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안에 있는 진짜 '꿈'이 무엇인지 기억하는지?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 조형근kareljay@mhns.co.kr. 글을 쓰고 싶은 음탕한 욕망이 가득하나, 스스로를 일단은 억눌러야 하는 현실.답은 유명해지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문화뉴스] 우리가 흔히 대학교를 부를 때 '상아탑'이라는 말로 지칭하곤 한다.

19세기 프랑스의 비평가였던 생트 뵈브가 처음 사용한 이 말은, 본래 현실과 동떨어져 학문에만 몰두하는 사람이나, 또는 현실을 모르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그러면서 당시 유럽 대학을 지칭하는 말로도 사용되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와 지금도 대학교 = 상아탑 이라는 공식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됨에 따라, 이제 대학은 예전처럼 학문에만 몰두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국책사업이라든지, 산학협력이라든지 실생활에 쓰이는 실용적인 기술 연구로 방향성이 변화되고 있다. 거기다 최근에 들어서는 이게 학문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대학교인지, 취업을 위한 학원인지 모를 정도로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있다.

그나마도 취업을 위한 학원이면, 실제 직장생활 일선에 요구되는 내용이라도 가르쳐야 되는데 그것과는 또 괴리가 있다. 쉽게 말해, 지금의 대학은 이도 저도 아닌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딩'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게 실제로 쓰이는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핵심은 고등학생들이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잘 되지 않는 현실보다는, 차라리 안정적으로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공무원 시험에 집중한다는 사회현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이게 과연 건강한 사회현상일까? 필자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는 고등학생들까지 그 '현실'이란 것에 순응하려 하고 있다.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없는 상태다. 그들에게 꿈이란 게 있었으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말은 아마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설령 대학에 진학한다 한들, 대학에 가려는 이유가 대기업 사원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로 아니었을 것이다.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대학에 누가 공부하러 가냐고? 대학이란 본디 다양한 학문을 연구해야 할 취지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취업과 관련이 있는 학과만 개설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법은 없다. 따라서 경기가 호황기일 때나 불황기일 때나 취업에 어려운 과는 존재해 왔다. 그런데도 지금 취업이 되지 않는 학과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나?

필자는 이것이 학과의 문제가 아닌, 개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곗바늘을 그리 멀지 않게, 20년 전으로만 돌려봐도 1990년대 대학교는 약 240개 정도의 대학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사회에서 대학교의 개수는 약 340여 개에 달한다. 20년 사이에 대학이 100군데가 더 설립된 것이다. 90년대 약 1/3 정도가 대학교에 진학하던 시절에 비하면 현재는 대학에 가지 않는 고등학생을 찾는 편이 더 빠르게 되었다. (정확히는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대학 진학률은 치솟기 시작했다.)

바꿔 말하면, 과거에 대학생이 희소성 있는 학생이었다면 지금은 대학생이 아닌 사람을 찾는 게 더 빠르다는 말이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대학의 개수는 지금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야 한다. 어차피 세월이 흐르면 대학의 수용인원보다 졸업인원이 더 커지게 될테니 자연도태가 일어나겠지만, 충치를 치료할 생각을 해야지 자연적으로 썩어 뽑혀지길 기다리는 건 옳은 문제 해결방식이 아니다.

소위 '지잡대'를 나와도 고졸보다는 시작 연봉과 승진에 유리함을 갖는 걸 봐선 아직도 대학교 졸업장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실상 꿈이 있어 고졸 후 바로 기술직으로 취직한 학생이 지잡대생보다 공부를 못했다거나, 능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물론 이건 사회 구조적인 문제고, 지금 이 자리에서 전부 논하려고 하면 필자는 이걸로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브레인스토밍이 가능하다. 그만큼 현대사회에서 논의되는 문제점은 단 몇 단락으로 설명하기엔 복잡하기에, 거기에 대한 문제는 차후에 순차적으로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지금 대학에 가려고 하는 예비 신입생들, 그리고 졸업을 앞둔 재학생들에게 묻고자 한다.

대기업 사원, 공무원 같은 것 말고 당신들이 본래 가졌던 '꿈'이 뭔지를 지금 기억하는가?

   
▲ "우리의 꿈은 어디에?"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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