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뮤지컬 '스모크'의 프레스콜이 23일 오후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열렸다.

프레스콜은 8곡의 넘버와 함께 간담회, 포토타임 순으로 진행됐다.

박은석이 '초'를 연기한 극의 시작을 여는 첫 넘버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부터 유주혜와 윤소호가 '홍'과 '해'를 연기한 '생', '연기처럼'. 뒤이어 유주혜와 고은성(해)의 키스신이 담긴 '어여쁜 사람, 어여쁜 당신', 김경수의 '초'와 김여진의 '홍'이 잠든 '해'를 두고 마주해 격렬한 연기를 선보인 '싸움', 정원영의 '해'와 김재범의 '초', 김여진의 '홍'이 혼란과 갈등을 내비친 '운명 같은 장난, 장난 같은 운명'과 '뱅뱅 도는 이야기', 마지막으로 고은성과 박은석, 김여진이 시연한 '스모크 (2) 날개'까지 총 8곡의 넘버가 하이라이트 시연으로 선보였다.

각 넘버는 캐릭터의 절망과 고뇌, 희망과 사랑을 두루 표현하면서도 진실을 쉽사리 알려주지 않아 뮤지컬 '스모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뮤지컬 '스모크'는 천재 시인으로 불리는 '이상'과 그의 시 '오감도 제15호'를 모티브로 해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2016년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를 통해 트라이아웃 공연부터 쌓아온 이번 작품은 모든 걸 포기하고 세상을 떠나려는 '초'와 순수하고 바다를 꿈꾸는 '해', 그들에게 납치된 여인 '홍' 세 사람이 함께 머물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뤘다. 세상과 발이 맞지 않았던 절름발이 이상의 삶과 예술, 고뇌, 희망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뮤지컬 '인터뷰'를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시킨 추정화 연출과 허수현 음악감독이 또 한 번 뭉쳤고 '팬텀싱어'에서 활약해 주목받은 고은성과 윤소호가 출연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이라이트 시연이 끝난 후 김민종 프로듀서, 추정화 연출, 허수현 음악감독과 함께 '해' 역의 정원영, 고은성, 윤소호, '초' 역의 박은석, 김재범, 김경수, '홍' 역의 유주혜와 김여진까지 8인의 배우가 자리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주로 추정화 연출에게 작품의 의미를 묻는 물음이 집중됐다.

   
 ▲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주혜, 김여진, 김경수, 김재범, 박은석, 윤소호, 고은성, 정원영, 허수현 음악감독, 추정화 연출, 김민종 프로듀서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의 두 K, 김수로, 김민종 둘의 호흡은 어떤지.

ㄴ 김민종: 굉장히 좋기도 하다가 피곤하기도 하고, 김수로 대표님이 안 집 살림을 하고 제가 바깥 살림을 하는데 가끔 부부싸움도 하곤 한다. 그러다 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웃으며 만나서 팀웍 자체는 굉장히 잘 맞는 것 같다. 서로 오랜 시간 보면서 소통이 편하게 되니까 어떤 이야기도 잘 소통돼서 별문제 없이 이뤄가고 있다. 같은 SM소속이면서도 '더블케이'란 회사를 만들 수 있던 건 이수만 사장님의 지원도 있었다. 이제 세 작품째인데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해 옆에 계신 추(정화) 연출님과 좋은 배우님들과 만들어가려고 한다. 앞으로 '더블케이' 어떻게 진화되는지 관심 있게 봐주시면 진심으로 감사드리겠다.

   
 

윤동주, 백석 등 시인 작품이 많고 관객 반응도 뜨겁다. 스모크 역시 이상의 삶과 시를 소재로 한 작품인데 이상의 어떤 매력이 작품을 집필하게 했는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는지.

