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대학교 '방송론' 강의에서 나온 시험 문제가 있었다. 공영방송과 국영방송의 차이.

아직도 기억나는 이 문제의 답을 어렴풋이 쓰면 다음과 같다. 공영방송은 시청자의 수신료 등을 주요 재원으로 운영하며, '공공의 복지'를 위해 운영되는 방송이다. 국영방송은 국비를 재원으로 운영하거나, '국가의 통제나 관리' 하에 있는 방송을 의미한다. 공영방송은 국가기관으로부터 '독립'해서 방송을 진행한다. 이처럼 털썩 같이 믿고 있던 지식은 휴짓조각이 됐다.

영화 '공범자들'은 최근 10년간 공영방송이 '국영방송'처럼 운영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 '액션 다큐멘터리'다. 여기서 '있는'이라는 말은 '공범자들'의 기자간담회에서 언급된 'MBC 블랙리스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언론의 정상화를 막은 '공범자들'은 잘살고 있는 반면, '언론인이 가져야 하는 직업윤리'를 지킨 사람들은 해직되거나 다른 곳으로 좌천되는 상황을 다뤘기 때문이다.

'액션 다큐멘터리'라고 말한 이유는 MBC 해직 언론인 출신인 최승호 감독이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현장감 있는 영상이 곳곳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자백'을 통해 첫 영화감독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액션 저널리즘'을 보여준 최승호 감독은 이번에도 인터뷰 편집과 풋티지 영상 삽입을 기막히게 선보인다. 단 2편의 다큐멘터리로 최승호 감독은 '언론' 뿐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주목해야 할 인물이 됐다.

'공범자들'에서는 다양한 언론인의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등장한다.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에서도 보여준 해직 언론인 이야기는 여전히 관객의 마음을 씁쓸하게 하고,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 오보'를 막지 못한 언론인의 이야기는 관객의 분노를 자아낸다. 자신도 역시 공범자라고 기자간담회에서 오열한 MBC 김민식 PD의 이야기도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이처럼 최승호 감독은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며, 국민에게 물었다. 진정한 공영방송의 주인공은 누구이며, 이를 위해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7.5/10

 

* 영화 리뷰

- 제목 : 공범자들 (Criminal Conspiracy, 2017)

- 개봉일 : 2017. 8. 17.

- 제작국 : 한국

- 장르 : 다큐멘터리

- 등급 : 15세

- 감독 : 최승호

- 출연 : 최승호, 김민식, 김연국, 성재호, 이용마 등

- 화면비율 : 1.85:1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크라우드 펀딩 명단 자막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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