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강해인 아띠에터] 오르되브르는 정식 식사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음식입니다. [영읽남의 오르되브르]는 관람 전, 미리 영화에 대해 읽어보는 코너입니다.

영화 '스물'의 경재와 드라마 '쌈 마이 웨이'의 고동만이 함께 하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동주'로 커리어에 정점을 찍고, 이후 '재심'에서 무거운 역할을 연기했던 강하늘은 놀랍게도 완전히 망가지는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뷰티 인사이드' 이후 모처럼 스크린에 찾아온 박서준이 있었다.

'청년경찰'은 제목처럼 젊음이 넘실대며, 청년들의 패기와 열정, 그리고 혈기왕성한 수컷들의 유치함을 담아냈다. 영화의 주인공은 아직 사회인이 되지 못한 채 엄격한 규율 속에 교육을 받는 경찰대 학생들이다. 이들은 우연히 잔인한 사건에 휘말려 세상에 나오고, 미성숙한 상태에서 살벌한 세상과 부딪히게 된다.

교실에서 배운 것들과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 세상, 그리고 변수가 많은 현실은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에겐 너무도 생경한 곳이다. 특히, '청년경찰'은 두 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걸 실제로 적용할 때 보이는 다양한 반응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그들은 책상에서 배운 개념과 원칙 외에 또 다른 룰이 있다는 걸 목격하고 혼란을 겪는데, 이 와중에도 경찰이 되어간다는 게 중요하다. 기준과 희열은 묵묵히, 혹은 단순하게 청년다운 선택을 내리고, 이런 거침없는 선택은 관객에게 통쾌한 순간을 선물한다.

 

플롯이 복잡하지 않은 '청년경찰'을 통통 튀게 하는 건 결국 두 캐릭터다. 단순 발랄하고, 다소 막장인 두 인물은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특히, 극단적으로 다른 기준과 희열의 성격이 두드러지며, 영화에 코믹한 순간을 만든다. 몸을 쓰는 기준과 머리를 쓰는 희열은 티격태격하며 지질한 청년들의 초상을 보여주는데, 그러다가도 한 팀이 되어 뜨거운 순간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어른으로서, 그리고 경찰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거운 사건, 다소 답답한 사회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비추지만, '청년경찰'의 분위기는 무척 유쾌하다. 두 청년은 그들의 무모한 패기로 범죄와 악습, 그리고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까지도 돌파하며 관객을 웃게 한다. 물론, 이런 캐릭터 및 전개엔 ‘클리셰’라 느낄 법한 부분도 있다. 어딘가 무척 익숙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가릴 만큼 강하늘과 박서준은 내면의 끼를 뿜어내며 끊임없이 즐거움을 준다.

 

'청년경찰'은 거대한 의미에 집착하지 않고, 두 배우의 익살스러움이 만드는 단순 명료한 재미에 집중한, 발랄한 버디 무비다. 휴가철, 머리는 비우고, 웃음을 채우기에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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