ㄴ 추정화 연출: 윤동주 시인과 백석 시인의 아름다운 시를 뭐라고 할까… 그런 시는 읽기만 해도 좋지 않나. 근데 이상의 시는 그냥 읽어서는 모른다. 너무 어려워서. 그런데도 저를 잡아준 어떤 한 구절이 있었다. '날개'라는 소설에서 '날자 날자 딱 한 번만 날아보자꾸나'라고. 무기력한 주인공이 미쓰비시 백화점 옥상에서 하는 말인데 저는 굉장히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좌절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룰 수 없는 걸 꿈꿨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좌절 속에 있다 보니 그 구절이 정말 좋았다. 오늘은 없는 날개를 붙잡고 한 번만 더 꿈꿀 수 있다면, 날 수 있다면. 그걸 붙들고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상의 시로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고 그게 '스모크'로 만들어졌다.

   
 

공연이 몇 차례 진행됐는데 넘버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작품의 작곡가 겸 음악감독으로 임하면서 만드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을 소개해달라.

ㄴ 허수현 음악감독: 넘버는 20곡 정도 되고 자체적으로 미스터리하고 어두운 드라마이기에 마이너한 곡이 많다. 개인적으로 다른 뮤지컬에 비해 이 작품이 가장 기억이 남을 거 같다. 10곡 이상을 다시 썼다. 그만큼 드라마도 어려웠고 가사는 연출님이 거의 다 쓰셨다. 거기에 이상의 시를 믹스해서 만든 가사가 많은데 제가 그걸 캐치하기가 첨엔 힘들었다. 연출님이 많이 도와주시고 배우님도 많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트라이아웃 공연 때 재밌으면서 난해한 공연이란 생각이었는데 시작 장면도 바뀌고 새로운 공연 같다. 본 공연 준비하며 트라이아웃 때와 어떤 다른 표현을 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ㄴ 추정화 연출: 트라이아웃 공연은 물론 기자님처럼 좋아해 주신 분도 많았지만, 굉장한 비난 속에 막을 내렸다(웃음). 그중 많은 이야기가 '연출가 혼자만의 세상이다. 무슨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난해하다. 어둡다' 이런 반응이 많았다. 처음부터 이 말을 받아들이긴 어려웠지만, 시간을 지나 보니 그 말이 맞더라. 제가 이상을 너무 좋아하고 공부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상의 시에 너무 젖어있던 거 아닌가 싶었다. 종이가 흠뻑 젖어 너덜너덜해진 것처럼, 그렇게 트라이아웃을 만든 거 같았다. 이번에 본 공연을 만들 땐 더 극적이고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고 재밌게 만들려고 많이 바꿨다. 그래도 트라이아웃의 결을 다 버리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순 없지 않나. '스모크'의 결은 살리되 극으로서 어떻게 극화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이번에 만난 배우님들이 제게 많은 아이디어를 주셨고 정연 배우가 이 자리에 없지만, 9명의 배우 때문에 괴로웠고 설득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들이 없었다면 이 극은 만들어질 수 없었다. 극화함에 있어서 많은 아이디어를 주신 '초' 여러분. 그중에서도 김재범 배우에게 많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꼭 트라이아웃 보셨다면 다시 보러 오셔서 이렇게 바뀌었다고 하시기 바란다. 트라이아웃이 좋았던 분들은 이상의 것이 많이 사라졌다 느껴서 이번 공연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지만, 그 결은 살리면서 더 재밌게 만들려고 했기에 잘 봐주시기 바란다.

   
 

이상의 시나 극 자체가 난해하게 들릴 수 있다. 지금 시대와 이 작품이 좀 맞닿는 부분 공감할 부분이 있다면. 왜 지금 '이상'인가?

ㄴ 추정화 연출: 꼭 이 시점이 아니라… 모르겠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살다 보면 행복에 겨운 순간만 있진 않다. 고통과 절망은 행복만큼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데 이상은 정말 천재고 아직도 그의 시를 우리가 이해할 수 없다. 미친놈의 헛소리란 말을 들으면서도 타협이 없이 띄어쓰기도 없이 알아듣던 못 알아듣던 상관없이 썼다. 저는 그런 그의 글을 읽으면 모더니스트, 위트를 즐기고 패러독스를 즐기고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라기보단 시대와 발이 맞지 않아 절름발이 같은 삶을 사는 고통이 느껴졌다. '왜 지금 이상인가'보단 고통과 절망에 있는 분들이 그런 가운데에도 포기하지 않고 산 시인을 보며 약이 되는 뮤지컬. 고통의 한 가닥이 치유될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란다. 고통과 절망은 이 시점이 아니어도 늘 있었기에 왜 꼭 이 시점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 제가 그렇게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약이 되는 뮤지컬. 혼자만 아픈 게 아니고 다 같이 아프고 아픔을 견뎌내다 보면 우리도 언젠간 나비처럼 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었다.

