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쇼박스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꾼' 현빈 "존경하는 유지태, 분위기메이커 배성우, 노력파 나나" ① 에서 이어집니다.

현빈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건 무엇인가?
└ 대본이다. 읽으면서 내가 하고 싶고, '재밌겠다'나 '표현할 수 있을까?'고 생각이 들어야 한다.

올해 초에 '꾼'을 찍고, 연이어 개봉 예정인 '협상'과 '창궐'까지 한 해에만 3개를 찍는데 바쁘지 않나?
└ 내가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재밌는 대본들이 나에게 왔고 공교롭게도 시기가 맞물려서 촬영했다. 하지만 관객들 입장에선 내가 나오는 작품을 1년에 2편 보는 것이라 계속 촬영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세 작품에서 맡은 역할들이 다 다른데, 힘들지 않았나?
└ 재미도 있고, 힘든 부분도 있다. 큰 차이나 변화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바뀌는 부분에 대한 재미가 있다.

어떤 배우들은 자신이 연기하기 편한 것을 많이 찾는 반면에, 다른 배우들은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 본인은 어떤 타입인가?
└ 중간을 선택하겠다. (웃음) 나 스스로 해가 되거나 표현 못할 부담 가는 역할로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한다. 대신 큰 변화가 아니더라도 조금씩 변화를 주고 싶은 것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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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가는 역할'이 있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인지?
└ 부담이라기보단 내가 얼마만큼 경험해봤느냐 차이인데, 경험해본 걸 표현하는 것과 안 해본 것을 간접경험으로 짜 맞춘 것은 연기하는 데 있어 큰 차이가 있다. 했던 작품 중에서 '나는 행복합니다' 같은 작품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과대망상증에 걸린 역할이었는데, 그 때 얻은 것도 많지만 힘들었던 기억이 컸다. 괜히 무리하게 욕심부려 도전했다가 나의 욕심으로 망칠 순 없기 때문에 그런 이유에서 말한 것이다.

현재 본인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연기는?
└ 지금까지 내가 선택했던 작품들은 나와 잘 맞아서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현빈이라는 배우를 있게 한 건 어떤 것이 있을까?
└ 고등학교 때 처음 접한 연극이 될 수도 있고, 지금까지 내가 만나 온 사람들, 혹은 부모님이 될 수도 있다. 한 가지로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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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본인을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삶으로 이끌게 했던 건 무엇이었는지?
└ 고등학교 때 연극을 통해 처음 연기를 시작했다. 비록 학예회 같은 무대였지만 전문적으로 연기를 공부하고 싶다는 출발점이 되었다. 그것이 자연스레 대학교 진학으로 연결되었고, 대학교 때 연극을 하면서 운 좋게 직업으로 연결되어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연극부는 어떤 계기로 들어가게 되었나?
└ 단순히 친하게 지냈던 형들이 권유해서 연극부에 참여했다. (웃음) 작은 무대였음에도 무대에 올리는 과정에서 오는 쾌감 등 그동안 못 느꼈던 무언가가 있었다.

연기를 하기 전에 꿈꾸던 건 따로 있었나?
└ 중학교 때까지 형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공조'에서 북한 형사를 맡아 꿈을 대신 이뤘다. (웃음)

올해 초에 '공조'가 많은 관객수를 동원했기에 이번 '꾼'의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 '영화 보러 안와도 상관없다'는 아니지만, 결과에 크게 연연하는 편은 아니다. '공조'가 관객들에게 큰 사랑 받은 것에 항상 감사하다. '꾼'도 '공조'처럼 잘 되면 좋고.

▲ 영화 '꾼' 스틸컷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실시간으로 관객 수가 몇 명이지 확인하지 않나? (웃음)
└ 출연하는 배우라면 다 확인하지 않을까? (웃음) 무대인사 하러 다니는 와중에도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때도 있다. 하지만 자주 체크하지 않는다. 내가 확인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이야기하더라. (웃음)

그동안 해왔던 작품을 보면 하나같이 호평을 받아와서 겉보기엔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 같은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슬럼프 시기는 있었나?
└ 다행히 크게 없었다. 혼자 힘들었던 점이 중간중간 있었으나, 그게 작품에 영향을 끼쳤던 적은 없었다.

