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휘문-장충-동산고 '투-타 전력 안정'

▲ 휘문고 안심히(안우진-김민규-이정원) 트리오는 올시즌 고교야구 전국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들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지난 호 월간 고교 야구에서는 '팬들이 2017 고교야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전국에 존재하는 1~3학년 유망주들의 존재를 중심으로 2017시즌 프리뷰를 전개한 바 있다. 그러나 사실 야구는 단체 스포츠다. 개인 기량이 빼어난 선수가 여럿 있어도 이들이 'ONE TEAM(하나의 팀)'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우승에 이를 수 없다. 이에 이번 호 '월간 고교 야구'에서는 'ONE TEAM'의 개념으로 접근하여 2017 고교야구 전국무대에서 우승을 다툴 수 있을 만한 후보 4학교와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복병 4학교를 선정해 보고자 한다.

그러나 이전 달에 언급했던 것처럼, 2017 고교야구를 누빌 '야구돌(야구+아이돌)'들의 기량 자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국보급 멤버'들이 가득하여 프로 스카우트 팀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전국무대 특성상, 대진 결과에 따라 모든 학교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다만, 본지에서는 '한 경기를 완벽하게 책임져 줄 만한 투수가 두 명 이상 되는 팀', '라인업에 전국구로 이름날 만한 믿음직한 타자가 있는 팀'에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았음을 미리 알려둔다.

2017 고교야구 우승 후보 4개교는?
서울 덕수고, 서울 휘문고, 서울 장충고, 인천 동산고

많은 고민 끝에 우승 후보 4개교는 덕수, 휘문, 장충, 동산고로 압축됐다. 4개 교의 공통점은 마운드에 있다. 한 경기를 책임져 줄 만한 에이스급 투수들이 두 명 이상 있기 때문이다. 또한, 라인업에서도 루상에 나갈 수 있는 일류 타자들의 존재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프로 스카우트팀은 물론, 대학 야구 감독들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 덕수고 윤영수-양창섭-백미카엘-김동찬(사진 왼쪽부터). 덕수고를 우승 후보로 언급할 때 반드시 거론되어야 할 유망주들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지난해 전/후반기 통합 왕중왕(황금사자기/청룡기)에 오른 덕수고등학교는 올해 역시 '우승 후보 0순위'로 손꼽을 만하다. 김재웅(넥센), 박정우(KIA), 강준혁(고려대)이 빠져나갔지만, 이들을 메울 만한 전력이 졸업생들의 그것을 넘어 설 기세다. 덕수고 마운드에는 '양백김 트리오'가 있다. 2학년의 몸으로 2016 황금사자기 MVP에 오른 양창섭을 비롯하여 좌완 백미카엘, 우완 정통파 김동찬이 그 주인공이다. 빠른 볼 구속과 제구력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은 양창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소년 대표와 전국대회 MVP를 노리고 있다. 일찌감치 서울 지역 1차 지명 후보로도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지난해 추계대회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좌완 백미카엘에게는 지난해 김재웅의 역할을 기대해 볼 만하고, 역시 빠른 볼이 장점인 김동찬은 2차 지명 회의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될 가능성이 높은 다이아몬드 원석이다. 타석에서는 안방마님 윤영수가 있다. 형인 윤영삼(넥센)과 달리 포수로 성장한 윤영수는 '리틀 한승택(KIA)'이라는 별명을 지닐 만큼, 방망이와 수비력 모두에서 합격점을 받은지 오래다. 전국 체전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린 리드 오프 김민기 역시 정윤진 감독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 인재군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 대해 '우리가 더 강하다!'라고 이야기하는 학교가 있다. 지난해 봉황대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휘문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이명수 감독은 '투수력은 좋으나, 타력이 걱정'이라며 한 걸음 물러 선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엄살이다. 투-타 모두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정후(넥센)가 빠져 나갔지만, 그 자리를 예비 2~3학년들이 메워주고 있다.

