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20일 오후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의 프레스콜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은 하이라이트 시연과 질의응답, 포토타임 순으로 진행됐다. '경성경성', '아름다운 아가씨', '얼마나 좋을까', '총 대신 주어진 연필로', '누가 기억할까', '사라진 봄', '시를 쓴다는 것', '비가 온다'까지 총 8개의 넘버를 선보인 하이라이트 시연은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작품답게 이전보다 한층 내면의 감성을 성숙하게 담아낸 모습이었다.

   
 

21일 개막해 4월 2일까지 공연되는 '윤동주, 달을 쏘다'는 '윤달쏘'란 약칭으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으로 서울예술단의 대표적인 레퍼토리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예술단은 2017년 첫 작품으로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윤동주, 달을 쏘다'를 택해 비극의 역사 속에서 자유와 독립을 꿈꾼 순수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무겁지만, 경쾌하게 무대에 올렸다.

   
 

이번 '윤동주, 달을 쏘다'에는 2016년 '뉴시즈'로 성공적인 뮤지컬 데뷔를 한 배우 온주완이 '원조 윤동주' 박영수와 함께 '윤동주'를 연기한다. '송몽규' 역의 김도빈과 '강처중' 역의 조풍래는 물론, 2016년에 출연했던 정병욱 역의 김용한, 선화 역의 하선진, 송문선까지 모두 출연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 '윤동주, 달을 쏘다'를 만들었다.

하이라이트 시연 이후 최종실 예술감독, 권호성 연출, 우현영 안무가와 주요 배역을 맡은 박영수, 온주완, 김도빈, 조풍래, 김용한, 하선진, 송문선 10인이 모여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 좌측부터 권호성 연출, 우현영 안무가, 최종실 예술감독, 박영수, 온주완, 김도빈, 조풍래, 김용한, 하선진, 송문선

한마디씩 인사 부탁한다.

ㄴ 최종실 예술감독: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대표 레퍼토리인 '윤동주, 달을 쏘다'를 다시 올리게 돼 기쁘다. 이 작품은 윤동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암울했던 시절, 각자의 방법으로 시대에 맞섰던 청춘들을 이야기하기에 오늘날 청춘들에게도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100년이 지났지만, 윤동주가 남긴 주옥같은 시는 여전히 아름답고 뜨겁다. 좀 더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위해 단원과 훌륭한 스태프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

ㄴ 권호성 연출: 벌써 '윤동주, 달을 쏘다'가 5년 차가 됐다. 이렇게 관심 가져주시고 공연될 수 있게 애를 써주신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더욱 관심있고 의미있는 공연이 될 것 같다.

ㄴ 우현영 안무가: 제가 '윤동주, 달을 쏘다'를 만나며 이렇게 아름답고 시와 노래, 춤이 함께한 예술적 극치를 볼 수 있는 이 작품을 하게 돼 영광이다.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

   
 ▲ 최종실 예술감독

ㄴ 박영수: 초연부터 지금까지 윤동주 역을 맡았다. 삼연 때는 단원으로 참여했다 지금은 객원으로 불러주신 서울예술단에게 감사하다. 초연때부터 탄생 100주년을 기다렸다. 이런 큰 해가 지나갈 때 어떤 기분일까 했는데 어느새 현실로 다가와 공연을 올리게 돼 기쁜 마음이 크다. 앞으로 펼쳐질 공연을 값지게 한회 한회 관객과 만나겠다.

ㄴ 온주완: 2017년 새로운 윤동주 역을 맡았다. 100주년 기념도 있지만 제겐 윤동주란 시인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 같다. 너무 영광스럽고 분에 넘치는 자리가 아닌가 싶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연에 관심 부탁드린다.

ㄴ 김도빈: 저 역시도 탄생 100주년 기념 '윤동주, 달을 쏘다'에 송몽규 역으로 참여해 너무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온주완 배우의 새로운 윤동주를 만나 기쁘고 재밌게 연습하고 작업했다. 잘부탁드린다.

ㄴ 조풍래: 강처중 역의 조풍래다. 제가 해야할 이야기는 앞에서 다 한 것 같고, 많이 오셔서 '윤동주, 달을 쏘다'의 세 친구, 후배, 첫 사랑 이야기까지 재밌게 보시면 좋겠다.

