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한국가요계는 팬들 사이에서 종종 '걸그룹 춘추전국시대'로 불린다. 그만큼 수많은 걸그룹들이 그해에 데뷔하고 생존과 인기를 위해 경쟁하고, 그 경쟁에서 밀리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에도 '걸그룹 춘추전국시대'는 변함없이 흘러가고 있다. 다만, 이전과 다르게 올해는 막강한 세력을 과시하던 걸그룹이 무려 3팀이나 해체 소식을 전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걸그룹 시대'를 열어젖힌 원더걸스와 2NE1, 그리고 부흥기를 담당했던 씨스타가 그 주인공이다.

▲ ⓒ JYP 엔터테인먼트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10년 전인 2007년, 타이틀곡 'Irony'로 데뷔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던 원더걸스는 그해 하반기에 공개한 'Tell Me'를 시작으로, 'So Hot', 'Nobody'로 연이은 히트곡으로 소녀시대와 걸그룹 양분지계는 물론, 빅뱅 등과 어깨를 견줄 만큼 막강한 세를 과시했다. 그 기세를 몰아 미국까지 진출해 전 세계로 자리 잡아가는가 했다.

하지만 전 멤버였던 선예와 소희의 탈퇴를 기점으로 원더걸스는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무나 오랫동안 미국으로 나가 있던 게 독이 되어,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 이후, 국내로 컴백했지만, 그들이 떠난 자리는 이미 다른 이들이 메꾸고 있었다. 결국, 2017년 2월 10일, 데뷔한 지 딱 10년 된 날에, 마지막 앨범을 끝으로 각자의 길을 걸었다.

▲ ⓒ YG 엔터테인먼트

2NE1 또한 원더걸스 못지않게 '걸그룹 춘추전국시대'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하나였다. 2009년 데뷔 첫해부터 빅뱅과 함께 CF 광고에 나오며 큰 주목을 받았고, 'Fire', 'I Don`t Care', '날 따라 해봐요', 'Can`t Nobody', 'Lonely', ‘내가 제일 잘 나가’ 등 신곡이 나올 때마다 유행시켰고, 2NE1 특유의 걸크러쉬 매력과 독창적인 퍼포먼스를 앞세워 팬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2014년 박봄의 마약류 밀수 사건이 2NE1의 발목을 잡으며 무기한 활동 중단을 하게 되었다. 결국, 2016년 공민지의 탈퇴와 CL의 미국 진출 등을 이유로 2NE1 또한 2016년 11월 공식 해체를 결정했고, 이듬해인 2017년 1월 21일 싱글 앨범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씨스타는 앞서 언급한 두 걸그룹에 비해 후발주자로 출발했다. 2010년 6월, 타이틀곡 'Push Push'를 앞세워 4인조로 데뷔한 이래, 씨스타는 해마다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며 기복 없이 자리를 지켜왔다. 가수가 갖춰야 할 가창력과 퍼포먼스는 물론,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들로부터 많은 인지도를 쌓아오며 '걸그룹 춘추전국시대'의 강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하지만 씨스타 또한 오는 31일에 발매하는 싱글 앨범을 끝으로 해체를 택했다. 씨스타의 해체 이유에 수많은 추측이 오가고 있지만, 가장 유력한 설이 바로 씨스타의 팬덤이다. 대중에게 널리 인정받는 씨스타지만, 그들을 받쳐줄 팬덤기반이 약했고 음반판매량 등 수익구조에서 매번 약점을 보였다. 그렇기에 씨스타의 해체 소식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가요계의 한 획을 그은 걸그룹 3팀씩이나 해체 소식을 알렸기에, 팬들은 또다른 걸그룹이 해체소식을 알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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