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은 반드시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는가?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 조형근kareljay@mhns.co.kr. 글을 쓰고 싶은 음탕한 욕망이 가득하나, 스스로를 일단은 억눌러야 하는 현실.답은 유명해지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문화뉴스] 인간 바둑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결국 알파고의 4:1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 아직 바둑은 인공지능이 이길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알파고는 3전까지 압승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비록 4전째에서 패하며 완벽하진 않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현 바둑계에서 최고 위치에 있는 이세돌을 꺾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눈앞으로 바짝 다가온 인공지능의 발전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

벌써 자식을 공대에 보내야 할지, 아니면 예체능 분야로 육성해야 할지 학부모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뉴스가 나올 정도다.

필자는 이 경기를 지켜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과연 이런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미래에 인간의 행복을 보장해줄 수 있을까, 미래는 어떤 식으로 변화하게 될까?

일단, 자본주의가 장기적으로 붕괴하거나, 개념이 상당 부분 변화될 것이다. 직업의 다양성은 보장될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일자리의 개수는 필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고용을 보장하는 대표적 일자리인 제조업을 생각해보자. 제조업 일자리의 대다수인 생산 라인은 이미 가공/조립라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균일한 품질로, 지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로봇은 설치만 할 수 있다면 인간보다 고효율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조립공정도 중량물은 호이스트 등을 사용해 운반인원을 최소화하고, 자동체결 장비 등을 사용하면 평균적으로 2~4명의 인원을 절감할 수 있다.

   
알파고와 제3국을 시작하는 이세돌 9단 ⓒ 구글

사실 내가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로봇을 설치 안 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사업의 기본이 무엇인가? 투자를 통해 이윤을 내고자 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지, 노동자의 생존을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도의적으로는 문제가 있겠지만, 자본주의적 논리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거기에 앞서 말한 단순한 기계 로봇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인공지능 기술은 자율주행이나 소방로봇 등 다양한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단순노동뿐만 아니라 대부분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고, 바꿔 말하면 재화는 지속해서 생산되지만, 인간은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기에 임금을 받지 못하고, 구매력이 없어서 생산된 재화는 제값에 팔리지 않거나 폐기될 것이다. 이는 소비시장이 붕괴할 수 있고, 자본주의의 몰락을 의미한다.

   
 

인간의 노동력으로 발전해 온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를 이상적인 이론으로 정의하고 실패했다 말했지만, 노동력이 로봇으로 대체된다면 사회주의는 성공 가능한 경제모델이 될 수 있다. 아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물론 당장 몇 년 내로 가능한 상황은 아니겠지만, 사회적으로 기술 발달에 의한 잉여 이윤을 배분하게 되는 상황은 이대로 기술이 발전된다면 반드시 오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여기서 더 발달해야 하는가, 발전한다면 어떤 식으로 발전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아시모프는 자신의 단편 'runaround'에서 로봇공학의 3원칙을 언급했다.

"1. 로봇은 인간에 해를 가하거나,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
2.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나, 1항에 위배될 시는 예외로 한다
3. 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하나, 1항과 2항에 위배될 시는 예외로 한다
"

쉽게 말하면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인공지능이든 로봇이든, 기본적으로 인간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으로 로봇의 한계를 제한한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인공지능이 지금보다 더 발달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에 성공한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이 로봇을 개발하는 게 아닌, 로봇이 로봇을 개발하는 정도로 발전하게 되면 어떨까? 로봇이 자신을 로봇이라고 인지하지 않는 순간이 오면 어떨까? 공학도들은 항상 인공지능이 가져야 할 한계성에 대해 언급해왔고, 인공지능 발전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해 왔다.

   
 

소방 로봇이나 우주선 수리 로봇, 탐사 로봇같이 인체 성능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을 대신해줄 수 있는 로봇은 개발되어야겠지만, 인공지능의 과도한 발달은 과연 인간의 행복을 불러올 수 있을까?

 알파고는 분명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이만큼 발전했다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이제 이걸 더 발전시킬지 말지에 대한 결정은 여전히 인간이 쥐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어떤 식으로 흘러가게 될까? 모두, 생각해보자. 각자의 앞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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