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영화 '홀리데이'에서 '지강헌(이성재)'이 인질극을 펼치면서 외쳤던 한마디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오늘날까지도 회자되고 있으며, 불공평한 상황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되었다.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도 이 말은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21일 오후 11시에 엠넷에서 방영했던 '프로듀스 101 시즌 2(이하 '프듀2')'는 다시 한번 논란을 낳으며, 국민프로듀서들로부터 일제히 비난받고 있다.

가장 먼저, 98명의 연습생이 팀을 짜서 경합을 펼치는 1차 그룹 배틀 팀 선정부터 문제가 되고 있다. 시즌 1의 경우, A등급을 받은 연습생들만 다른 연습생들을 뽑을 권한이 주어졌기에 한 팀에 A등급 연습생은 한 명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원 선택을 A등급 연습생이 아닌 연습생도 할 수 있다는 규칙이 생기면서 A등급 연습생만 뽑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 빈부격차로 뽑힌 팀 선정. 이 방식은 옳은가?

가령 예를 들면, 3회에 앞서 공연을 펼쳤던 '10점 만점에 10점' 2조는 A등급을 받은 연습생만 무려 3명(노태현, 박우진, 안형섭)이 포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벤져스 조'로 불리는 이대휘 연습생 조 또한 A등급 연습생이 3명(이대휘, 김사무엘, 하성운)이나 구성하고 있다. 반면에, 아무런 선택 권한이 없던 '만세' 2조는 조규민 연습생(D등급)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F등급 연습생이었기에 시작도 하기 전에 의지가 꺾인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 팀 간 엄청난 빈부격차에 일부 연습생들은 아예 포기했다.

심각한 팀 간의 빈부 격차(?)는 연습생들의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이건희 연습생은 이대휘를 필두로 한 '어벤져스 조'를 보며 "그 팀 그대로 아이오아이 하세요"라고 포기한 듯 말했고, 윤지성 연습생은 "그래, 다 해 먹어 대휘야"라며 허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연 점수 합산에서도 '프듀2'는 논란의 연속이었다. '10점 만점에 10점'의 경우, 1조(김태민, 이후림, 김현우, 윤재찬, 김태우, 윤지성)에 비해 2조(최준영, 노태현, 박우진, 안형섭, 변현민, 윤용빈, 홍은기) 인원이 한 명 더 많았다. 같은 인원수가 아니므로 시즌 1 때처럼 평균값을 내야 함에도 인원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 합산으로 결정지었다.

▲ 점수합산 방식에서 다시 한 번 논란을 만든 '프로듀스 101 시즌 2'. 엠넷은 연습생들에게 사전공지 했다고 해명했지만, 그들이 과연 제작진에게 이의제기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엠넷은 "국민 프로듀서의 기권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평균보다 단순 합산이 더 공정하다고 판단했다. 곡을 소화하는 개인별 능력과 팀워크 등의 조건이 구성원 수보다 많은 작용을 하는 조건으로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연습생은 인원수 불균평이 불가피하다는 것과 단순 득표수 합산에 따른 승패의 룰을 전달받았고 이후 배틀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시즌 1과 달리 이번 '프듀2'는 인원수가 다른 팀이 무려 8팀이다. 게다가 그들이 주장하는 기권표는 평균값과 단순 합산 그 어디에도 아무 영향을 주지 않으며, 을의 처지인 연습생들이 이 말도 안 되는 규칙에 방송사의 눈치 보느라 함부로 이의제기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한 11명의 연습생을 뽑기 위해선, 참가하는 모든 연습생에게 방송사 측에선 최대한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시즌 1에서도 엠넷은 투표 문제에 관한 끊임없는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이번 '프듀2'에선 연습생들 간 경연대회에서 불공평함을 낳으며 그들의 열망과 처절함을 가로막고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과연 옳은가?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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