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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지니어스는 다른 유형의 천재와 천재가 만나 시너지를 극대화한 이야기를 가장 유명한 시대와 작가로 풀어낸 탁월한 소재의 영화다.

천재지만 제한이 없는 토마스 울프 작가와 다룰 줄 알고 절제의 미덕을 알았던 신사(실제로 그랬는지, 영화상 설정이었는지는 모른다) 맥스 퍼킨스 편집장의 이야기다.

천재는 홀로 숨어서 자신만의 언어를 내뿜기에 스콧 피츠제럴드의 두번째 장편 소설처럼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 이다. 그런 그를 밖으로 내놓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하나하나 인내심 있게 알려주는 안내자는 최고의 동업자이다. 천재의 유일한 믿을 수 있는 친구이자, 자본주의 시대에 사업적으로도 성공시켜 현실적 삶을 유지시켜주는 필수불가결인 존재. 아마 요즘 시대에 필요한 지음(知音)은 이런 존재를 말하는 걸까?

사실 이런 관계는 현실적으로도 꽤 존재했고, 여러 매채에서도 다뤄왔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천재성을 최고의 기업으로 키워낸 건 피에르 베르제였다. 다행이면서도 약간 아쉬웠지만 그래서 그 시나리오가 인상 깊었던 것은 그들처럼 동성 연인으로 끝나지 않고 담담한 친구의 아낌없는 우정으로 마무리 되었던 것. 물론 실화여서였겠지만 토마스 울프가 암으로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 비극적 이야기가 마무리 된 건 너무 아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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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퍼스의 절제되지만 안에 뜨겁고 냉정한 열정과 이성을 담은 연기와, 질투 화신에 사랑을 갈구하고 불꽃같은 눈으로 삶을 추구하는 니콜 키드먼의 반전의 연기가 이 영화를 살린다. 시나리오는 워낙 실화가 흥미가 있기도 하지만 선택을 잘했고, 그 구성력도 담담하니 좋은 책들의 문구가 섞여 꽤 볼만하다. 아쉬운 것은 연출 상 과하게 자연을 표현한 부분이 있는 것이랄까? 어쩌면 주드 로의 연기가 광기에 사로잡힌 토마스 울프를 표현하기엔 역부족이지 않았기에 그 연출로 무마하려고 해서일지도 모르지만, 무언가 빈 듯한 틈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더 좋은 영화로 나올 수 있을 텐데.

그래도 이 영화가 볼 만한 것은 우리가 현재도 매우 사랑하는 작가와 그 시대의 감성과 예술가들을 다시 만나는 환상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마치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볼때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 구성은 달라도 그 때의 문구와 패션과 공기가 2시간을 사로 잡았다. 요즘 처럼 예술이 드문 시대에 2시간은 참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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