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영화계에서 1987년 이야기는 일종의 불문율이자 터부시되어왔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한국 근현대사와 민주주의 역사의 큰 획을 남겼던 주요사건이기에 함부로 손댔다가 본전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1987' 이전에 3월에 개봉했던 '보통사람'만 하더라도 1987년 이야기를 소재 삼았지만, 관객에게 좋지 못한 반응만 얻으며 씁쓸하게 퇴장했던 전례가 있다. 그렇기에 대형 상업영화로서 다루는 그 당시 이야기를 다룬 '1987'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군함도' 그 이상일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장준환 감독은 부담감과 책임감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가고자 했던 방향으로 올곧게 걸어갔고, 한 편의 아름답고 울컥하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지난여름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택시운전사'에서 옥에 티로 평가받던 카체이싱 장면 같은 억지스런 장면은 없고, 자연스럽게 박종철 열사 이야기로 시작해 6월 민주항쟁까지 한결 같은 무게감으로 이어가며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이 큰 영화를 위해 작은 분량도 마다하지 않고 자진 참여했던 배우들 모두 각자 자신의 몫을 다해 '1987'이라는 드라마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제야 이런 영화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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