공연예술인노동조합 3대 권리운동을 펼치고자 한다.
 
1. 예술인 최저 임금제도 운동
2. 기본 소득법 실시 운동
3. 기초 공연예술 진흥법 입법 운동
 
춥고 어두웠던 겨울을 밀어내고 봄을 맞았지만 진정 푸른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의 푸른 봄을 예술노동자 스스로의 힘으로 맞을 것이다. 
 
2017년 3월 27일 공연예술인노동조합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