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판'의 한 장면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뮤지컬 작품에서 '문고리 3인방', '검열' 등 최근 정치·문화계 이슈들이 작품에 언급됐다. 배우들은 꼭두각시 인형을 통해 현 시국을 비판했다. 바로 CJ문화재단의 뮤지컬 '판'이다.

 
24일부터 4월 15일까지 CJ아지트 대학로에서 열리는 '판'은 19세기 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 '달수'가 염정소설과 정치풍자에도 능한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정은영 작가는 '달수'가 '호태'를 통해 이야기꾼의 매력에 빠지고 '낭독의 기술'을 전수받는 과정, 낮에는 점잖은 양반가의 도련님으로 밤에는 자유로운 영혼의 이야기꾼으로 변신하는 '달수'의 이중생활 등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재치 있는 대사로 풀어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뮤지컬 '아랑가'로 제5회 예그린어워드 연출상을 받은 변정주 연출과 뮤지컬 '뿌리 깊은 나무', '명성황후' 등으로 알려진 김길려 음악감독이 참여하면서 리딩공연 당시 90분이던 작품이 100분으로 늘어나며, 정식공연으로 태어났다. 200석 규모 소극장 뮤지컬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흥겨운 노래와 춤사위는 물론 미세한 표정, 호흡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23일 오후 뮤지컬 '판'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엔 CJ문화재단 이상준 국장, 변정주 연출, 정은영 작가, 박윤솔 작곡이 전막시연 후 간담회에 참석했다. 정치·문화 이슈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외압이 들어왔는가였다. 이들은 어떻게 답을 했을까?
 
   
▲ (왼쪽부터) 이상준 CJ문화재단 국장, 변정주 연출, 정은영 작가, 박윤솔 작곡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작품을 쓰면서 외압이 들어온 적은 없었나?
ㄴ 정은영 : 외압이나 이런 것들은 없었다. 저희가 작품을 만들면서, 풍자를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 작가로 일하면서는 좋았다. 자유롭게 작품을 쓸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고, 변정주 연출도 좋은 그림을 그려주셨다. 시혜적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지금은 이 이야기를 다뤘지만, 재공연이 된다면 수정이 될 것 같다.

작품을 재밌게 볼 방법은?
ㄴ 변정주 : 재밌게 보는 방법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법처럼 직접 말씀드린다고 될 것 같지 않다. 지금 보이는 형태는 뮤지컬이지만, 무대 구성 방식은 전통 연희적 요소를 갖고 있다. 우리 연희의 특징 중 하나는 배우들의 즉흥적인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난다고 이런 일이 안 일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이렇게 '재미난 일'들은 계속 일어나고, 충분히 그것을 반영할 수 있는 드라마는 여유가 있다. 재공연이 된다고 해서 전혀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본다. CJ문화재단의 외압은 없었다. 
 
이상준 : CJ문화재단에서 이 작품을 선정한 이유는 이야기 속 이야기가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공연될 때마다 그 시기에 사람들에게 관심 있는 이야기를 넣어서 호응과 공감을 넣을 수 있는 포맷으로 하게 됐다. 화제성 있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가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할 수 있으므로 작품을 올렸다. 관객분들도 많이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 뮤지컬 '판'의 한 장면
 
음악 작업을 하면서 어떻게 작품을 선보이려 하나?
ㄴ 박윤솔 : 작품을 만들면서 민감한 부분에 대해 여러 시도를 했다. 이슈가 되는 사건에 대한 풍자나 이야기들을 중간에 넣기도 했다. 장르가 연희였고, 연출님이 워낙 열려있는 분이라서 그런지 창작자, 연출부 이야기를 하며 "이 장면은 좀 무겁게 다가갈 수 있겠다." 혹은 "이거는 이렇게 희화화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장면이 그렇게 나왔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도록 수위 조절이 됐다고 생각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ㄴ 이상준 : CJ문화재단 신인창작자 공연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이번엔 특히 처음으로 아지트에서 공연을 올리게 됐다. 뮤지컬이라고 하면 큰 공연장이나 많이 알려진 배우들과 하는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처음 리딩 공연부터 참여한 배우들이 나오는 공연이라 의미가 있다. 대학로에 많은 소극장 뮤지컬이 올려지고 있는데, 저희 공연을 기점으로 대학로의 많은 소극장 뮤지컬에도 관심 보내줬으면 좋겠다.
 
mir@mhns.co.kr 사진ⓒ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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