휘문고 마운드에는 '우리만 나오면 안심해도 된다.'라고 자신하는, 이른바 '안심히 트리오'가 있다. 우완 파워피처 트리오, 안우진-김민규-이정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셋 모두 140km 중반대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지고, 한 경기를 온전하게 책임져 줄 수 있는 스테미너가 있다. 특히, 봉황대기 MVP 안우진은 벌써 서울지역 1차 지명 0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체격 조건과 빠른 볼, 제구력 모두 나무랄 데 없다. 역시 빠른 볼과 변화구 제구력이 빼어난 김민규와 이정원도 안우진과 함께 휘문고 트로이카를 형성할 수 있다. 이들을 지켜 본 '바람의 손자', 넥센의 이정후는 "2014년 서울고 트로이카였던 최원태(넥센)-남경호(두산)-박윤철(연세대)보다 우리 후배 셋이 낫다."라며, 자신에 찬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타선에서는 리드 오프 최정태를 비롯하여 '리틀 최태원' 외야수 최준서, 그리고 2학년 멤버로 지난해 막판까지 이영민 타격상을 다퉜던 투수 겸 내야수 김대한이 있다. 셋 모두 몰아치기에 능하고, 찬스에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어 상대 마운드가 가볍게 볼 수 없다. 여기에 2014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출전했던 휘문중학교 황재영도 1학년 멤버로 기존 '형님'들을 돕는다. 투-타가 모두 가능한 만큼, 어느 쪽에서든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장충고를 이끄는 세 축, 성동현-최건-최준우(사진 왼쪽부터). 사진ⓒ김현희 기자

앞선 두 학교에 비해 에이스급 투수는 한 명 적지만, 두 명이 세 명 몫을 하는 학교도 있다. 장충고등학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장충고에는 이른바 '성동건 듀오'가 있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과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성동현, 안정된 제구력으로 자신의 장기인 빠른 볼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최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둘 모두 서울 지역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될 만큼, 지난해부터 빼어남을 선보인 바 있다. 완투 능력까지 갖춘 만큼, 2015년 선린인터넷고 이영하(두산)-김대현(LG) 듀오의 재림을 기대해 볼만하다. 타선에는 올시즌 이영만 타격상의 강력한 후보인 내야수 최준우가 있다. 지난해 2학년의 몸으로 4할 타율과 도루왕을 동시에 차지했다. 이재록, 박찬호, 최종은의 뒤를 잇는 '장충고표 재간둥이'의 탄생을 기대해 볼만하다.

▲ 지난해 대통령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동산고 선수들. 사진ⓒ김현희 기자

덕수, 휘문, 장충고는 모두 서울에 있다. 또한, 이들 학교 외에도 박신지-오정환의 경기고, 조성훈의 청원고, 김영준의 선린인고 역시 서울지역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올해 서울 지역 전력이 상당히 좋다. 그런데, 이러한 서울 지역 독주를 막으려는 수도권 소재 학교도 있다. 동산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전체적인 전력의 균형이 앞선 세 학교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에서 꾸준히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며 전국의 강호들을 잠재웠다. 더 놀라운 것은 당시 주축 멤버들이 2학년이었다는 데에 있다.

동산고 마운드에는 이도현과 김정우가 있다. 둘 모두 140km 중반대 빠른 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한다. 지난해에는 이도현이 주로 선발로, 김정우가 위기 상황에서 구원으로 등판한 바 있다. 송창현(롯데)이 빠져 나간 자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둘 모두 인천 지역 1차 지명 후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타선에서는 투-타를 겸업하는 김정우를 포함하여 부동의 리드 오프 한경빈, 숨겨진 다이아몬드 4번 타자 이대한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맹활약을 펼친 장두성까지 정상 가동될 수 있어 타선의 힘은 오히려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다. 박유연(두산)이 빠져 나간 자리를 이대한이 얼마나 잘 메워주느냐에 따라서 동산고 득점력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 2편, '2017 시즌 복병 4학교' 시리즈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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