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20세기 초반 한국은 물론 동아시아를 휩쓸고 지나갔던 전체주의 열강의 침략과 수탈의 아픈 기억과 흔적들이 사진 매체 또는 드물게 도심에 남아있는 식민지풍의 실제 건물의 존재를 통해 환기되고 상징됨에 주목합니다.

갤러리바톤이 김상균 작가의 개인전을 내년 1월 20일까지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일제 강점기에 현재의 서울인 경성(京城)에 들어서기 시작했던 식민지풍 건축물의 외형적 특질에 기반을 둔 신작 조각과 설치 작품을 선보입니다. 식민 지배 세력의 주도 아래 시내 중심부 요소요소에 속속 세워졌던 신고전주의 양식의 주요 관공서와 상업 건물들은 건축물이 가지는 기능적 가치 이외에, 구시대와의 결별을 서양의 선진 문물 체계를 갖춘 일본 제국주의가 주도하였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일종의 선전 구조물(Propaganda Monument)의 역할도 수행했죠.

이오니아 기둥이 떠받치고 있던 조선은행, 석재와 철골 콘크리트의 절제미와 양감이 강조된 화신백화점, 조선호텔 등은 기와지붕 또는 목재로 대표 되던 조선시대의 건물과 확연한 대조를 이루며 의도치 않게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나타내는 하나의 사회적 징표로서 기능했습니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갤러리바톤 / 김상균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