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DJ 래피 nikufesin@mhns.co.kr. 글 쓰는 DJ 래피입니다. 두보는 "남자는 자고로 태어나서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이며 문사철을 넘어 예술, 건축, 자연과학 분야까지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래피] 나는 진정 내가 살고 싶어 하는 인생을 사는가? 내 재능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가치관의 변화는 삶에 무언가 충격이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사랑하는 이가 아프거나, 삶의 큰 변곡점을 겪고 나면 그제야 우리는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는 달라지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사람들은 부나 명예나 권력을 추구하며 그런 조건들이 최고의 가치인 양 여기고 살지만 막상 죽음이 닥치면 그런 조건들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깨닫는다. 즉, 죽음은 현존재가 진정으로 자기를 발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통로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을 경험한 사람들은 얘기한다. "이제 새로운 인생을 살겠어요. 가족,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겁니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요."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에는 그림자를 팔아 '행복의 가죽 주머니'를 얻은 남자가 등장한다. 슐레밀은 악마로부터 금화를 끝도 없이 꺼낼 수 있는 주머니를 받는 대신 자기 그림자를 팔아버린다. 슐레밀은 돈이 넘쳐나게 많아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림자가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모든 사람들로 부터 외면당하게 된다. 결혼 또한 성사 직전에 그림자가 없다는 것 때문에 파국을 맞는다. 다시 나타난 악마는 그림자를 돌려줄 테니 그 대신 죽은 뒤에 영혼을 내놓으라고 한다. 자기보다 먼저 영혼을 팔았던 부호의 비참한 지경을 알게 된 슐레밀은 '행복의 가죽 주머니'를 버리고 악마와 인연을 끊는다.

물욕은 영영 만족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물질적 충족에 의한 행복은 짧고 허망할 뿐이다. 지금 내가 가진 것보다 더 좋은 물건은 항상 있게 마련이며, 우리의 욕심은 끝이 없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물건은 그보다 더 좋은 것을 발견하는 순간,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만다.

 

 

돈이 얼마나 많아야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돈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게이지, 그 절대치를 과연 계량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하나같이 더 많이 갖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보다 흥미로운 것은, 돈이 이미 많은 사람들도 예외 없이 재산이 더 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존 록펠러는 인터뷰 도중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대답했다. "그가 가진 것보다는 좀 더 많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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