보통 잘생긴 배우들은 외모에 비해 연기력이 저평가 받는 편인데, 현빈은 연기력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인식에 신경쓰는가? (웃음)
└ 나는 내가 잘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고, 나보다 잘생긴 배우들은 훨씬 더 많다. (웃음) 그리고 연기에 대한 건 늘 욕심을 부려왔고,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에 독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그 당시는 아버지와 거래를 했던 게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아버지와 거래란 정확히 어떤 것이었나?
└ 고등학교 때 아버지는 내가 연기하는 걸 싫어하셨다. 그래서 아버지가 내가 연기를 하는 조건으로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면 아무 말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무조건 그 곳으로 가야만 했고, 결국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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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클로즈업과 전신샷 중 어느 걸 선호하는가?
└ 음, 재미는 클로즈업에서 느낀다. 미세한 것까지 계산이 잘 된다고 하면 훨씬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액션 장면을 찍을 때에는 전신샷을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카메라 감독님은 내 생각과 반대로 선호하시더라. 배우들이 직접 하면 가까이서 카메라가 다가갈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차이를 느끼는 것 같다.

현재 수염을 기르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수염 기르는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다.
└ 맞다. '역린' 때는 머리는 길렀지만 수염은 분장이었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때도 머리만 길렀다. 하지만 '창궐' 때는 내 머리와 수염을 길러서 쓰고 있다. '꾼'이 개봉한 이후 홍보활동 하는 데 있어 수염이 극 중 모습과 맞지 않아서 깎을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창궐' 촬영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

배우로서 현재 내걸은 목표는 있는가?
└ 특별히 설정한 목표는 없고, 꾸준히 하길 원한다. 지금까지 매해 한 두 작품을 해왔다. 1년에 작품 3개를 소화하기엔 버겁다. 선택하고 준비하는 데 힘들다. 1년에 2편 정도 하는 게 가장 적당한 것 같다.

▲ 영화 '꾼' 스틸컷

대중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길 원하는가?
└ '재밌다'라는 표현, 그리고 내가 연기한 인물의 이름을 불리길 원한다. 세월이 지나도 '김주원'으로 불리듯이, 이번에는 지성이라고 불리는 게 제일 나을 것 같다. 이런 면에서는 영화보단 드라마가 강하게 남는 것 같다. '시크릿 가든'이나 '내 이름은 김삼순'이 아직도 언급되는 걸 보면 그렇게 느껴진다.

2017년 한 해를 돌아본다면 현빈에게는 어떤 해였나?
└ 일꾼이었다. (웃음) 영화 홍보하고 촬영하고 개봉하고 계속 반복이었다.

이에 대한 만족감은 있는지?
└ 있다. '공조' 때 임철령을 통해 몸 쓰는 연기나 절제한 면을 봤다면, '꾼'에서 지성이를 통해 대사로 놀고먹는 능청스러움, 추후에 보여줄 '협상'이나 '창궐' 때도 다를 것이다. 작품에서 하나하나씩 쌓이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연기할 때 사용하는 아이디어 등이 예전보다 많이 생기는 것 같아서 재미는 확실히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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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 '협상'과 '창궐' 개봉 시기는?
└ 아직 정해진 건 없는데, 제작사와 배급사쪽에서 시기를 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창궐'은 내년 여름에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아직 모르겠다.

혹시 '창궐' 이후 계획은?
└ 쉬고 싶다. '창궐'에 워낙 위험한 액션이 많아 그래서 고갈되지 않을까 싶은데, 막상 그 때 되면 생각이 바뀔 지도. (웃음)

일부 팬들은 당신을 브라운관에서 보길 원한다. 혹시 드라마는 다시 할 생각은 없는지?
└ 언젠가는 하겠지만,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일단 '창궐'까지 마무리해야한다. 영화를 순차적으로 촬영하고 있는 와중에도 드라마 대본도 받아보고 있다. 만약 재밌는 작품이 들어온다면 할 것이다.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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