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극단 진선미의 안민수 작 김지욱 연출의 초혼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작품을 쓴 안민수(1940-) 교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서울연극학교에서 연극학을 전공하였으며 동랑 유치진이 설립한 드라마센터에 입단하여 배우로 활동 중, 미국 하와이 대학교 대학원에 유학하여 연기, 연출을 전공하였다. 이후 동랑 레퍼토리 극단에서 연출가로 활동하였고 강단에서 많은 배우들을 양성하고 있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1977년, 록펠러재단과 뉴욕 라마마극장 초청으로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한국적인 연극 양식으로 번안한 <하멸태자>와 <태>를 가지고 한국연극사상 최초로 미국과 유럽의 14개 도시 순회공연을 가지며 해외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대표 작품(연출)으로는 <리어왕>, <태>, <하멸태자>, <보이체크>, <소>, <초혼>, <길>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배우수련》, 《연극연출-원리와 기술》, 《연극적 상상 창조적 망상》이 있다.

한국연극상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영화예술상 (한국일보), 서울극평가그룹상 (서울극평가그룹), 삶의 빛상 (동랑예술원) 근정포장 (대한민국) 등을 수상했다.

김지욱 교수는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해 미국 Sarah Lawrence College에서 연극연출 실기석사(Master of Fine Art)를 취득했다. 극단 The Creative Minority 대표 및 서울예술대 연극과 겸임전임강사, (주)설앤컴퍼니 레지던트 디렉터 등 역임했다. 현재 호원대 공연미디어학부 뮤지컬전공 교수 및 극단 삼류극장 대표를 맡고 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음악감독, 뮤지컬 <캐바레> <피핀> <캣츠> 작곡, MBC 마당놀이 '환장하겠네' <장부가> <초혼> 등의 연출을 담당했다.

 

<초혼(招魂)>은 종군위안부의 죽음과 시신의 염 그리고 장사를 지내며 하는 곡성(哭聲)을 넌 버벌 뮤지컬 퍼포먼스(non-verval musical performance)로 그려냈다.

무대는 천정에 네 필의 광목의 중간을 두 번 고정시켜 늘어뜨려 놓았고, 일곱 필의 광목을 배경 쪽 천정에서 무대바닥까지 늘어뜨려 놓았다. 무대 하수 쪽에 연주석이 있어 신디사이저(synthesizer)를 연주해 출연자들의 노래를 반주하고, 조명으로 극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배경에 가로 세로 일정한 간격의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영상 60여개를 배경에 잠시 투사하고, 그중 나이가 어렸을 당시 위안부로 끌려갔던 소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백색저고리와 흑색 치마를 입은 소녀들 중 한 소녀를 맨몸에 훈도시를 찬 일본병사들이 윤간하려는 장면이 펼쳐지고 결국 소녀는 이리저리 도망을 다니다가 광목을 타고 기어오르려 하다가 결국 병사들에게 잡혀 윤간을 당하고 그 충격으로 죽게 된다. 소녀의 시신이 무대중앙에 자리를 잡고, 모친과 일가친척들의 장례가 시작된다. 배경에는 다시 죽은 이들의 위패(位牌)가 영상투사로 나열되었다가 사라진다.

곡성이 시작되면서 곡성은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한다. 모차르트(Mozart)의 레퀴엠(Requiem)이나 쇼팽(Chopin)의 장송행진곡(Funeral march), 리스트(Franz Liszt)의 장송곡(Funérailles)이나, 스트라빈스키(Stravinsky) 장송 노래(Funeral Song) 같이 절묘한 음악성을 띈 것이 아니라, 크고 작고 길고 짧은 단조로운 곡성의 연속이 상복을 입은 남녀 출연자 10명의 몸 움직임과 함께 한동안 계속된다. 그리고 시신을 벗기고 깨끗이 씻은 후에 수의 대신 노란색 저고리에 붉은색 치마를 입히고 옥색 두루마기를 입힌다. 출연자들이 시신 앞에 절을 두 번 반, 하고, 영구행렬이 시작된다. 상여 대신에 두 명의 남성 출연자의 어깨에 시신을 앉히고 영구행렬이 시작되고 무대를 한 바퀴 돌아 늘어뜨린 광목의 중간부분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시신을 무덤에 안장한 것으로 설정이 된 후 상복차림의 남녀출연자들은 모두 무대로 나와 앉거나 엎드린다. 작은 곡성과 함께… 그 때 시신이 무대로 나온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라는 동요를 하염없이 부르며…… 그리고 소녀가 어둠속으로 다시 사라지면 연극은 끝이 난다.

 

장유희가 주인공 소녀, 혼을 부르는 남녀로 최새봄, 김재훈, 송지언, 최기언, 백승빈, 박혜림, 박종두, 정지훈, 박채린 등이 출연해 열연과 호곡 성, 그리고 윤무로 갈채를 받는다.

조연출 심재형, 작곡 장지영, 안무 김종일, 조안무 박미영, 연기구성 함제범, 즉흥구성 정아미, 영상 손효원, 소품 노경준, 조명 박주원, 음향효과 박상석, 무대 김성태, 의상 유재오, 무대감독 최명경, 음악예술감독 김지현, 제작감독 최영환, 예술감독 이영택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진선미의 안민수 작, 김지욱 연출의 <초혼(招魂)>을 독특한 곡성(哭聲) 넌 버벌 뮤지컬 퍼포먼스(non-verval musical performance)로 탄생시켰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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