   
 ▲ 김용한 배우

ㄴ 김용한: 2016년에 서울예술단에 들어와 처음 맡았던 정병욱 역을 올해도 다시 맡을 수 있어 영광이다. 그런 만큼 초심 잃지 않고 좋은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ㄴ 하선진: 이선화 역을 맡았다. 처음 '윤동주, 달을 쏘다' 만들 때 잘 만들어서 꼭 100주년에 다시 올리잔 연출님의 이야기가 기억나고, 새로운 주완이나 막내들, 객원들 나서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 만들지 않았나 싶다. 많이 기대해주시고 많이 보러와 달라.

ㄴ 송문선: 저도 작년에 이어 올해 함께하게 됐다. 윤동주, 열심히 사랑하도록 하겠다. 많이 보러와 달라.

   
 

서울예술단 단원을 나오면서 이른바 '슈또풍' 조합을 못 보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있었는데 다른 공연하는 바쁜 와중에도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고, 네 번째 '윤동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텐데 캐릭터에 관한 고민이 있었는지. 마지막으로 '고종 전문배우'로도 불리는데 '고종'과 '윤동주' 중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는지 궁금하다.

ㄴ 박영수: 우선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참여하게 된 계기는 너무 당연해서 따로 있는 것 같진 않다. '윤동주'를 처음 만들 때 상황과 '고종'을 만들 때 상황이 너무 달라서, '윤동주' 시인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너무 힘들어서 감당하지 못했을 정도였는데 사연을 거치며 조금씩 탄탄해지고 있지 않나 싶다. 이제는 활을 더 힘껏 당길 수 있는, 온 몸으로 울부짖을 수 있는 온전한 상태를 만든 것 같다.

   
 ▲ 박영수 배우

'뉴시즈'에서 저항적인 캐릭터를 맡았지만, 온도차가 많이 다르다. 두 캐릭터의 차이가 클텐데 윤동주를 연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ㄴ 온주완: 일단 '뉴시즈'는 미국 이야기다. 웃자고 한 이야기다(웃음). '뉴시즈'에선 청년들의 저항 에너지가 외부로 표출됐다면, '윤동주, 달을 쏘다'는 시가 남았고, 그의 친구들이 남았고. 정서적인 저항이 센 것 같다. 이 작품을 선택한 첫 번째 계기는 (박)영수 형 때문이다. 이 작품이 들어왔다고 들었을 때 대본도 없었는데 (박)영수 형의 연기를 유튜브로 봤는데 제가 그것만으로도 울면서 봤다. 이 작품이 관객에게 주는 힘이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대본이 너무 아팠고, 그 아픔 안에 친구들과의 행복,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그리움.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좋았다. 이 작품을 안했다면 정말 후회했을 것 같다.

   
 ▲ 온주완 배우

최근 백석 시인, 이상 시인 등 시인을 소재로 한 공연이 많이 올라간다. 시인을 소재로 한 작품이 올라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윤동주 시인의 시만이 가진 특징도 설명해주면 좋겠다.

ㄴ 권호성 연출: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우리 시대가 시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시를 한 시인이 토해내기까지 많은 고통과 사색이 있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일제강점기나 시대를 앞서간 시인들의 시가 조명되는 것은 오늘 이 시대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그들이 제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 역시 전문적인 의견은 아니지만,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이야기하자면 다른 시인들의 시도 그렇지만, 기적적으로 남아있는 시다. 극중에도 나오지만, 정병욱 교수가 아니라면 우린 윤동주 시인을 절대 몰랐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시에 담긴 내용이 너무 투명하고 시대를 대변하고 있고, 온 국민들이 그를 사랑하는 '국민 시'기도 하다. 윤동주가 일본에서 취조를 받으며 마지막 증거로 그의 시들이 채택됐을 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외에도 일본에서 쓰인 많은 다른 시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희망도 우리에게 숙제로 남아있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다른 시인들의 시와 비하자면 좀 더 투명하고, 아프다는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 같다.

   
 ▲ 김도빈 배우

박영수 배우와 온주완 배우의 두 윤동주가 가진 차이점도 궁금하다.

