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된 오태석 작가와 극단 목화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인 '템페스트'.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21일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최근 이윤택, 이명행, 오태석 등을 통해 불거진 연극계 성폭력 사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극계 성폭력 사태에 대한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입장문]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이번 사태에 '경악과 분노를 느낀다'고 밝히며 연극계 모든 위계폭력, 성폭력에 반대, 가해자에 대한 윤리적, 법적 처벌 촉구, 비평활동을 통한 위계폭력, 성폭력 문제의 지속적인 공론화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연극계 성폭력 사태에 대한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입장문]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연극계 성폭력 사태에 경악과 분노를 느낍니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폭력적 관행에 무감했던 점, 피해자들의 상처와 불이익에 무지했던 점, 작품의 결과만을 평가하고 제작현장의 비윤리적 행태에 둔감했던 점을 반성합니다. 비평의 펜이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방기한 채 결과적으로 가해자의 편에 선 꼴이 되었습니다. 참담한 심정으로 이를 되돌아봅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me_too 말하기로 자신의 아픔을 고백하여 연극계가 자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me_too를 지지하고 이에 적극 동참합니다.

이번 사태는 성범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연극계에 만연한 위계폭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학교와 극단 내 스승과 제자, 선후배, 젠더 간의 뿌리 깊은 위계 문화가 가해자들의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키고, 자신의 폭력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연극계에서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성폭력 사태는 특정 인물이나 극단에 국한되지 않은 연극계 전체, 더 나아가 예술계 전반의 문제이며 일회적이거나 예외적인 사건이 아닙니다. 이 사태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드러내어 근본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공론화에 앞장서겠습니다. 윤리적, 법적인 차원의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 방법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이번 일로 연극계가 위태로워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연극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연극계의 발전적 변화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하나,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연극계의 모든 위계폭력, 성폭력에 반대한다.

하나,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가해자들에 대한 윤리적, 법적 차원의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비평활동을 통해 위계폭력, 성폭력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한다.

2018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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