   
 

배우들의 공이 많았다고 했다. 자기가 맡은 배역을 소화하며 어려웠던 점이나 나름의 해석을 가미한 부분이 궁금하다.

ㄴ 박은석: 저희 이번에 트라이아웃 때는 극의 내러티브가 부족한 부분을 이번에 많이 보완해서 극을 올렸다. 저희 공연 올리며 많은 부분을 같이 공부하고 이상에 대해 공부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연출님에게 글도 이렇게 써서 제시했는데 거절당하고 반복 당하는 거절 속에 간접적으로 이상을 체험했다(웃음). 트라이아웃 공연과 다른 부분은 '초' 캐릭터 설정 자체가 꿈속에 존재하는, 어떤 이상의 인격과 좀 동떨어지게 연기해도 괜찮은 캐릭터였다. 이번 본 공연에선 초가 이상의 인격과 많이 맞닿아있어서 연기하기 즐거웠고 그 사람이 어떤 처절함이나 슬픔을 많이 안고 갈 수 있었던 거 같아서 즐거운 작업이었다.

ㄴ 윤소호: 세 명의 '해' 중 유일하게 트라이아웃에 참여했었다. 사실 이상이라는 분이 굉장히 천재적이면서도 그 시대엔 인정받지 못했던 시인으로 알고 계시는데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어릴 때부터 고아처럼 자랐고 백부, 백모 밑에서 자란 어려운 가정환경들이 있었다. 그런 모든 걸 담긴 힘들지만, 트라이아웃때는 그걸 다 담으려 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관객들이 보시기에도 '해', '초', '홍'의 캐릭터와 극의 흐름을 보면 좀 어렵지 않았나 싶다. 이번 본 공연은 그런 어려웠던 부분. 이상이 어떻게 자랐고 그런 환경들이 접해지면서 관객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쉬워진 버전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론 '해'의 입장에서는 뒷부분에서 고통스럽고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는데 트라이아웃 때는 그 부분이 설명이 부족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명확해졌고 관객들이 '저 친구가, 이상이 저래서 힘들구나. 그런데도 글을 쓸 수밖에 없구나' 그런 게 명확해진 거 같다. 그런 게 저희가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복합적인 부분인거 같다.

ㄴ 유주혜: '홍'이란 역할이 이상 시인의 어떤 고통스러운 인생을 담아낸 역할인데 사실 그의 인생을 저희가 표현하긴 쉽지 않다. 한낱 저 같은 배우가 그런 빼어난 분을 한다니. 감격스럽긴 하지만 제가 했던 노력은 저도 글 많이 읽어봤고 '날개', '종생귀' 등의 글을 많이 읽었고 검색 사이트 보며 일제강점기에 그가 하고 싶던 말은 뭐고 왜 그렇게 표현했나 고민해봤다. 저의 힘든 상황에 대입해보며 많이 생각하려 했다. 공감해야 인물을 할 수 있지 않나. 31년을 살았지만, 인생 살며 힘들고 가슴 아팠던 부분을 많이 대입하려 노력했다.