ㄴ 권호성 연출: 박영수 배우는 처음에 작업하며 서로 많이 고통스러워했다. 박영수 배우도, 저도. 왜 우리는 이게 안될까. 저는 끊임없이 주문하고 배우는 눈만 커지며 괴로워하고. 제 연출이 잘못된 건 아닐까하고 고민도 하면서 했다. 이 작품을 풀어갈 때 많은 단서가 없었고, 어떻게 보면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 전우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많은 애정과 노력을 한 배우라고 생각된다. 가장 큰 장점은 오랫동안 하면서 생긴 것도 있겠지만, 박영수 배우가 갖는 단단함이 있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든 무대에서 표현하려는 저돌성과 무대 위에서 책임지는 모습이 그의 윤동주에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싶다. 온주완 배우는 뮤지컬 경력이 두 번째라고 알고 있는데 왜 일찍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매체에서 잘 활동하지만, 뮤지컬에서도 큰 스타가 됐을 것 같다. 팬들에게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도 있고 여러가지 음악적 감수성, 소리 등의 매력을 많이 가진 배우라고 생각한다. 역시 이번에 하면서 굉장히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고, 박영수 배우의 전철을 똑같이 밟고 있는데, 몇년 후 더 성장한 모습으로 만나길 희망한다. 둘 다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 조풍래 배우

안무를 비롯해 기존 작품과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설명한다면.

ㄴ 우현영 안무가: 29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윤동주의 가장 풍요롭고 자유로웠던 시절을 잘 표현하는 것이 안무의 핵심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자유롭던 시간이 워낙 짧았기에 그 아름답고 풍요로운 윤동주를 발견할 수 있다면 이후의 어렵고 비참했던 시간들이 굉장히 서럽게 우리에게 공감되리라 생각했다. 춤의 경계를 많이 허물고 다양한 장르를 통해 배경과 이미지 변화를 주도록 노력했다. 직접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유롭게 배우들 내에서 나오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자유로왔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안정적인 구도를 쓰는 반면 뒷 부분의 어렵고 힘든 부분을 표현할 땐 비대칭적이고 불안한 동선을 사용했다. 5년 전에 윤동주를 만났을 땐 제가 많이 어렸던 것 같다. 이번에 만난 윤동주는 너무 가슴이 아프고 저리더라. 조금 더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장르마다 호흡이 다르고 스타일을 표현하는 게 서울예술단의 베이스인 한국 무용의 호흡이 깊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표현하는 데 적절했던 것들이 발견됐다. 다양한 장르의 춤들이 각 배경과 이미지의 변화에 좀 더 닿아가고 익혀진 것 같다. 이번의 안무 핵심은 아름다운 그때 그 시절을 다시 기억해서 '그때 그 시절'에 중점을 뒀다.

   
 ▲ 우현영 안무가

ㄴ 권호성 연출: 무대에 있어선 기존의 무대를 기본으로 하되 시적인 무대를 시적으로 보완하고 사실적인 무대는 사실성을 보완하려 작업했다. 새롭게 작업한 몇 가지 세트들이 있고 기존 세트도 보완해서 시적인 판타지를 구현하는 부분과 드라마를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두 가지 부분을 관객에게 선보이게 됐다. 연출적인 변화는 크게 내적인 부분, 외적인 부분을 말씀드릴 수 있겠다. 외적인 부분은 안무나 무대, 조명, 영상 등을 디테일하게 보강하는 작업이었다 말씀드릴 수 있고, 내적인 부분은 윤동주 시인의 생각, 호흡, 정서를 제가 연출적으로 놓치고 있던 부분들. 미처 생각치 못했던 부분을 담아보려 했다. 경찰서 취조실 장면이 나오는데 제가 작년부터 윤동주 시인이 살거나 거주했던 곳. 중국, 일본 등을 투어했다. 공교롭게도 저희 집이 윤동주 시인의 문학관이 있는 부암동 산자락에 있는데 자연스럽게 윤동주 시인이 있던 곳을 찾아보며 그가 어떤 생각을 했을까하는 느낌을 찾아본 것 같다. 취조받던 경찰서 근처에서도 팔십 몇년 전에 세워진 기차역에서 출발하는 기차길이 있더라. 

