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극단 신인류의 이서 작 김학선 각색 최무성 연출의 사람을 찾습니다.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연극 <사람을 찾습니다>의 원작은 이 서 각본 감독의 영화 <사람을 찾습니다>로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작품상 수상작이다. 그리스 테살로니키 영화제에서도 공로상을 수상하고, 당시 최무성이 주인공 역을, 전단지 붙이는 사내로 김규남이 출연해 호평을 받고 화제가 된 작품이다.

작품을 쓴 이서는 영화감독이다. 2004년 단편영화 <비탈거미> 2005년 영화 <말아톤>의 조연출, 2007년 단편<달수와 수진이 이야기> 감독, 2009년 영화 <사람을 찾습니다.>의 각본과 감독을 맡아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보물섬> <그랜드 파더> <타투> 등을 감독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다.

최무성(1968~)은 배우이자 연출가다. TV드라마 <공주의 남자> <청담동 살아요> <상권이> <무정도시> <기황후> <18세> <하트 투 하트> <송곳> <응답하라 1988> <함부로 애틋하게> 등에 출연하고, 영화 <남자 태어나다> <극장전> <강적> <음란서생> <살결> <열세살 수아> <세븐 데이즈> <아름답다> <사람을 찾습니다> <사과> <10억> <방자전> <베스트 셀러> <악마를 보았다> <조선명탐정 각시 투구 꽃의 비밀> <꼭 껴안고 눈물 핑> <시선 너머> <풍산개> <청포도 사탕> <가족시네마> <베를린> <연애의 온도> <관능의 법칙> <조난자들> <순수의 시대> <설행 눈길을 걷다> <4등> 등에 출연해 독특한 성격창출과 탁월한 기량을 발휘했다.

무대는 하수 쪽에 긴 계단이 놓여 테라스 같은 높이의 통로와 연결되고, 계단을 내려오면 주인공의 집 거실과 정부여인의 방이 된다. 위층은 그물망이 널려있고, 전단지를 붙이러 다니는 남자의 거소가 된다. 상수 쪽 통로는 부동산 사무실, 사우나 욕탕의 일실, 하수 쪽 객석과 가까운 무대 벽에는 각종 전단지를 벽 전체에 붙여놓았다. 정면 벽 가까이에 있는 부동산 사무실 탁자에는 전화기가 놓여있고, 그 앞 상수쪽에는 긴 탁자가 놓여있어 출연자들이 담요를 펴놓고 화투판을 벌인다. 정부의 방에는 가재도구와 이불이 깔려있고, 이불 가장자리는 핏빛문양으로 둘러져 있다.

 

<사람을 찾습니다>는 연극의 도입부터 충격적인 남녀 정사장면에서 시작한다. 부동산 업자인 주인공이 정부와 성관계를 하는 동안 계속 걸려오는 휴대전화 때문에 행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정부여인도 마찬가지로 기분이 흐트러진 상태가 된다. 장면이 바뀌면 거리에 전단지를 붙이고 다니는 사내가 등장한다. 허름한 차림과 멍한 눈빛에서 노숙자를 연상시킨다. 주인공인 부동산 업자의 당찬 모습과는 정반대로 늘 상 풀이 죽어있는 사내의 모습이다.

부동산 업자가 이 풀죽은 사내의 공간에 등장해 별의별 욕설을 해대며 폭력을 휘두른다. 사내는 묵묵히 얻어맞는다. 기진해 쓰러질 때까지… 부동산 업자는 사내에게 돈을 꺼내 팽개쳐 주고는 사라진다. 사내는 돈을 주워들고 밥을 먹는다. 그런데 먹는 모습이 개처럼 그릇을 바닥에 놓고 입을 대고 핥아 먹는다.

장면이 바뀌면 부동산 업소다. 주인공의 친구들이 탁자에 둘러앉아 화투를 친다. 주인공이 들어오건 말건 화투에만 정신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남정네들의 흔하디 흔한 외설잡담을 큰소리로 지껄인다. 잡담소리가 커지니, 주인공은 전화 통화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친구들에게 버럭 화를 내며 조용하라고 소리를 지른다. 친구들은 잠시 주춤하는 듯싶지만 습관처럼 다시 떠들기를 계속하며 화투를 한다. 빨간 목도리를 한 여자 손님이 찾아오고, 신개발지구의 부동산 관련 설명을 친구들이 제대로 못하자, 주인공이 긴 막대기를 들고 벽에 달린 부동산 지도를 딱 딱 때려가며 설명하는 장면이 폭소를 유발시킨다.

주인공은 원조교제를 하던 여고생과 단절을 하려는 의사를 보이지만 여고생은 더욱 매달리는 정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주인공은 생활력이 강하고 사회적응도가 높고, 가정을 제대로 유지하지만, 바람을 피울 상대도 있고, 여고생과 원조교제도 하면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려 노력한다. 그러다가 뜻대로 안 되고 일에 대한 긴장과 불만이 축적되면 전단지를 붙이는 사내를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며 모든 울분과 긴장을 해소시킨 후 돈 몇 푼을 사내에게 쥐어주고는 떠나간다. 사내는 돈을 챙기고는 역시 개처럼 방바닥에 엎드려 입을 그릇에 대고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어느 날 주인공은 원조교제를 하던 여고생에게서 결별선언을 듣게 된다. 그 때문인지 주인공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사내를 찾아가 구타하고 떠나간다. 그날 사내는 주인공의 정부를 찾아가 살해한다. 그리고 시신을 어디론가 끌고 간다. 정부와의 통화가 안 되자 주인공은 사내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뜻밖의 사실을 발견한다. 개를 찾는 전단지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전단지를 붙이고, 그 수고비로 생활하던 사내의 집에 잃었던 모든 개들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개처럼 밥을 먹는 것을 보고 다시 폭력을 휘두르고 떠나가려 하니, 이번에는 사내가 주인공을 급습한다. 그리고 죽인공의 목을 밧줄로 묶고 힘껏 졸라 살해한다.

 

대단원은 부동산 업소에 모인 주인공 친구들의 일상적인 화투놀이 장면과 주인공을 죽인 사내가 천연스럽게 일상처럼 전단지를 붙이러 다니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정팔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패기와 박력있는 연기를 연극을 이끌어 간다. 정종호가 주인공 역에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금수현이 정부로 출연해 관능미 넘치는 모습과 매력적인 연기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최순영이 정부 역으로 더블캐스팅되어 출연한다. 김태호가 개처럼 밥을 먹고 전단지를 붙이러 다니는 사내 역으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으로 호연을 보인다. 강승민, 배소희, 정소영, 김욱, 김채인, 이규태, 김준석, 이도연, 나누리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성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극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 하모로, 조명 유은경, 조명감독 임재덕, 조명크루 신희 김희관, 조명오퍼 목출훈, 음향오퍼 장탁현 장문희, 진행 백창엽, 음악 구본웅, 사진 박주혜, 리플렛디자인 신보람 등 스텝진의 노력과 기량이 일치하여, 극단 신인류의 이서 작, 김학선 각색, 최무성 연출의 <사람을 찾습니다.>를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가의 기량 그리고 출연자의 연기력이 조화를 이룬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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