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마동석의,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영화"가 추석 극장가를 강타했다. 

지난 3일 개봉한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는 그야말로 한국형 '슈퍼 히어로' 영화였다. '범죄도시'는 2004년 차이나타운 장악에 나선 신흥범죄조직 보스 '장첸'(윤계상)을 중심으로 한 조직원들과 이를 잡기 위해 작전을 세우는 강력반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경찰의 대결을 그렸다. '마석도' 역할의 마동석은 그야말로 범죄를 저지른 악인들에게 따끔한(?) 주먹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웃음이 있는 연기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7일까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 기준 138만 관객을 동원했고, 8일 오후 5시 현재 실시간 예매율도 '남한산성'(27.1%)을 누르고 1위(31.2%)에 오른 '범죄도시'의 주연 마동석을 추석 연휴 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품 기획에 참여한 배경부터, 액션 비하인드, 윤계상, 최귀화, 박지환, 마동석 등 배우들과의 호흡, 2편 계획, 영화 속 설정 등 영화를 관람하고 봤다면 더 재밌는 인터뷰를 살펴본다.

 

 

기획에 참여해 작품을 올린 소감을 말해 달라.

ㄴ 일단 만들어서 개봉된 것만으로도 기쁘다. 강윤성 감독이 진짜 고생 많이 했다. 중간 회의도 계속했지만, 감독이 17년 만에 입봉해서 힘들었을 것이다. 계속 시나리오를 써 온 친구인데, 제안을 내가 먼저 했다. 홍필름 김홍백 대표, 비에이 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 나, 강윤성 감독 이렇게 모여서, 줄거리를 구성했다. 이런 영화를 만들 때, 과거사나 집안사를 다 빼고 그냥 간결하게 가자고 했다. 악역 설명도 구차하게 너무하지 말고, 나쁜 행동을 하는 이유가 나오더라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만 해서 힘 있게 가자는 의도로 줄거리 흐름을 짰는데,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배우분들도, 관객분들도 반응이 너무 좋으셔서 놀랐다. 무대 인사에 가면 소리를 질러 주시는데, 깜짝 놀랐다. 형사 친구들이 나한테 "좀 제대로 형사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왜 영화에 나오는 형사들이 다 일이 끝나면 나타나고, 비리를 저지르는 나쁜 사람들이냐고 말했다. 사건이 터지면 형사들이 제일 먼저 현장에 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형사 100명이 넘게 모여서 시사회를 했는데, 보고 나서 굉장히 좋아했다. 그게 나한테 큰 보람이다. 강력계 반장하는 형이 장난투로 "너 이렇게 내 이야기를 잘 알고 있었냐"라고도 했고, 자기가 강력계 막내일 때 자기 데스크에도 똑같은 꼴통이 있었다는 말도 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경찰이라는 꿈이 있었는데, 배우를 하다 보니 형사 영화를 하고 싶었다. 배우들도 시리즈물의 욕심이 있는 것 같은데, 말로만 떠들면 안 되겠지만 좀 잘 되어서 하고 싶다. 2편 스토리도 준비해놓은 것이 있다. 역시 실화를 소재로 영화적 재구성을 하고 싶다.

 

영화 내용이 잔인하면서도 통쾌한 무언가가 있다. 어떤 방향으로 잡고자 했나?
ㄴ 액션을 예를 들면, 칼을 잡을 때 봉투에 넣으라고 말하면서 순간적으로 턱을 손으로 빡 때려서 기절시키는 장면이 있다. 따귀를 맞으면 따가운데, 턱으로 맞으면 진짜 기절이 된다. 사실에 근거를 둔 액션인데, 통쾌함과 한방 판타지를 주는 장면이다. 형사들이 그래 저거 하는 사람도 있었다. 허명행 무술감독이 무술을 많이 했는데, 복싱을 내가 했다 보니 복싱 장면을 넣자고 했다. 작품에 나오는 큰 애를 KO 시킬 때, 복싱의 스냅 기술로 기절시키는 것을 사용했다. 