   
 

더블케이론 첫 자리다. 이제 앞에서 나서는 거 아닌가. 그동안 계속 '몰래 와서 술 사주고 간다' 그런 이야기만 들었는데 앞으로 향후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ㄴ 김민종: 제가 나서지 못하는 건 아니고 나설 군번이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수로 대표와 함께 저도 배워가는 입장이다. 어깨너머로 (김)수로 형 뛰는 것도 보고 공연 때마다 보고. 그러다 어느 순간 같이 프로듀서로 함께하지 않겠냐고 했을 때 많이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됐다. 배워가는 입장이고 지금도 더 배워야 한다는 거 잘 알고 있고 (김)수로 형만큼은 아니지만, 느낌적으로 '나서서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왔다' 싶으면 그때부턴 인사도 자주 올리고 찾아뵐 생각이다. 지금은 팀 분위기를 위한 자리만 하고 있다. 더블케이의 김민종, 김수로인데 김민종도 김수로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걸 배우고 자주 나타나 인사드리겠다.

   
 

이 작품의 본질. 이상이 난 이런 고통이 있었지만 그러면서 글을 썼다. 이런 게 말로만 표현되는 부분이 아쉬웠다. 이번에도 또 비판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수정할 의사가 있으신지. 왜 굳이 이런 연출이 나왔는지 궁금하다.

ㄴ 추정화: 비난받아서 극을 고친 건 아니고 제가 모자라다 생각해서 극을 고친 거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모자라다 생각되면 고칠 거다. 사실 매번 똑같이 올리는 것도 힘들다. 같이 하는 배우, 감독, 공연장이 다르다. 저마다 서로 다른 장·단점과 매력이 있고, 배우마다 해석이 달라서 매번 같은 작품이 올라온다는 건 무리고. 이왕이면 퇴보보단 발전하는 방향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다음에 하는 '인터뷰'도 좀 더 바뀐 언어로 다가갈 수 있게끔 할거고 '스모크'도 다시 또 끊임없이 비상을 꿈꾸는 뮤지컬로 여러분을 만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 이상의 일생이나 평생을 담으려 하진 않았다. 비난받는 때부터 하려 했고 이왕이면 자신에게 비난받을 때가 가장 극적이지 않을까라고 생각됐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이상을 담아낼 수 없었다. 더 발전될 수 있는 부분엔 고민해서 다음 시즌엔 더 나은 뮤지컬 되도록 노력하겠다. 매번 마찬가지일 거 같다. 모든 일생을 담을 수도 없고 담으려 하지도 않을 거다. 단 한 순간을 세밀하게 어떻게 재밌게 담으려고 할 거고 여기까지 제가 전해드리는 이야기고 이를 통해 이상에 대해 궁금해져서 시를 읽고 그를 찾게 된다면 '스모크'를 만족할 수 있을 거 같다.

   
 

'팬텀싱어' 이후 처음 같이 나서는 작품이다. 방송 '버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책임감이 남다를 거 같다. 작품에 임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ㄴ 고은성: '팬텀싱어' 이후로 '로미오와 줄리엣' 끝내고 '스모크'를 하는 입장으로써 사실 본의 아니게 작품 연습에 100% 할애 못 한 거 같다. 많은 분에게 관심을 많이 받지만 한 편으론 잘해야 하는데 연습을 많이 못 해서 공연을 못 하면 어떡하느냐는 불안감이 생기는 거 같다. 감사하고 고맙고 더 많이 찾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제가 잘해야겠단 생각도 들고 컨디션 관리나 불안감, 욕심을 버리려고 최대한 주어진 거 안에서 당장 내일(24일) 있을 첫공을 잘하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ㄴ 윤소호: 저도 방송 전후로 사실 무대에 서는 배우로서의 입장은 크게 변한 게 없는 거 같다. 저희는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기존에 찾아주시던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그분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드려야 하는 부분이 있고 그렇기에 혹시라도 방송을 보시거나 다른 경로로 '스모크'를 보러오시는 분들에게도 감동을 드려야 하기에 그 부분에 있어 늘 만족하게 해드리기 위해 저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작품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

   
 

김수로가 말하길 이번에 '김재범이 들어왔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 작품에 참여한 계기나 매력이 있다면.

ㄴ 김재범: 선배님이 그런 말씀 하신 건 저를 믿어 주셔서 그런 거 같다. 저 역시 선배님을 믿기에 작품을 선택했다. 우리의 믿음 영원하리. 감사합니다(웃음).

