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 이대한-우경수 듀오, 인천고 민성우 등 '주목'

▲ 동산고 타선의 기대주, 우경수(사진 좌)와 이대한(사진 우).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2017 전반기 주말리그가 마무리되어 황금사자기(겸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회 진출팀이 모두 확정된 가운데, 오는 24일 오후 2시에는 전국 감독자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진표가 완성된다. 대부분 올라 올 만한 학교들이 올라 온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우승 후보 학교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학생 야구에서 객관적인 전력이라는 것은 참고 자료가 될지언정,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그러한 가운데, 지난 22일을 끝으로 인천/강원지역 주말리그도 마감됐다. 예상대로 인천 3강(동산고, 인천고, 제물포고)의 학교들이 본선 무대에 오른 가운데, 강원도 대표로는 '우승 청부사'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가 황금사자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인천고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8-4 승리를 거둔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적지 않은 인재들이 내일의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며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 했다. 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문화뉴스 엔터테인먼트 팀'에서 춘천 의암 야구장을 찾았다.

동산고 이대한-우경수 듀오, 인천고 민성우 등
인천/강원지역, 우리가 수 놓습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띠는 모습을 보인 학교는 인천 동산고등학교였다. 김혜성(넥센), 송창현(롯데), 변승환(동국대) 등이 빠졌지만, 한경빈(유격수), 김정우(투수 겸 내야수), 장두성(외야수), 이도현(투수) 등 지난해 대통령배 대회 우승 멤버가 그대로 남으면서 지역 리그전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놀라운 것은 동산고를 이끄는 멤버들이 더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해 황금사자기 4강 이상의 성적을 뛰어 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히든 루키'는 4번 타자 이대한(19)이다. 강원고와의 경기에서 첫 타석에 좌익 선상 2루타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내야 안타와 볼넷 등으로 네 번의 타석에서 세 번의 출루를 선보이며 제 몫을 다했다. 190cm, 110kg에 이르는 좋은 체격 조건을 지니고 있으나, 지난해까지 재활로 실전에 제대로 투입되지 못했던 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광옥 감독이 '포스트 박유연(두산)'으로 이대한을 선택한 것은 그의 잠재력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 기대는 결코 틀린 것이 아니었다. 한 경기에서 무려 세 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는 등 상대 팀 역시 4번 타자가 지난 무게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안타를 생산해 내지 못했다는 스트레스가 컸는지, 경기 도중 쓰러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대한은 "지금은 괜찮다. 그런데, 당시에는 정말로 안타를 치지 못했다는 스트레스가 심했던 모양이었다. 스스로도 그때 왜 쓰러졌는지 몰랐을 정도였으니… 하지만, 이후 경기에서는 삼진 당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고, 그러한 마음가짐이 의외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일단, 지역 리그전을 통하여 슬럼프를 극복한 만큼, 본선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또 다른 '안타 제조기'로 외야수 우경수도 있다. 역시 강원고와의 경기에서 혼자 3안타를 몰아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투지나 타격 센스가 작년 2번을 쳤던 변승환(동국대) 못지 않다. 그 역시 주로 2번을 치면서 타선의 첨병 역할을 한다.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는 "팀에 폐를 끼치지 않고, 우승을 향하여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로 마음을 다 잡기도 했다. 일단, 현재 타격 페이스로는 황금사자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경수 외에도 무서운 신예, 1학년 장광석도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며 2, 3학년 '형님'들을 도울 준비를 마쳤다.

▲ 강릉고와의 경기에서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달려 오는 인천고 민성우. 사진ⓒ김현희 기자

이에 못지 않게 인천고도 우수 인재들을 확보해 놓고 있다. 비록 강릉고와의 주말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4-8로 패했지만, 황금사자기 본선으로 가는 길까지 막혔던 것은 아니었다. 이다빈을 주축으로 한 마운드가 제법 탄탄한데다, 유격수 정은원을 리드 오프로 한 타선 역시 가볍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천고 전력의 핵심은 따로 있다. 주장 민성우(18)가 그 주인공이다. 주 포지션은 외야로 정해져 있지만, 사실 그는 투수 외의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맨'이다. 때로는 포수로, 때로는 내야수로도 나서며 팀 성적에 보탬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정범(SK) 못지 않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마지막 타석에서는 본인의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본선 무대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계기범 감독의 기용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쓰이겠지만,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서로 다른 3개 포지션에서 민성우의 모습을 본다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닌 셈이다. 주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승리를 향한 투지가 강하다는 점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비록 본선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후반기 시즌을 기대하게 한 인재도 있다. 설악고 리드 오프 최민혁이 그 주인공이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꽤 준수한 주루 센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타선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에이스 하회준(2학년, 현재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회복 중)이 마운드에서 힘을 보탰다면, 그의 모습을 황금사자기에서도 볼 수 있을 뻔했다.

▲ 춘천 의암구장에서 만난 설악고 최민혁. 리드 오프답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뛰어났다. 사진ⓒ김현희 기자

이들 외에도 인천/강원지역을 수놓은 인재들은 여럿 있다. 제물포고 투수 이찬진-신동수-김남훈 트리오를 비롯하여 찬스에 강한 4번 타자 김수환이 현재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원주고 에이스 원도연은 이미 지난해부터 전국구로 이름을 알린 투수 재원이었다. 이들이 황금사자기, 혹은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김현희 기자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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