   
 

지금도 기차가 다니는 곳인데 그곳을 발견하는 순간, 시인에게 기차는 희망이자 절망이었을 것 같더라. 처음 용정역에서 푸른 꿈을 갖고 평양, 경성, 동경, 유학의 꿈을 실어나르는 기차였다면 취조를 받으며 듣는 기차소리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하고 되묻는 절망의 기차소리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런 내밀한 부분을 극에 최대한 반영해서 기차 소리를 사운드에 입힌다거나 시인이 마지막에 받았을 고통같은 것을 배우들과 좀 더 나누며 시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담아보려고 노력한 것이 이번 윤동주 탄생 100주년 '윤동주, 달을 쏘다'의 연출적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 권호성 연출

박영수 배우가 했던 레퍼런스가 있는데 거기서 벗어나려는 노력,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려는 노력도 있었을테고 한편으로 배울 점도 있었을 텐데 어떤 것이 있었는지.

ㄴ 온주완: 이런 궁금증이 생겼었다. '윤동주, 달을 쏘다'라는 작품이 100주년 기념으로 출연하는데 제가 (박)영수 형의 연기를 따라한다면 누구 공연을 보러올까. 당연히 (박)영수 형 공연일 거다. 이런 질문에서 출발해서 어떤 면을 다르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 지금도 아직 불안하고 무대에서 자신 없을 때도 있지만, (김)도빈이 형, (조)풍래 형. 다들 다르다고 이야기해줘서 너무 고맙고, 다른 색깔이 있으리란 믿음도 생겼다. 제가 저를 자체평가를 하긴 어렵고, (박)영수 형의 연기는 섬세하다.

ㄴ 김도빈: (온)주완이가 말했듯 (박)영수는 좀 더 섬세하다면 온주완은 더 단단함이 있다. 하지만, 단단하면서도 후반에서 더 많이 무너지기도 하고 그런 점이 다른 것 같다.

ㄴ 조풍래: 같은 생각입니다(웃음).

ㄴ 온주완: 아까 다른 분이 '슈또풍'이라 말씀하셨는데 제 목표가 '슈온또풍'이 되는 거다. 저도 껴달라(웃음).

   
 ▲ 하선진 배우

윤동주 시인의 모습에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는지.

ㄴ 온주완: 윤동주 시인은 분명 특별하지만, 특별하게 접근하지 않았다. 20대 청춘의 분위기, 열정, 친구들에 대해서 집중했다. 저도 시인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청춘이란 부분에 제일 먼저 접근했다. 청춘은 항상 뜨겁고 포기하지 않고 저항을 하지 않나. 이런 부분에 포커스를 뒀다. 또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연약하다. 조용하다. 이런 이미지에 벗어나서 접근하려 했다.

ㄴ 박영수: 저는 시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청년이라고 생각한다. 과도기가 있고, 성장하는 부분에서 어떤 시련들이 있다. 일제강점기라는 너무 힘든 시대에 무엇이 윤동주 시인을 침묵하게 했고, 한숨 또는 탄식하게 했는지에 집중했다. 왜 조용한 웃음으로 친구들을 대할 수밖에 없었는가. 시대가 청년에게 주는 아픔은 무엇이고 그로 인해 청년들이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그 시대를 더 단단하게 미리 대비하고 살아갈까. 이런 시대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 송문선 배우

윤동주 시인의 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가 있다면.

ㄴ 박영수: 다 읽었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웃음). 초연 때 있던 '자화상'이란 시가 있었다. 재연 과정을 거치며 사라지기도 했는데, 그 시를 천천히 읽으면 윤동주 시인이 우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싶더라. 저도 거울을 보면 그 시가 생각이 난다. '영수야 넌 어떤 시대에 살고 있니'라고 계속 질문하고 답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시를 곱씹을 수록 와 닿는다. 자신을 바라보며 그 시를 적었을테니까.

ㄴ 온주완: 작품 안에서 말씀드리고 싶다. 저는 작품 안에서 '별헤는 밤'이란 시를 학창 시절에 읽으면 아름다운 동산에 한 소년이 엉덩이 대고 편히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별을 느끼고, 그리워하는 그런 서정적인 시라 생각했다. 그런데 '윤동주, 달을 쏘다' 작품 안의 '별헤는 밤'은 제 생각을 180도 뒤집어 놓으면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처절하고, 그리움에 사무치고, 가고 싶은 그런 것들을 그런 시로 표현했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제겐 처음 겪은 충격이었는데 지금은 가장 사랑하는 장면이고 그렇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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