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청주고 재간둥이 김민수 필두로 전반기 주말리그 2승 '깜짝 활약'

▲ 대전제일고의 간판으로 활약 중인 내야수 김민수. 지난해까지 청주고에서 활약했던 인재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KBSA) 김응룡 회장은 취임에 앞서 '고교 야구부 100팀 완성'에 대한 청사진을 그린 바 있다. 초등학교/리틀야구 및 중학교 야구부에 비해 고등학교 야구부의 숫자가 여전히 적다는 점, 고교야구부의 창단이 많아질 경우, 이를 받아들일 대학야구부의 팽창도 같이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물론 이러한 이유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학생 스포츠의 팽창은 프로야구 입장에서도 반길 만한 일이다. 결국 이러한 인재들 가운데 내일의 스타 플레이어도 나오는 법이고, 그 안에서 두각을 나타낼 경우 국가대표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 야구부 창단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쌓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뒤따른다. 특히, 아무런 실적이 없는 신생 학교로 전학을 올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그래서 창단 첫 해 목표는 '본선 무대 진출'과 같은 거창한 것보다는 '주말 리그 첫 승'에 두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 조별로 승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창단 학교의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당분간 이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을 마칠 준비가 되어 있는 학교도 분명 있다. 대전 제일고등학교 야구부 역시 이러한 학교 중 하나다.

대전에 있는 고교 야구부가 한 개 뿐이라고요?
올해는 저희 대전제일고등학교도 있습니다!

사실 대전지역에서 고교 야구부가 있는 학교는 대전고가 유일했다. 그러한 이유로 각종 체육대회 지역 대표로 대전고가 출전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지역 내 유일하게 존재하는 고교 야구부였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지난해까지는 그러했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을 시작으로 대전 제일고등학교에 야구부가 창단되면서 이제는 두 학교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아직 고교 야구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제일고교 야구부 창단은 큰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이러한 '펙트'조차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은 꽤 안타까운 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제일고교 야구부의 기둥은 단연 3학년 김민수(18)다. '대전 제일고 김민수'하면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지난해부터 청주고 야구부에서 활약하며, 만점 활약을 선보였던 내야수 김민수를 거론하면 머리를 끄덕이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김민수가 대전 제일고교로 전학을 온 것이다. 주위에서는 전학을 반대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불안정했던 야구부 사정이 변하지 않으면서 그도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김유신을 포함한 주력 선수들이 세광고로 전학간 것도 그의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사실 처음에는 선수도 없다 보니,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목표는 주말리그 1승으로 두고 열심히 했죠. 그런데, 첫 승 상대가 북일고였어요. 북일고에 10-8로 이기고, 공주고까지 2-0으로 이기니까 자신감이 생겼죠. 이대로 가면, 황금사자기 진출도 가능할 것 같았죠."

투-타에서 맹활약을 선보인 김민수의 활약을 앞세운 제일고의 마지막 상대는 공교롭게도 청주고였다. 어제의 친구였던 옛 동료들을 적으로 그라운드에서 만난 셈이었다. 그래서일까? 김민수는 자신의 전 소속교를 상대로 간절히 승리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결과는 0-7 패배였다.

"딱 1승, 정말 1승만 보태면 우리가 황금사자기에 진출할 수 있었어요. 그 1승이 모자라서 못 나갔다는 것이 너무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청룡기 대회만큼은 반드시 진출하려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전에 다녔던 학교에 비해 분위기도 좋은 만큼, 청룡기 때에는 반드시 본선 참가 학교 자격으로 다시 뵙고 싶습니다."

그러한 제일고의 가장 큰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협회에 정식으로 가입되어 주말리그까지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교육청 인가가 승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기 선수 수급에 애를 먹었던 것도 이러한 사실에 기인한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빠른 시간 내에 야구부에 대한 인가가 이루어져 학생 야구 선수들이 오직 야구와 수업에만 집중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 셈이다.

물론 제일고 외에도 올해를 기점으로 야구부를 창단한 학교들은 많다. 이들 학교들이 착실히 실력을 쌓아 언젠가는 8강 이상의 무대에서 전통의 강호들과 격돌할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대전광역시 교육청'도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다면, 협회에 정식 가입되어 주말리그에 참가 중인 대전 제일 고등학교 야구부에 대한 인가를 빠른 시간 내에 승인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현희 기자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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