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개, 돼지' 감상평

   
 

[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시대가 변하고, 공간이 바뀌어도 사람들은 '우리는 개, 돼지가 아니라'고, '사람이면 사람답게' 살자고 외쳐야 했다. 연극 '개, 돼지'는 개개인에게 주체적인 자의식을 갖자고 외친다. 그러나 그 메시지를 관객에게 어떻게 절실한 울림으로 느끼게 할 것인지 좀 더 고민해봤으면 한다.

나혜석의 시대,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시절, 대학 풋볼팀 감독의 성폭행 사건이 10년 간 숨겨질 수 있었던 시공간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세 사건이 직조되며 날실과 씨실의 어울림처럼 짜이길 바랐지만, 어수선한 짜임새에 세 사건은 얽히고설켜 버렸다. 한정된 배우들, 제한된 시간과 동선. 모든 배우들이 무대에 나와 있어야 하는 그 이유는 합리적인 것이었지만, 극의 흐름이 방해되는 결과를 낳았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나혜석과 경희의 만남이다. 창작자와 피조물 간의 보다 의미있는 만남이 진행됐으면 어땠을까.

그럼에도 이들의 작업을 응원하는 이유는, 쉽지 않은 소재들을 강렬한 메시지로 엮을 수 있는 도전적인 기획력과 패기 넘치는 실행력 때문. 스스로 '아직 익지 않았다'고 소개하는 극농장 초록바나나, 이들이 달콤하게 무르익을 그날을 기다린다.

  * 연극 정보

   - 연극 제목 : 개, 돼지

   - 공연날짜 : 2017. 3. 9 ~ 26.

   - 공연장소 :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 작, 연출 : 최현아, 정다솔, 윤찬

   - 출연배우 : 김관희, 정현규, 이기석, 신소정, 김빈, 장남수 등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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