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은 우리에게 의구심을 자아낸다. 자꾸만 나타나는 '자이언트'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과 문제 의식이 엄습한다.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은 우리에게 해석의 여지와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그래피티'라는 가장 단순한 미술 작품으로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 뿐만 아니라 자연 환경까지 다루는 그의 작품은 세상의 모든 사람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다. 정치가 이렇게 가는 것이 옳은지, 우리가 많이 파괴해서 위험에 처한 환경은 또 어떻게 대해야 할지, 우린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무관심이 아닌 질문이라면, 희망의 가치는 있다. 존재를 의식하는 것 만으로도, 그것이 셰퍼드 페어리가 원하는 미술과 예술이 대중에게 다가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여러 방식이 있지만 '예술'로 그것도 대중과 호흡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사고를 퍼트리는 것은 다이나믹한 결과를 낳고, 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행위이다. 셰퍼드 페어리는 적어도 눈 감으면서 삶에 대해 아쉬움을 별로 없을 듯 하다. 다만 이러한 깊은 문제의식을 가진 아티스트를 또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그가 한국에 와서 자신을 작품을 통해 알리고자 한 것은, 우리가 아직 '살아가고 있음' 에 대한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또 고민해 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할 기회를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피티가 그냥 낙서가 아닌 위대한 이유는 여기에 있을 지니, 4월 말에 끝나는 이 전시를 꼭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예술은 정말 어디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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