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 베리타'의 한 장면 ⓒ Viviana Cangialosi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문화 生] 반라 무용수 날아다니는 아트서커스, '라 베리타' ① 에서 이어집니다.

아트서커스 '라 베리타'를 연출한 핀지 파스카는 두 번의 동계올림픽 폐막식과 한 번의 동계패럴림픽 개막식의 총연출을 맡았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엔 서커스의 대축제라는 주제로 카니발 형식의 화려함이 돋보였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엔 수많은 러시아의 예술가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러시아의 정신과 문화, 전통을 아름답고 스펙터클하게 표현해 냈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한국 축하 공연 때문에, 한국 관객의 더 깊은 인상을 만들어냈다.

어떻게 아크로바틱 곡예를 시작하게 됐나?
ㄴ 나는 어린 시절, 집에서 빈 곳을 보며 약간 기울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비어있음, 기울어짐에 대한 미학을 통해 아크로바틱이 끌려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어느 높은 곳에 올라가면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나 아래를 보면서 무언가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부모님은 조심하라고 말린다. 어린 시절의 충동이 서커스와 연동이 된다.

이어 어린 시절 높은 곳에 가면 날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날아서 바닥에 착지할 때, 몸의 균형을 스스로 잡으면서, 날아가고 싶은 욕구와 균형을 잡으려는 두 순간이 색다른 경험을 유추하게 된다. 그래서 아크로바틱으로 연결하려 한다. 모든 사람이 춤을 추거나 아크로바틱을 할 때 모든 것들이 다를 수 있다. 나는 날고 싶은 충동에서 출발하게 됐다.

예술이라는 매체는 늘 관객에게 무언가를 물어본다. 삶에 관한 질문을 한다. 예를 들어, 저글링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이 저글링에 드러날 수 있도록 한다. 줄타기도 그렇다. 아크로바틱을 혼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누구의 힘을 받쳐준다. 이런 것을 적용하면서,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서커스라 생각한다.

▲ 다니엘 핀지 파스카 연출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중점에 둔 것은?
ㄴ 30년 동안 항상 함께 작업했던 작곡가와 이번 작품을 같이 했다. 춤추기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조명도 역시 우리 작품 중 중요한 포인트다. 사진가 가족의 일원으로, 모든 시각적 중심을 조명에 둔다. 소치 올림픽 때도 조명의 스케일이 매우 컸다. 달리 그림에서도 보면 원근법을 사용한 조명이 들어간다. 시각 효과를 내기 위해 조명을 많이 사용한다. 의상, 무대도 함께 하는 팀이 있다. 무엇을 생각하며 어떻게 발견하고, 찾아가고, 시적으로 표현할지에 대해 같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라 베리타' 작품의 테마는?
ㄴ 무엇이 진실이고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지금 작품에서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배우가 진짜로 죽지 않는다. 진짜로 배우가 무대에서 죽어버리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저게 죽음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그런 식으로 진짜라는 것은 이상한 것을 동반하게 된다. 달리에 있는 그림에서 악몽을 재현해, 달리의 삶이 어떤 것이지 찾아간다. 무대 위에서 피 효과를 위해서 진짜 피가 아니라 토마토 등을 사용하는데, 진실을 찾아가기 위해 색다른 것을 가져다 진실을 구현하려 한다. 그것이 이 작품의 테마다.

관객이 어떤 것을 보고 돌아갔으면 좋겠나?
ㄴ 감동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 작품을 통해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에, 관객이 감동을 하고 갔으면 좋겠다.

▲ '라 베리타'의 한 장면 ⓒ Viviana Cangialosi

평소엔 어떻게 지내며, 작품의 영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ㄴ 나는 쉬는 날에 등산을 가서, 버섯을 캐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버섯을 캐러 가서 어떤 창작의 영감을 얻지 않는다. 집에서 따뜻한 것을 마실 때, 영감을 떠올리기도 한다.

토리노,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연출을 맡았다. 자국의 문화유산을 자랑하고 싶은 올림픽 개·폐막식에서 스위스 국적으로 어떻게 바라보려 했나?
ㄴ 처음 팀을 창단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한 번은 단 한 명의 관객을 놓고 공연했다. 소치 올림픽은 그 중 독특한 경험이었다. 너무나 미스터리하다. 마린스키와 같은 첫 극장에서 공연하면서 러시아 경험을 했는데, 다른 나라 사람이 그 나라에 대한 좀 더 놀랍고, 자세한 것을 보게 된다. 그래서 자유롭게 다른 나라에 대해 볼 수 있는데, 그런 시선을 원해서, 나에게 그 연출직 제의를 하지 않았나 싶다.

가족의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동의 가족으로 거기서 태어나고 자라서 쭉 사는 가족이며, 다른 하나는 유목 생활을 하는 가족이다. 두 가족의 형태 중 우리 팀은 유목에 가깝다. 여행을 굉장히 많이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런 생활을 하며 작품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 팀원 구성도 이탈리아, 러시아, 우루과이, 캐나다 퀘벡, 스위스 등 다양하다. 한국 투어를 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늘 유목민적인 콘셉트 개념을 우리 작품에 넣게 된다.

▲ '라 베리타'의 한 장면 ⓒ Viviana Cangialosi

토리노,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을 연출하면서 차이점이 있었는가?
ㄴ 두 대회가 매우 달랐다. 토리노 동계올림픽 경우엔 이탈리아의 시적인 표현으로 인간이 가지는 힘을 주로 요구했고, 그 표현에 중점을 뒀다. 러시아에서는 기술의 힘에 중점을 뒀다. 오브제들도 거대한 것을 주로 사용했다. 인간적인 것도 들어가지만, 주로 기술의 힘에 중심을 뒀다.

올림픽 폐막식을 연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무엇인지 들려달라.
ㄴ 올림픽 개막식, 폐막식을 만들 때, 각 나라의 출전선수가 올림픽 경기장을 가득 채운다. 아테네에서 출발한 올림픽의 연대 의식과 즐거움이 있는데, 올림픽 안에서 사람은 순수함의 결정체, 마치 크리스털과 같은 존재로 채워간다. 이 점을 중요시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언을 한다면?
ㄴ 예산과 기간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다. 이만큼 예산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기획해야 한다. 러시아 프로덕션의 경우엔 이 정도 예산이 있는데, 후대에 남길만한 기념물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했다. 이 예산으로 어떻게 쓸지에 대해 정확한 기획을 하는 단계가 중요하다. 기간 역시 중요하다.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기간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시간 활용을 잘하는 것이 성공적 개최의 힘이 될 것이다. 나는 행사 10일 전에 240 시간 동안 일을 한 적이 있다. 한 번에 몰아서 했는데, 한정적인 기간을 잘 분배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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