'부산행' 때도 함께 했던 허명행 무술감독은 액션 합을 잘 맞추는 사람이다. '부산행'은 좀비들을 주먹으로 때리고 헤쳐나가는 액션으로 제압한다. 액션을 하다가도 붙잡고 있어야 하는 그런 장면이 달랐다. 그리고 액션을 아무리 통쾌하게 만들어도 드라마가 답답하면 안 됐다. '장첸'이 매우 나쁘게 나오는 것도 관건이었고, 드라마를 쌓아가면서 통쾌함을 주고자 했다. 영화에 유머가 많은데,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니 톤을 조절해야 했다. 최귀화 배우가 나올 때는 재미있다가, 다시 서슬 퍼렇게 사람을 때리는 장면이 있으니 그런 흐름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으로 제압하는 장면에서 상대 배우들이 실제로 공포를 느끼지 않았을까?
ㄴ 모르겠다. 아무래도 멧돼지 같은 게 달려들면 무서울 것이다. (웃음) 아시다시피 배우들도 항상 목표가 있다. 사람이 하나도 안 다치고 촬영하는 게 중요해서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몸을 다 유연하게 해야 한다. 경직되면 누군가 뻣뻣하고, 동작도 안 되고, 순서도 조금 틀리면 바로 이 사람한테 손이 가서 맞아버린다. 어제(9월 28일) 다른 영화를 찍는 장면에서 '더미'(인체 모형)를 제작해서 실타로 치는 게 있었다. 끊어서 살짝 쳤는데 위험할 뻔했다.

'범죄도시'의 막판 결투 장면도 2일 찍었는데, 하루에 다 찍을 수 있다. (윤)계상이도 연습 잘했고, 같은 맥락에서 노래 안무도 많이 해왔다. 그런데 안전 때문에 하루에 찍지 않았다. 강화 유리를 깨뜨리는 장면이 있는데, 화약 장치를 연결한 후 그 장면을 찍었다. 강화 유리를 화약으로 터뜨리는 타이밍을 노려서 폭발하는 순간 몸이 부딪쳐야 하는데 그게 힘들다. 터지고 나면 유리를 쓸어낸 후, 가짜 유리를 심어 넣는 세팅을 하는 것도 어려웠다. 피 분장한 상태로 밥 먹으러 간 후에 다시 찍고 했다.

 

그래도 다친 부분이 있을 것 같다.
ㄴ 지금까지 영화를 찍다가 수술한 곳이 많았다. 의사분들이 말씀하시기엔 장애 등급이 나올 거라고 했는데, 무릎도 좋지 않았다. 초반에 뛰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액션보다 뛰는 장면이 힘들다. 액션은 그냥 하는데, 무릎이 받쳐주지 못한다. 근육이 찢어져 있는데, 그게 첫 촬영이었다. 다들 큰일 난다고 했는데, 압박붕대를 감고 찍었다. 부상 상태로 영화를 찍을 때마다 '부상 투혼'이라는 말을 쓰는데, 액션을 하면 거의 다 다친다고 보면 된다. 손톱이 뒤집어지던, 찢어지던, 머리털이 뽑히던 하는데, 그런 건 부상으로 치는 편이 아니다. (웃음) 항상 조금씩 부상의 위험이 존재한다.

기획에 관심이 많은데, 연출에도 손을 잡고 싶은 것은 아닌가?
ㄴ 연출은 내 분야가 아니다. 나는 연기를 하고, 작품 기획을 해서 시나리오를 만들기까지만 했다. 나도 고심했고, 머리도 쓰고, 잘 때도 잠 못 이루고 고민했던 기획이지만, 감독과 시나리오가 중요한 것 같다. 그것에 의존을 많이 하고 가야 하고, 나는 이 상황을 리얼하게 보여줘야 한다. 촬영을 하는 동안 감독과 함께 혹시 우리가 모르는 구멍은 있는 지 검토했다. 지금도 보면 아쉬운 게 있지만, 전반적으로 많이들 재밌게 보셔서 감사하다.

'청년경찰'이 조선족을 범죄자로만 바라봤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이 영화 역시 조선족 범죄 일당이 등장한다.
ㄴ '청년경찰'과 조금은 다른 케이스인 점은 '범죄도시'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실화의 내용을 더하고 덜하지도 않게 사용했고, 다른 부분이 있다. 어떤 특정 사람들을 비하할 생각은 없다. 이게 보면,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석도'도 이 지역의 주민이다. 또한, 외국에서 온 신흥 범죄세력을 잡기 위해 주민들이 힘을 모아 싸운다.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두가게 소년이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 '마석도'로 나오는데, 이런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문화 人] '범죄도시' 마동석 "'마블리'·'마요미' 아직도 어색하지만, 감사한 별명" ② 에서 계속됩니다.

mir@mhnew.com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키위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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