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레오나르도 세미나티, 신시네티 레즈와 계약

▲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이탈리아의 세미나티. 최근 그는 신시네티 레즈와 계약을 맺었다. 사진=WBSC 제공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9월 10일 종료된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는 '베이징 키즈 1세대 올스타'들의 활약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대표팀의 전 경기를 SBS SPORTS에서 단독 중계방송을 하면서 늦은 시각에도 적지 않은 야구팬들이 TV 시청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에 힘입어 대표팀은 예선라운드와 슈퍼라운드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면서 결승에 진출, 값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표팀의 준우승으로 대회는 끝났지만, WBSC(세계 야구 소프트볼 연맹)는 이후에도 일부 선수들에 대한 소식을 전달해 왔다. 배지환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계약 소식을 비롯하여 강백호의 kt 지명 등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활약했던 이들의 프로행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이제는 세계 청소년 대회가 유망주들의 프로행을 돕는 '쇼케이스' 공간으로도 그 위상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팔에 깁스하고도 홈런 친 괴물타자,
이탈리아 세미나티, 신시네티 레즈 간다

프로행을 결정한 유망주들은 대표팀을 포함하여 미국과 일본, 타이완 등 자국에서 프로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의 유망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꽤 흥미로운 소식이 전달됐다. 이탈리아 1루수, 레오나르도 세미나티(18)도 신시네티 레즈와 국제 FA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레즈 역시 국제 스카우트 비용 초과 사용으로 인한 페널티로 계약금을 30만 달러 수준으로 책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소식을 전달해 오기도 했다. 애틀랜타가 배지환을 영입했을 때와 같은 조건이기도 했다.

아직 야구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유럽 국가의 유망주가 미국으로 간다는 사실은 꽤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세미나티라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표할 만했다. 적어도 대표팀과 이탈리아의 예선라운드 경기를 본 이들이라면, 세미나티의 레즈행을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 당시 이탈리아는 대표팀에 1-10으로 대패했지만, 세미나티는 팀이 친 5개의 안타 중 무려 4개를 책임지면서 홀로 타선을 이끌었다.

▲ 결승전 이후 시상식에서 베스트 10에 선정된 세미나티(사진 좌측 네 번째). 대표팀에서는 포수 조대현, 외야수 예진원, 지명타자 강백호가 선정됐다. 사진=WBSC 제공

더욱 대단한 것은 당시 세미나티가 팔에 깁스를 하는 등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는데도 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는 점에 있다. 특히, 1-0으로 대표팀이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던 5회 초 이탈리아 공격에서는 성동현(LG 트윈스 2차 1라운드 지명)을 상대로 큼지막한 동점 중월 솔로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한 안경현 해설 위원은 "팔에 깁스를 하고 나온 타자가 대표팀 투수들을 상대로 무려 4안타나 기록했다는 점이 대단하다. 정상적인 몸 상태였다면, 얼마나 더 잘 했을지 모르겠다."라며, 상대팀이지만 세미나티의 활약을 크게 칭찬하기도 했다. 대표팀 4안타 경기를 포함, 세미나티는 대회 기간 내에 26타수 11안타(2홈런) 7타점, 타율 0.423의 호성적을 거두며 대회 베스트 10(1루수 부문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본지에서는 세미나티의 신시네티행 소식을 접한 이후 그와 연락을 시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각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이렇게 관심을 가져 줘서 고맙다."라며, "빅리그에 도전하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기회다. 정말 열심히 해서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유일한 득점이자 타점을 기록했던 홈런에 대해서는 "그저 짧게 치고 출루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좋은 볼이 들어와서 방망이를 휘두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제 깁스는 풀었다. 당시 가벼운 부상을 당했는데, 지금은 괜찮다."라며, 대회 이후의 근황을 전달해 오기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내년 루키리그와 싱글A에서 세미나티가 세계 청소년대회 멤버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애틀랜타와 계약을 맺은 배지환을 비롯하여 미국 대표팀 에이스 에단 핸킨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그러하다. '팔에 깁스를 한 채로 홈런을 친 사나이', 세미나티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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