'초'의 캐릭터 표현에 어떤 중점을 뒀는지.

ㄴ 김경수: 어디에 중점을 둔다기보단 '초'가 가져야 할 목표를 위해 달린 것 같다. 트라이아웃에 비해 본 공연은 사실 저 역시 참여를 많이 못 했다. 그래서 (김)재범이 형이나 (박)은석이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공부하고 겨우 무대에 올랐는데 더 강하게 하려 하지도 않았고 이 사람의 고통에 대해 많이 이해하려 노력했고 느껴지는 대로 무대에서 표현하는 거 같다.

   
 

작품에 빠져드는 시간이 필요 없이 벌써 '레전드'급이라고 할 만큼 관객들의 평이 좋다. 원래 '햇살'이란 별명을 지닌 밝은 캐릭터인데 작품에서도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 역을 맡았다. 어떤 표현을 하려 했는지.

ㄴ 정원영: 인생과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죽고 싶어 하는 '초'와 그 고통을 떼어내고 아무것도 모르는 '해'를 봤을 때 먼저 첫 번째는 '해'에 대해 귀엽고 그런 거 보단 모든 걸 잊어버린 순수함을 찾으려 해서 저도 모르게 많이 귀여워진 거 같다. 근데 그런 귀여움이 있기에 각성한 뒤의 '해'가 첫 장면의 '초'처럼 돌아가는 모습을 좀 더 극적으로 극대화하고 싶어서 소년을 표현하려 했다면 꼬마를 표현한 거 같다. 그러다 보니 햇살 같은 모습이 나오고 관객들도 절 귀엽게 보신 것 같다. 제가 사실 셋 중 제일 형인데(웃음) 분위기메이커를 맡았다.

ㄴ 추정화: 설명을 보태자면 정원영 배우는 저도 배우님으로 만나기엔 처음인데 이렇게나 성실하고 연기 잘하는 사람인지 이번에 알았다. 늘 이상의 글을 읽고, 늘 까불고 정신없는 사이에 언제 캐릭터 공부를 해오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원했던 이상의 모습을 그려준 배우라 감사하고 늘 고맙고 그렇다.

장신의 남자배우들이 많은데 몸싸움이 있고 격렬한 연기가 많다. 힘든 연기를 하는데 혹시 그런 면이 어렵진 않은지.

ㄴ 김여진: 우선 '홍'이 납치를 당하는 장면이 있다. 납치를 당할 때 '초'가 워낙 건장한 분들이라 폭 안아주셔서 납치를 당하는 입장에서 안정적이라 기분이 좋다(웃음). 그리고 세 분이 연기하실 때 체격만큼이나 연기적인 농도도 깊게 주셔서 연기적으론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도움 많이 얻고 있다.

   
 

'레드북'에서의 로맨틱한 모습과 '스모크'에서의 모습 중 어느 쪽이 더 본인의 모습과 닮았는지.

ㄴ 박은석: 어느 작품에서도 캐릭터를 할 때 그 속에서 제 모습을 찾으려고 한다. 어디에 더 가깝다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레드북' 같은 경우에도 '브라운'의 모습이 저랑 닮은 모습이 많은 거 같다. '스모크'에선 '초'라는 캐릭터가 극 안에서 저랑 맞닿아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초'가 절망이나 그런 부분을 많이 토해낸다. 저도 이번 작품할 때 생각을 해봤다. 이 사람이 거절당했을 때. 사회와 차단되고 그런 외로움과 고독. 그런 부분이 제 옛날 모습과 맞닿아있기도 한 거 같아서 가까워질 수 있었다.

문과판 '뷰티풀마인드'의 느낌을 받았다.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ㄴ 추정화 연출: 러셀 크로우 나온 작품 맞나. 어… 잘 모르겠다. 그런 느낌으론 비슷하다고 보실 수도 있겠지만, 전혀 다른 거 같다. 어떤 천재 수학자가 환영을 본다는 것과 저희는 좀 다른 이야기라서 공연 보러 오면 다른 점을 아실 수 있을 거 같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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