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도빈, 박영수, 금승훈, 조풍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오직 서울예술단만이 올릴 수 있는 공연이 탄생했다."

 
김도빈 배우나 최종실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의 말이 허언은 아니었다. 창작가무극 '놀이'는 배우들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2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놀이'는 서울예술단 단원 4명이 각 대륙을 대표하는 나라로 연수를 떠나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배우고 돌아와 새로운 형태의 공연 '놀이'를 탄생시킨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언어에는 장벽이 있지만, 음악에는 장벽이 없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놀이'는 장벽이 없는 언어인 음악, 그중에서도 타악에 중점을 뒀다. 서울예술단이 지향해온 가무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악(樂)을 강화한 이번 작품을 위해 서울예술단 전 단원이 '액터-뮤지션'으로 거듭났다. 라틴 전통 드럼인 스틸드럼, 인도네시아 발리의 악기인 가믈란과 토펭 댄스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이국적인 음악과 춤을 단원들이 라이브로 선보인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연기와 노래뿐 아니라 직접 연주를 하는 '액터-뮤지션' 형식의 뮤지컬은 국내에도 꾸준히 공연됐다. '헤드윅', '펌프보이즈', '오디션' 등 록밴드가 주축이 되는 콘서트형 뮤지컬이 주를 이루었던 '액터-뮤지션' 뮤지컬은 악기가 배우의 신체 일부이자 캐릭터 자체를 표현하는 작품이었던 '모비딕', 전 출연진이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며 안무를 함께 선보였던 '원스' 등 다양하게 진화했다.
 
 

 
'놀이'는 배우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한다는 점에서 기존 '액터-뮤지션' 뮤지컬과는 또 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서울예술단 단원들은 지난 연말부터 전문 강사의 지도를 통해 연주의 완성도를 높이고, 단원들끼리 자체적으로 그룹사운드를 만들어 발표회를 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했다. 그 노력이 대학로 무대로 결실을 보고 있다.
 
그 현장을 알리는 프레스콜이 9일 오후 대학로에 있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하이라이트 시연 후 질의응답 시간엔 작·연출을 맡은 최종실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김혜성 작곡, 임학선 안무, 전미례 안무, 심연주 음악감독, 임재정 타악감독, '인구' 역의 금승훈, '상현' 역의 박영수, '영두' 역의 김도빈, '영신' 역의 조풍래가 참석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놀이'의 프레스콜이 9일 오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작품을 올리는 소감을 들려 달라.
ㄴ 최종실 : 서울예술단이 3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글로벌 시대에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놀이'는 이러한 새 도약의 의미를 담았다. 서울예술단 전체 단원이 노래하고, 연주하고, 춤을 추는 살아있는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싶었다. 살아있고, 소통하는 공연이야말로 서울예술단이 마주한 과제이자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본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오랜 시간 단원들이 연습에 매진했다.
 
김혜성 : 7개월 동안 배우들이 연습하는 것을 감동 있게 봤다. 서울예술단 30주년을 맞이하며, 귀한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고 감사하는 마음이다.
 
임학선 : 부분적으로 안무에 참여하면서 단원들과 나름 열심히 고심했다. 가무악은 과거부터 이어진 전통예술인데, 그걸 서울예술단이 지키고 있어서 자랑스럽다. 한국에서 가무악을 지키는 단체가 드물지 않나 싶다. 앞으로 더 발전되길 희망하는 마음에 참여했다.
 
전미례 : 이번에 서울예술단 30주년을 맞이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공연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스페인의 플라멩코, 뉴욕의 재즈, 인도네시아 가믈란 등 크고 작은 여러 작품의 작곡을 잘해주셔서 좋은 안무가 나온 것 같다. 무더운 여름인데, '8월 한 달 동안 휴양을 이곳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공연이 되길 바란다. 
 
   
▲ 창작가무극 '놀이'의 한 장면이 시연됐다.
 
심연주 : 모든 배우가 프리프로덕션부터 악기를 배웠다. 열심히 준비했고, 악기를 다룬다는 것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일정 기간의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끈질기게 연습해서 잘해왔고, 공연 거듭됨에 따라 완성도 있는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임재정 : 8개월 전부터 함께했다. 배우들과 처음 보는 악기를 보며 '어떻게 채를 잡는지'부터 시작했다. 8개월간 전공자가 아닌 배우들을 보면서, 여러 악기를 배워 노력하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금승훈: 동료들을 데리고 해외 연수를 떠나는 '인구' 역인데, 큰형 역할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특명을 받아 '플라멩코 기타를 배우러 간다'는 문자메시지만 남기고, 스페인으로 떠난다. 이번 공연을 위해 8개월에 걸쳐 플라멩코 기타를 잘 연주하시는 선생님께 레슨을 받으며 기타 연주를 했다. 굉장한 시간이 필요했고, 많은 열정과 노력을 해야 한 작업이었다. 무대 위에서 4명의 연주자가 같이 합주를 하며 스페인 곡을 연주하는데, 스페인 음악을 공부하는 기회가 됐다. 뉴욕에선 재즈를 위해 전자 기타도 연주한다.
 
박영수 : '놀이'는 관객들과 신나게 놀 수 있으면 하는 공연이다. 열린 마음으로 오셔서 즐겁게 함께 놀아주시면 좋겠다.
 
김도빈 : 오직 서울예술단만이 올릴 수 있는 공연이 탄생했다. 오셔서 꼭 확인을 부탁드린다.
 
조풍래 : 그 어느 공연보다 많은 땀이 들어있는 공연이다. 몸으로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책상을 두고 하는 바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사물놀이도 다루고, 젬베도 다루고, LED 드럼도 연주하고,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퍼커션 악기를 다룬다. 악기가 아닐 수 있지만, 플라멩코 슈즈를 이용해 탭댄스를 추기도 한다. 이렇게 각 나라의 악기를 조금씩 다 다루게 된다.
 
   
▲ (왼쪽부터) 박영수, 김도빈, 조풍래가 1막의 한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이번 공연을 11월엔 뉴욕에서 올리게 됐다. 공연을 올리는 이유는?
ㄴ 최종실 : 서울예술단은 국가 지원을 받는 단체다. 30년간 국내공연을 통해 뮤지컬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지만, 이제 앞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해 국가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공연이 해외 나가서 해야 하지만, 어떤 작품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타악은 세계 공용이다. 어느 나라 민족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음악이라 공연을 하게 됐다. 11월 뉴욕 공연이 앞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작품을 올리게 된 계기가 실제 '타악'을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ㄴ 최종실 : 23년 전, 서울예술단 조감독으로 3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그래서 서울예술단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18년 전엔 타악을 전공하는 제자들과 아프리카 세네갈로 타악을 배우러 떠난 것이 이 작품을 하기 위한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네갈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발리 등 많은 나라에 연수를 하면서 제자들과 글로벌 타악을 공부하게 됐다.
 
그러면서 중앙대학교에서 15년간 타악을 하면서 제자 연수를 했다. 그런 과정에서 온 노하우로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그리고 이 작품을 서울예술단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오랫동안 준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단원들도 이야기했지만, 5가지 정도 악기를 해야지만 이 작품이 진행된다. 그 많은 악기를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어느 정도 이 악기를 배우면 작품이 완성되겠다 생각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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